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에도 영유아 특수교육 수요 증가...유치원 특수학급 400개 늘린다

입력
2022.11.28 18:41
수정
2022.11.28 18:5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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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특수학급 설치율 13%에 불과
사립은 비용부담에 꺼리고, 병설은 공간 부족
교육부 "인건비 지원하게 교육청과 협의"
특수교사 증원도 필요하나 구체적 계획은 X

지난 2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유치원의 특수학급을 향후 5년간 400개 이상 확충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28일 내년부터 적용되는 제6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현재 1,437개인 유치원 특수학급을 2027년까지 1,837개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함께 교육받는 통합 유치원은 현재 8개인데, 같은 기간 17개로 두 배 이상 늘리는 게 목표다. 영유아 단계의 특수교육 수요는 커지고 있지만, 유치원의 특수학급 설치율은 초중고에 비해 크게 낮은 13.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계획이 이행되면 유치원의 특수학급 설치율은 2027년엔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초(77.1%), 중(61.9%), 고(47.4%)에 비해 낮은 수치다. 사립유치원은 인건비 부담으로 특수학급 설치를 꺼려, 특수학급이 설치된 사립유치원이 전국 1곳에 불과한 데다 병설 유치원의 경우 공간이 부족해 특수학급 설치가 어려운 탓이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에 특수학급 운영비와 인건비를 지원하도록 시도교육청과 협의하고, 특수학급이 설치되지 않은 유치원에도 특수교사를 배치해 특수교육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특수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맞춤형 교육을 위한 정책 목표도 공개했다. 장애를 발견하는 즉시 보호자가 특수교육에 관한 정보를 안내받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또 장애학생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위해 학교 내에 전담 인력인 '특수교육 코디네이터'를 둘 계획이다. 예술, 체육 등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수학교 모델도 확대한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부는 특수교사 증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구체적인 증원 목표를 밝히는 대신 "중장기 특수교육교원 수급 방안을 마련한다"고만 했다. 이 때문에 교사 단체에선 구체적 증원 계획부터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올해 유·초등 특수교사 모집인원은 전년보다 61% 줄었다"며 "당장 몇 명을 증원하는 건지, 법정 정원을 언제까지 확보할 것인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특수교사 확충은 행정안전부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특수교육 대상자의 16.9%는 일반 학급에서 또래와 함께 교육을 받고 있지만, 일반 학급에 대한 특수교사 배치 기준은 행안부와 논의해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반 학급에는 특수교사 배치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며 "(특수교사 정원을) 특수학급 배치 기준으로 행정안전부가 산정하고 있어서 제도 개선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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