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반대' 강조한 독일 대표팀에... 뤼디거가 재 뿌렸다

'차별 반대' 강조한 독일 대표팀에... 뤼디거가 재 뿌렸다

입력
2022.11.24 15:59
수정
2022.11.24 16:0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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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표팀, 일본전 앞서 '입 막음' 포즈로 사진 촬영
'원 러브' 완장 착용 금지한 FIFA에 대한 항의 의미
재무장관까지 '원 러브' 완장 차고 나와 경기 관람
분위기 깨는 뤼디거... 아사노 비웃듯 '겅중겅중'
"오만하고 무례해" 비판 거세

독일 선수들이 23일 카타르 알라얀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앞두고 오른손으로 입을 가린 포즈를 취한 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알라얀=AP연합뉴스

차별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독일이 정작 경기에 나선 안토니오 뤼디거(29)가 일본 선수를 노골적으로 조롱해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독일 선수들은 23일 카타르 알라얀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을 앞두고 진행된 베스트 11 단체사진 촬영 때 일제히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는 포즈를 취했다. 일부 선수들은 무지개가 새겨진 운동화를 착용하기도 했고, 경기 전엔 소매가 무지개색인 윗도리를 입고 웜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포즈는 '원 러브' 완장 착용을 금지한 국제축구연맹(FIFA)을 향한 비판이었다. 앞서 독일을 포함한 유럽 7개국 주장들은 무지개색으로 채워진 하트와 함께 '원 러브'라고 적힌 완장을 찰 계획이었다. 이 완장은 차별에 반대하고 다양성, 포용을 촉진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개최국 카타르에 각종 인권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만큼 무언의 항의 표시였다. 그러나 FIFA가 규정 위반이라고 경고에 나서자 이를 포기했다.

낸시 패저 독일 재무장관(오른쪽)이 왼팔에 '원 러브' 완장을 차고 23일 카타르 알라얀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 참석해 베른트 노이엔도르프 독일 축구협회장과 함께 서 있다. 알라얀=로이터 연합뉴스

독일축구연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건 정치적 성명 발표가 아니다. 인권은 협상 불가한 것이며 당연하게 여겨져야 하는 것"이라며 "완장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의 이런 목소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한지 플리크(57) 독일 감독도 경기 후 "우리는 FIFA가 우리를 침묵시키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을 찾은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도 힘을 보탰다. 선수들이 착용하지 못한 '원 러브' 암 밴드를 착용하고 경기를 지켜본 것이다. 그의 옆에는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앉아 있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FIFA의 결정이 매우 큰 실수였다고 다시 말하고 싶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독일의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오른쪽)가 23일 카타르 알라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19분 일본의 아사노 다쿠마와 볼 경합 중 다리를 높게 들어올리는 '타조 뛰기'를 하고 있다. SBS 중계화면 캡처

이런 독일의 행보에 뤼디거가 재를 뿌렸다. 그는 이날 경기 후반 19분 아사노 다쿠마(28)와 경합을 하던 도중 전력 질주하는 아사노 옆에서 갑자기 다리를 높이 올려 타조처럼 겅중겅중 뛰었다. 마치 자신보다 느린 아사노를 비웃는 것처럼 보여 경기 직후 비판이 쏟아졌다. 독일 대표팀 출신 디트마 하만(49)은 "오만하고 무례한 행동이다. 축구의 기본은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일본 대표팀 출신 혼다 게이스케(36)는 해설 도중 "태도가 너무 나쁘다"며 "상대를 바보 취급했다"고 일갈했다.

오지혜 기자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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