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털' 전문가 "포르투갈전 준비한 대로 하면 이긴다" 왜?

입력
2022.12.02 12:30
수정
2022.12.0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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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심리전문가' 한덕현 중앙대 교수
"평소 했던 대로 경기하는 것이 자기 믿음"
"감독 부재, 선수 간 소통으로 더 조화 가능"

한덕현 중앙대 교수.

한덕현 중앙대 교수.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상대 포르투갈은 객관적인 전력상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비롯한 세계적 수준의 선수들이 즐비한 포르투갈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9위로, 한국(28위)보다 무려 19계단이나 높다.

그러나 2014년부터 축구 국가대표 의무위원(스포츠심리분야)으로 활동 중인 '멘털 전문가'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일보와 만나 "준비해왔던 대로 믿음을 갖고 경기하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국내 1호 스포츠심리 주치의로 야구, 축구, 농구, 골프 등 여러 운동 분야에서 프로 선수들을 돕고 있다. 그는 결전을 앞둔 선수들의 실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만약 지금 대표팀 선수들에게 강의하라고 하면 저는 솔직하게 '우리와 포르투갈이 평소 실력대로 한다면 스코어가 어떻게 될까?'라고 물어볼 것 같다"고 했다.

"아마 '포르투갈 해볼 만해요'라고 거짓말을 하는 선수도 있고, '실력 차이로 도저히 안 된다'는 대답도 있을 테고, '상대는 이런 걸 잘하는데 우리는 이런 단점 극복하면 해볼 만할 거 같다'고 하는 선수도 나올 겁니다. 마지막 세 번째 답변처럼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비한 만큼만 경기해야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있습니다. 그게 우리 자신에 대한 믿음이기 때문이죠. 포르투갈전에 대비해 우리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극복하는 법을 계속 연습했고, 그것에 확신이 있으면 (우리 플레이를 할 수 있어) 이깁니다."

반면 "'솔직히 우리가 포르투갈을 어떻게 이기냐'는 자기 비하나 '우리는 정신력이 강하니까 무조건 이길 수 있어', '포르투갈은 이미 16강을 확정했으니까 살살할 거야' 등의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는 이기기 힘들다"고 경계했다.

'벼랑 끝에 몰렸으니까 좀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하자 그는 "일부 축구 전문가나 호사가들이 그렇게 얘기할 수는 있어도 저는 그냥 준비한 대로, 평소 했던 대로 경기하는 것이 후회 없이 경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경기에서 주심에게 항의하다 레드카드를 받은 벤투 감독이 벤치를 지키지 못해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줄 가능성에는 "오히려 잘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감독이 자리를 비우니까) 경기 도중에는 수비 라인을 올리고 내리고, 또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 공간을 조절하는 건 결국 포백의 누군가 한 명이 해야 한다"며 "그라운드에서 뛰는 그 선수가 권한을 부여받으면 선수들 간 (소통이 더 활발해져) 올라가자 하면, 바로 다 같이 올라가고, 내려가자고 하면 내려가는 식으로 유기적인 조합이 오히려 훨씬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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