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반전무인

입력
2022.11.25 04:30
23면

흑 신진서 9단 백 신민준 9단 결승 3번기 제2국 <5>

5보

5보


9도

9도


10도

10도

결승 2국의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은 “신진서 9단이 지속적으로 판을 흔드는 수를 두고 있다. 그런데 초읽기에 몰린 신민준 9단이 인공지능(AI)이 제시하는 자리를 그대로 두어가고 있다”며 신민준 9단의 침착함에 감탄한다. 평소 기사들 사이에서 신진서 9단의 이미지는 전성기 이창호 9단에 버금갈 만큼 강력하다. 신진서 9단이 돌을 거두기 전까진 진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될 정도. 그런 압도적인 기사 앞에서 우세를 점하고도 신민준 9단은 초연하다. 반전무인(盤前無人)의 자세로 바둑판에만 몰입하고 있다.

마침내 신진서 9단에게서 먼저 의문의 한 수가 등장했다. 바로 흑 3. 9도 흑 1을 관통한 후 흑 3, 5로 하변 백돌 여섯 점 전체를 노려가는 편이 더 복잡했다. 실전 백 4의 빈삼각이 신민준 9단의 예리한 감각을 대변한다. 신진서 9단은 어쩔 수 없이 흑 7로 후퇴. 그사이 백 8에 먼저 머리를 내밀자 하변 역시 백이 방어에 성공한 진행이다. 백 16은 신민준 9단의 안전한 반면운영. 다만 백 20은 10도 백 1로 연결하는 편이 확실했다. 흑 2, 4의 추궁은 백 3, 5로 대응 가능하다. 실전 흑 25로 좌하귀부터 붙여서 건드렸으면 최종 관문이 하나 더 추가될 뻔했다. 실전은 백 30까지 연결돼 변화의 여지가 사라진 모습. 이제 중앙 수읽기 싸움이 백의 마지막 고비가 됐다. 신진서 9단 역시 최대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들기 위해 흑 31로 파고든다.

정두호 프로 4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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