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국민소득 0.7% 줄어... 위태로운 경제 성장

입력
2022.12.01 10:20
수정
2022.12.01 10:32
3면
구독

내수 덕에 3분기 성장률 0.3%
교역조건 악화, 실질 구매력 하락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내 아파트와 빌라의 모습. 뉴시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내 아파트와 빌라의 모습. 뉴시스

올 3분기(7~9월) 우리 경제가 0.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두기가 끝나 늘어난 소비와 기업 투자가 경제를 간신히 떠받쳤지만, 불안한 '0%대' 성장이다. 수출 여건이 나빠지면서 국민의 실제 구매력 수준은 성장률을 크게 밑돌았다.

한국은행은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1분기(0.6%)와 2분기(0.7%)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0%대 성장으로,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와 같다. 한은은 속보치 발표 뒤 경제지표들을 추가로 살펴보고 잠정치를 낸다.

소비와 투자 같은 내수가 성장률을 겨우 떠받쳤다. 민간 소비가 전 분기보다 1.7% 증가했는데, 직전 속보치(1.9% 증가)와 비교해선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반도체 장비를 중심으로 기업의 설비투자는 7.9% 성장했다. 속보치보다 2.9%포인트나 높아졌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추세적 상승으로 판단하긴 이르다고 보고 있다.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은 운송장비와 서비스 수출이 호조를 보여 1.1% 성장했는데, 수입이 6% 증가해 수출 증가율을 약 6배나 앞질렀다. 순수출은 성장률을 1.8%포인트나 끌어내렸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이 감소했고, 동절기 들어 에너지 확보 차원에서 3분기 원유 수입이 늘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민 지갑은 얇아졌다. 3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분기(468조4,000억 원)보다 0.7% 떨어진 465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GNI는 국민의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경제가 가까스로 성장했지만, 국민 지갑은 얇아져 구매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교역 조건이 악화하면서 3분기 실질 무역 손실이 35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28조 원)보다 크게 늘어난 결과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종전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2.6%) 달성 가능성에 대해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산술적으로 4분기 소폭 마이너스 성장하더라도, 연간 2.6% 성장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