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북극 한파' 왜? "영하 53도 만든 몽골 찬 공기, 한반도로 쏟아지는 탓"

입력
2023.01.25 07:28
수정
2023.01.2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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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전문가가 분석한 역대급 한파
"중국 헤이룽장성은 영하 53도"
"몽골에 쌓인 찬 공기 한반도로 쏟아져"
"이런 혹한 더 자주 더 강하게 온다"

24일 오후 제주시 오라3동 인근 도로에서 한 시민이 눈보라를 맞으며 걷고 있다. 이날 제주도 산지에는 대설경보와 한파경보가, 나머지 지역에는 대설주의보(추자도 제외),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도 전역에 강풍경보도 발효된 상태다. 뉴스1

한반도에 불어닥친 역대급 '시베리아 한파'는 몽골 상공에 오래 머물렀던 찬 공기가 한꺼번에 한반도로 쏟아져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심화한 기후 변동성이 동아시아에 이런 극단적 한파를 가져오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 자주 더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최근 한반도를 기습해 '냉동고 한파', '북극 한파', '시베리아 한파' 등의 표현을 낳은 혹한 현상에 대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것과) 같은 기단의 영향으로 중국 헤이룽장성은 기온이 영하 53도까지 떨어질 정도"라며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중국 최북단이 역대 최저 기온을 깨고 사흘 동안 영하 50도 이하로 떨어졌다"며 "이는 (물을 따르면) 공중에서 다 얼어버리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북쪽이 이 같은 극단적 한파에 휩싸이게 된 것은 단순하게는 시베리아 고기압 영향으로 북쪽 공기가 몽골 북쪽 상공에 아주 오래 정체한 탓이다. 반 센터장은 "만주벌판의 거의 동쪽 끝인 데다 남쪽으로는 산맥이 지나가는 몽골 북쪽은 공기가 쌓이는 구조"라며 "찬 공기가 오래 정체하면서 복사냉각이 극심하게 이뤄졌다"고 했다.

복사냉각은 낮 동안 태양광선 등의 영향으로 온도를 올렸던 지표면이, 밤사이 열 에너지를 적외선 형태로 공기 중이나 대기권 밖으로 내보내 기온을 낮추는 현상을 말한다. 통상 바람이 약하고 공기가 한 곳에 머물러 있을수록 복사냉각 현상이 심화한다.

이어 반 센터장은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있던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이 동쪽으로 빠지면서 급속하게 몽골 쪽에 쌓여 있던 아주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로 쏟아져 내려오고 있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북극에 고온 현상이 발생하면 북극 찬 공기의 남하를 막는 제트기류가 약해진다. 이는 곧바로 동아시아에 극단적인 한파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사진은 2021년 역대 가장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인 한반도의 '기후변동성'을 설명하는 자료. 한국일보 자료 그래픽

이런 혹한의 원인엔 보다 근본적으로 지구 온난화 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설명도 보탰다. 반 센터장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기온이 상대적으로 상승하고 중위도와 (온도) 차이가 적어지면, 북극 한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진다"며 "(상대적으로 더 북단에 있던 제트기류가) 현재는 광주 상공까지 내려와 있다"고 했다.

향후엔 이런 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내놨다. 반 센터장은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특징은 기후의 증폭이 이렇게 커진다는 것"이라며 "겨울에도 덥다가 느닷없이 한파가 내려오는 이런 형태는 더 자주, 더 강하게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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