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항구에 등장한 '코카인의 산'... 코로나 떠나자 마약 왔다

입력
2022.11.2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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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압수량 최고기록 2년 연속 깰 듯

벨기에 앤트워프항에 지난 9월 23일 대형 크레인 아래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앤트워프=로이터 연합뉴스

벨기에 앤트워프항에 지난 9월 23일 대형 크레인 아래로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앤트워프=로이터 연합뉴스

서유럽 물류 허브인 벨기에 앤트워프 항구에 ‘코카인의 산’이 등장했다. 압수한 마약이 거듭 쌓인 결과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벨기에 세관이 올해 10월까지 앤트워프항에서 압수한 코카인은 71톤이다. 연말까지 압수 물량은 역대 최대 규모인 100톤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유럽에서 마약 유통이 재확산하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앤드워프항에서 압수된 코카인은 89.5톤으로, 당시에도 사상 최고치였다.

벨기에 정부는 코카인을 최대한 빨리 폐기하는 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마약은 아무 데서나 소각할 수 없다는 게 문제이다. 소각로 용량은 이미 훌쩍 넘겼다. 이 때문에 압수된 마약 상당수가 처리되지 않고 쌓여 있다. 이에 따라 범죄 조직이 마약을 되찾기 위해 보관 장소를 습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벨기에 세관은 지난 10월 수리남에서 출발한 컨테이너 2개를 압수수색한 것만으로 코카인을 6톤 이상 찾아냈다. 앤트워트지방검찰청 프랭키 드 카이저 검사는 이를 “코카인의 산”이라고 묘사했다. 이때 압수한 다량의 코카인도 소각되지 않은 채 비공개 장소에 보관돼 있다. 이에 정부는 앤트워프항에서 근무할 세관 신규 인력 100명을 채용하고 항만 터미널에 마약 스캐너를 설치하는 등 인력과 장비를 보강 중이다.

최근 벨기에는 '마약 범죄와의 전쟁'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범죄 조직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지난 9월 네덜란드 국적 남성 4명이 마약 전쟁을 주도하는 뱅상 반퀴켄보른 법무장관 납치를 모의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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