튀르키예 공습당해 3명 사망…쿠르드와 '보복 악순환'

입력
2022.11.2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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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테러 후 보복성 공습 반복돼
에르도안, 쿠르드족에 대규모 공격 예고

21일 튀르키예 북부 카르카미스의 한 트럭이 시리아 방향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맞아 불탄 모습. 카르카미스=로이터 연합뉴스

21일 튀르키예 북부 카르카미스의 한 트럭이 시리아 방향에서 날아온 미사일에 맞아 불탄 모습. 카르카미스=로이터 연합뉴스

이달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한 후 튀르키예와 쿠르드 무장세력의 분쟁이 격화하고 있다. 튀르키예가 테러 보복을 위해 쿠르드족 거점을 공습한 지 하루 만인 21일, 튀르키예 영토에 미사일이 떨어져 3명이 숨졌다. 이에 튀르키예는 대규모 군사 작전을 펼치겠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과 미국 CNN방송을 종합하면 이날 시리아와 인접한 튀르키예 국경 지역 카르카미스에 미사일 5발이 떨어져 3명이 숨지고 10명 넘게 다쳤다. 당국은 이번 공격이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그 하부 조직인 쿠르드 민병대(YPG)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PKK와 YPG는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현지 언론에 "우리는 누군가 우리나라를 어지럽히면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예전부터 말해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쿠르드계 무장세력의 거점인) 이라크 북부와 시리아 북부를 공격하더라도 그 누구도 우리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군사 작전은 공중전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육군 병력을 얼마나 동원할지 국방부, 총참모부와 함께 결정할 것"이라고 대대적인 공격을 시사했다.

전날엔 튀르키예가 대규모 공습

이번 공격은 전날 튀르키예의 공습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게 튀르키예 당국의 분석이다. 튀르키예군은 PKK 기지가 위치한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 북동부 지역을 공습해 89개 목표물을 폭격했다. 군은 "최근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테러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 공습으로 시리아 북부에서만 최소 3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라크에서는 최소 3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번화가에서는 폭탄 테러가 발생해 6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쳤다. 수사 당국은 당시에도 공격 배후로 PKK와 YPG를 지목하고, 시리아 여성 아흘람 알바쉬르(23)를 용의자로 붙잡아 기소했다. 알바쉬르는 시리아 내 YPG 거점에서 훈련받은 뒤 튀르키예에 불법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PKK는 튀르키예 동남부와 이라크 북부 등에 거주하는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 조직이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들을 '테러리스트'로 지칭하며, YPG는 이들의 하부 조직으로 본다. 반면 미국은 PKK는 테러 조직으로 보지만, YPG와는 이슬람국가(IS) 소탕 작전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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