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육군이 공군에 전화로 알려... 레이더에 안 보여 초기 대응 놓쳐

北 무인기, 육군이 공군에 전화로 알려... 레이더에 안 보여 초기 대응 놓쳐

입력
2023.01.25 18:30
수정
2023.01.25 19: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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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침투 시간대별 상황. 그래픽=신동준 기자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 침투 당시 육군과 공군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해 유선전화로 연락하느라 초기대응이 늦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마저도 공군 레이더에는 육군이 포착한 무인기가 잡히지 않아 뜸을 들이며 우왕좌왕했다. 육해공군 합동전력이 유사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사태 직후부터 진행해온 전비태세 검열을 통해 밝혀낸 부분이다.

이에 따르면, 당시 북한 무인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었지만 우리 군의 무인기 대비태세인 ‘두루미’ 발령은 1시간 30여 분 지연됐다. 방공망이 속절없이 뚫렸는데도 손 놓고 있었던 셈이다.

군 당국은 “육군(1군단)이 국지방공레이더에서 포착한 정보를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에 전달했지만, 당시 공작사 중앙방공통제소(MCRC) 레이더에 무인기가 포착되지 않아 추가 식별에 시간이 걸렸다”고 국방위 소속 야당 의원실에 설명했다.

특히 육군과 공군 간에 ‘고속상황전파체계’나 ‘방공고속지령대’가 아닌 유선전화로 상황을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이에 대해 “(육군과 공군이) 실시간 공유체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공작사령관이 ‘두루미’ 발령권자인 만큼, 공군이 판단하기 전까지는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다고 국방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종섭(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함께 합참은 북한 소형무인기에 대한 위협 인식이 핵과 미사일에 비해 부족했고, 현재 두루미 체계가 소형 무인기 대응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실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 무인기의 느린 속도를 고려할 때 감시·타격 자산을 동시에 투입할 필요가 있는데도 기존 대응체계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인기 침투에 무방비로 당할 수밖에 없는 총체적인 문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합참은 현실적 제약을 들어 해명에 급급했다. △레이더에 하루 평균 민항기와 새 떼, 드론 등 수천 개 항적이 포착돼 대응에 현실적 한계가 있고 △현재 보유한 장비로는 제때 탐지가 제한되며 △사거리와 민간 피해 등을 고려할 때 단거리 방공무기에 의한 타격이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군 당국의 책임은 쏙 빠졌다. 합참은 구체적인 징계 대상이나 절차 등은 아예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봐주기 검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군 소식통은 “전비 검열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에 보고를 한 만큼 아직 문책 대상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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