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가조작 선수 주문 7초 뒤 김건희 계좌로 8만 주 매도"

입력
2022.12.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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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파일' 작성 관여 의심자 신문하며 공개
당사자는 "통정매매 아냐" "김건희 파일 처음 봐"

서울 성동구 도이치모터스 본사. 뉴시스

서울 성동구 도이치모터스 본사. 뉴시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받는 일당들이 주식 매도 관련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직후 김건희 여사 계좌에서 주식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 조병구) 심리로 2일 열린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주가조작 일당들의 문자 메시지와 김 여사 명의 계좌의 주식거래 기록을 제시했다.

기록에 따르면, 블랙펄 투자자문사 임원 민모씨와 주가조작 '선수'인 전직 증권사 직원 김모씨는 2010년 10월과 11월 주가조작을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김씨가 11월 1일 '12시에 3,300(원)에 8만 개 때려달라고 해줘'라고 하자,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씨는 '매도하라고 해'라고 답했다. 7초 뒤 김 여사 명의 계좌에선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 주를 3,300원에 매도한 주문이 나왔다. 주가조작에 김 여사 계좌가 동원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다.

이런 내용은 검찰이 민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민씨는 이에 대해 "김 여사 계좌에서 이런 주문이 이뤄진 경위를 알지 못하며,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지 12년이 지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정매매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통정매매란 주식 매매 당사자들이 부당이득을 목적으로 종목과 물량, 가격, 거래 시간을 정해 놓고 거래하는 행태다.

검찰은 이날 민씨에게 '김건희 파일' 작성 경위를 물었지만, 민씨는 "파일을 처음 봐서 모르는 내용"이라고 했다. 민씨는 그러면서 "(주가조작 선수) 김씨가 블랙펄 사무실에 온 기억이 있다"며 김씨가 작성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건희 파일'은 김 여사 명의의 계좌 인출내역과 잔고, 주식 매각일자와 거래량이 기재된 엑셀파일이다. 주식 매각 시점과 파일 저장일자는 '주가조작 2차 작전 시기'인 2011년 1월 13일이다. '김건희 파일'은 블랙펄 경리담당 출신이 쓰던 노트북에서 발견됐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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