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플레이션 끝났나" 끝없이 오르던 중고차 가격 하락세로 돌아섰다

입력
2022.12.02 13:00

롯데렌탈, 중고차 가치 지수 하락세 전환
BMW X5 중고 가격, 전월 대비 8.5% 하락
신차랑 가격 비슷하던 중고 전기차도 내림세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중고차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중고차들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새 차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오르기만 하던 중고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몇 개월 사이에 두 배 이상 오른 금리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중고차 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렌탈의 중고차 경매 브랜드 롯데오토옥션은 11월 '중고차 종합 가치 지수(Lotte Used Car Pricing Index·LUPI)'가 전월(1,183)보다 소폭 감소한 1,167을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LUPI 지수는 2017년의 중고차 평균 가치를 1,000으로 가정 후 그에 비교되는 가치를 환산한 지표로, 1,000보다 높으면 중고차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낮으면 중고차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렌탈의 중고차 경매 브랜드 롯데오토옥션이 발표한 11월 '중고차 종합 가치 지수(Lotte Used Car Pricing Index·LUPI)'. 롯데렌탈 제공

롯데렌탈의 중고차 경매 브랜드 롯데오토옥션이 발표한 11월 '중고차 종합 가치 지수(Lotte Used Car Pricing Index·LUPI)'. 롯데렌탈 제공


롯데오토옥션은 "2020년 전 세계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신차 공급이 지연된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중고차 가격이 꾸준히 올랐다"며 "11월에는 ①연말연시 신차 프로모션 ②고금리로 인한 중고차 구매 심리 위축 등으로 LUPI 지수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제네시스·테슬라도 중고차 가격 하락 전환

제네시스 첫 번째 대형 전기 세단 'G80 전기차'.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첫 번째 대형 전기 세단 'G80 전기차'. 제네시스 제공


지수뿐만 아니라 실제 가격도 내리고 있다. 중고차 플랫폼 업체인 케이카에 따르면, BMW X5 중고차 시세는 10월 9,950만 원에서 11월에는 9,100만 원으로 8.5%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의 중고차 가격도 3,422만 원에서 3,250만 원으로, 쏘렌토 하이브리드 4세대의 경우 3,939만 원에서 3,889만 원으로 각각 낮아졌다.

그동안 중고차 가격이 신차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았던 전기차도 값이 떨어지고 있다. 제네시스 G80 일렉트리파이드는 9월 7,600만 원에서 11월 7,400만 원으로 하락했다. 테슬라는 모델Y의 경우 9월 7,567만 원에서 11월 7,367만 원으로, 모델3도 5,539만 원에서 5,506만 원으로 소폭 내렸다.


테슬라 전기차인 모델3. 테슬라 제공

테슬라 전기차인 모델3. 테슬라 제공


이처럼 중고차 가격이 하락세를 타는 가장 큰 이유는 높아진 할부 금리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4~8%대였던 중고차 할부 금리는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케이카캐피탈의 할부 금리는 12.9%를 찍었다. 자동차 할부 금리는 변동 금리가 아닌 고정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 인상에 대비해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정해진다. 자동차 할부 계약은 보통 2, 3년에 걸쳐 장기간 갚는 형태로 이뤄져, 금리가 높아지면 소비자로서는 그만큼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 인상과 신차 출고 대기 축소로 중고차를 찾는 이들이 줄고 있다"며 "올가을 최고점에 달했던 중고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 내년부터는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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