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장이 몰던 유류운반선, 해적에 억류됐다 풀려나

입력
2022.11.25 16:47
수정
2022.11.25 17:3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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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오만 해상에서 드론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 호.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AP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오만 해상에서 드론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 호.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AP 연합뉴스

서아프리카 기니만 인근 해상에서 억류됐던 4,000톤 규모의 유류운반선 ‘B 오션호’가 25일 하루 만에 풀려났다. 마셜제도 국적의 선박에는 한국인 선장과 기관사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선원 17명 등 총 19명이 타고 있었다.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쯤(한국시간) 코트디부아르 남방 200해리(약 370.4㎞)에서 연락이 두절된 이 선박은 29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 11시 55분쯤 연락이 재개됐다. 해적들이 선박에 실린 석유를 훔쳐 달아난 이후였다. 선장이 비상 위성전화로 연락을 해왔고 선원들은 전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억류 사실은 부산에 소재한 선원 공급업체가 전날 오후 7시쯤 해양수산부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곧바로 선박에 연락을 취했는데 당시 배에 승선한 해적이 전화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박진 외교부 장관 주재로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며 신속하게 움직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적들이 석유를 탈취한 직후 통신·운항 시설을 심하게 파손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해당 선박은 안전을 위해 우방국의 호위를 받아 원래 출발지인 코트디부아르 아비장항으로 27일 복귀할 예정이다. 선박이 입항하면 현지 우리 공관이 탑승 한국인의 상태를 체크하고 면담 등을 통해 필요한 영사 조력을 할 계획이다. 이 당국자는 "우리 국민이 무사 귀환할 때까지 유기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상에서 유류 운반선을 노린 해적의 탈취 행위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원유 값이 급등하면서다. 해당 선박은 올 1월에도 해적에게 10억 원 상당의 석유를 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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