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으로 지난해 6,429명 목숨 잃어…사망 원인 질환 9위 올라

입력
2022.12.01 20:56
수정
2022.12.0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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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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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sepsis)은 감염에 대한 인체의 비정상적인 반응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장기기능 부전이 생기는 질환이다. 패혈증에 저혈압이 동반되면 ‘패혈증 쇼크(septic shock)’라고 한다. 패혈증은 국내 9대 사망 원인에 꼽힐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통계청 사망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혈증 사망률은 10만 명당 12.5명으로 전체 9위에 올랐다. 전년도인 2020년 처음 10대 사망 원인에 포함된 이후 한 계단 더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패혈증 사망자는 모두 6,429명이다.

김경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패혈증 치사율은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30~50%로 보고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라며 “패혈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따로 없기에 호흡곤란이나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나면 재빨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패혈증 원인은 박테리아ㆍ바이러스ㆍ진균 등 다양한 미생물에 의한 감염이다. 폐렴ㆍ요로감염ㆍ복막염ㆍ뇌수막염ㆍ봉와직염ㆍ심내막염 등 신체에서 나타나는 모든 중증 감염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패혈증을 일으키는 병원균은 연쇄상구균ㆍ포도상구균ㆍ대장균ㆍ폐렴균ㆍ녹농균ㆍ진균ㆍ클렙시엘라 변형 녹농균 등 다양하다.

증상은 호흡곤란ㆍ발열 등이 초기에 나타날 수 있고 심해지면 의식 혼란이나 저하, 혈압 저하에 의한 피부색 변화 등이 보일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저혈압에 빠지고 소변량이 줄면서 쇼크 상태에 이른다.

패혈증에 특이성을 가지는 진단법은 아직 없다.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다. 패혈증이 의심되면 먼저 장기 기능 부전 또는 감염을 시사하는 다양한 증상과 징후를 파악한 후 그에 맞는 다양한 진단 검사로 재빨리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혈액, 소변, 뇌척수액 배양 검사와 함께 감염이 의심되는 부위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김경훈 교수는 “배양 검사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그 전에 백혈구 수 증감 또는 ESR(적혈구침강속도), CRP(C-반응성 단백질), PCT(프로칼시토닌) 등 급성 염증성 물질의 증가 상태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치료는 원인이 되는 감염 병소에 대한 치료가 기본이다. 이를 위해 항생제, 항진균제 등 적절한 투여가 필요하다. 항생제 치료 기간은 균 종류, 뇌막염 합병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보통 1~3주가 필요하다. 내성균이 자라면 격리 치료를 할 수도 있다.

패혈증은 초기 항생제를 적절하게 투여하고 보전적으로 처치하면 완치될 때가 많다. 그러나 뇌막염이 동반되면 신경학적 후유증이, 화농성 관절염이 합병되면 관절이나 뼈에 성장 장애가 각각 생길 수 있다.

환자 혈압이나 호흡이 불안정하다면 집중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한다. 콩팥이 손상됐다면 혈액 투석을, 폐 기능이 떨어져 호흡부전이 오면 인공호흡기 치료를 각각 시행한다. 환자의 혈압과 순환 상태를 고려해 수액 요법이나 약물 치료를 진행한다. 경우에 따라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김경훈 교수는 “패혈증 치료 문제는 감염에 대한 인체의 과도한 또는 억제된, 즉 비정상적인 반응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쇼크가 발생하면 다발성 장기 기능 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패혈증 쇼크가 발생하면 사망률은 높아지는데 이때 수액 치료를 하거나 혈관수축제나 승압제를 투여해 혈압을 적절히 유지시키고 다양한 장기 기능 부전에 대한 보전적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패혈증 치료는 보전적 치료로 환자가 감염에서 벗어나고 부적절한 반응이 호전될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것으로 좀 더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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