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상민 해임건의안 처리' 불발... 8일 본회의서 재시도 예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중의원연맹 창립총회 및 창립기념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스1

2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처리 시도가 연기됐다. 민주당은 오는 8, 9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해임 건의를 다시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본회의 개의 권한을 가진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12월 8일, 9일 양일간 본회의를 개최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 해임건의안 보고를 위해 이날 본회의를 열어달라는 민주당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김 의장은 글로벌 복합경제 위기 상황을 거론하며 "민생 경제를 살리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복지를 챙기면서 나라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야말로 국회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며 본회의 거절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의 요구대로 해임건의안 보고만을 위한 본회의를 개최할 경우, 예산결산특위 소소위에서 진행 중인 내년도 예산안 협의의 정상적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8, 9일 본회의 개최 일정을 예고한 것은 정기국회 기간(12월 9일까지) 내 여야 원내지도부에 예산안 합의를 독려하는 동시에 민주당이 요구한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보고 및 처리를 위한 기회도 열어둔 셈이다.

김 의장은 취재진과 만나 "여야가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현안으로 대립구도가 더 격화되어서 예산안 처리까지 또 미뤄지게 된다면 밖에서 '대한민국이 과연 위기 관리할 능력이 있는 나라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반발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 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 직후 "여야가 이미 합의한 의사 일정임에도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것을 김 의장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당내 대표적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장이 예산을 팽개치는 국민의힘의 헌법 위반과 무책임에 동조하고 있어 참으로 부끄럽다"고 김 의장을 직격했다.

민주당은 이에 8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보고한 뒤 9일 본회의 표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주 계획했던 이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가 늦춰진 만큼 해임건의안보다 강력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 상식에 입각해 (이태원 참사) 책임자인 이상민 장관에 대한 문책이 정기국회 내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하기로 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