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베테랑 파견 ②휴양시설 개방 ③임금격차 해소…'상생 일상화' 나선 포스코

입력
2023.02.02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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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스타트업들에 다양한 혜택 제공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포스코가 경북 포항시에서 운영 중인 체인지업 그라운드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경북 포항시에서 운영 중인 체인지업 그라운드 전경. 포스코 제공


포스코에서 25년 이상 일한 '베테랑' 직원 8명은 시시때때로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리더급 직원들의 '찾아가는 서비스'는 작은 기업이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설비 관리의 어려움과 기술 역량 개발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는 포스코가 튼튼한 철강 생태계 구축을 위해 공급사와 협력사, 고객사들과 동반 성장을 이어가고자 운영 중인 '동반성장지원단' 활동의 하나다.



우수 계약사엔 보증금 납부 면제, 우선협상 기회 줘


19일 복구를 완료한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19일 복구를 완료한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1일 포스코에 따르면 동반성장지원단은 출범 이후 2년 동안 총 46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팩토리 구축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현안 해결 △설비·에너지 효율화 △기술·혁신 △품질개선 등 총 5개 분야에서 198건의 과제를 발굴, 개선 활동을 수행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올해 중점 지원 영역은 ESG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소기업이 선진국의 '공급망 ESG 실사 법제화'에 대응할 수 있게 ESG 분야에 취약한 주요 공급망 관련 안전보건시스템 구축과 설비안전진단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기업의 탄소저감활동 범위가 '공급망의 탄소배출량 저감활동'까지 관리해야 하는 단계(Scope 3)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공급망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저감 분야에서도 적극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상생경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05년부터 실시한 포스코 고유의 공급사 지원 제도 'PHP(POSCO Honored Partner) 공급사 제도'가 그 시작점이다. 이는 포스코에 설비·자재 등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워 글로벌 최우수 공급사로 거듭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다. 포스코는 △품질 △납기 △가격경쟁력 등 기존의 거래실적뿐만 아니라 △환경 △안전 △사회공헌 △공정거래 실천 등 ESG경영 측면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PHP 공급사를 뽑는다.

이렇게 선정된 PHP 공급사는 포스코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PHP 공급사들은 ①계약 관련 보증금 납부가 면제되고 ②긴급·돌발 구매 건에 대한 우선협상 기회가 부여된다"며 "포스코는 해마다 40개 가까이 뽑았는데 2022년에는 38개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포스코-협력사 '임금격차' 줄이고, 휴양시설도 개방


포스코 동반성장지원단이 지난해 2월 발대식을 열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동반성장지원단이 지난해 2월 발대식을 열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협력사 직원들과의 임금 및 복지 격차 해소를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고 했다. 2018년 협력사와 상생경영,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동반성장 프로그램 확대 등을 담은 '위드 포스코(With POSCO) 동반성장 실천 협약' 체결도 그중 하나다. 안전한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협력사 직원들의 작업실과 탈의실, 샤워실 등 1,800여 개소의 근무시설 개보수를 돕고, 안전 보호구도 새로 지원했다는 게 포스코 측 설명이다.

특히 협력사 직원들에게 포스코 및 그룹사가 보유한 휴양시설을 개방하고 갖가지 복지제도도 확대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임금격차 해소' 협약에 따라 협력사 임금 수준도 올라 동종 업계 평균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6월에는 포스코 노사대표와 경북 포항(포항제철소) 및 전남 광양(광양제철소) 지역 협력사 노사 대표들이 모여 '포스코-협력사 상생발전 공동 선언식'을 열고, '포스코 상생협력 전액 장학금' 지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모든 포스코 협력사 직원 자녀들이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학자금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이 협약을 바탕으로 만든 공동근로복지기금을 통해 지난해 포항과 광양 지역 협력사 직원 4,889명의 자녀 7,040명이 장학금을 받았고, 앞으로도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서 꾸준히 지원할 예정이다. 공윤식 협력사 공동근로복지기금 공동의장은 "협력사 근로여건 개선을 통해 포스코와 협력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회사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전했다.

포스코가 2020년 국내 최초로 설립한 '상생형 공동직장 어린이집'도 미취학 자녀를 둔 협력사 직원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바로 옆에 있는 상생형 어린이집은 포스코 직원 자녀뿐만 아니라 협력사 직원 자녀도 이용할 수 있다"며 "현재 총원아의 47%가 협력사 직원 자녀"라고 강조했다.



우수 벤처 420곳 선발…142개 기업에 234억 원 지원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참가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참가자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스타트업 발굴·육성프로그램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벤처 인큐베이팅센터 ‘체인지업 그라운드' 운영 등을 통해 벤처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도 적극 움직이고 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 프로그램은 2011년 포스코가 국내 대기업 최초로 도입, 지난해까지 420곳의 우수 벤처기업을 선발하고 142개 기업에 234억 원을 투자했다.

선발된 벤처기업은 1억 원에서 최대 5억 원까지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서울창업진흥원에서도 사업화 자금 1,000만 원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포스코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운영하는 인큐베이팅 공간인 체인지업 그라운드에 터를 잡을 기회를 얻고, 제품 개발 및 판로 개척 등 사업화 지원이 이뤄졌다는 게 포스코 설명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체인지업 그라운드에서는 포스코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과 더불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보탬이 되기 위해 △강력한 산학연 협력 인프라제공 △글로벌 진출을 위한 포스코 그룹사 네트워크 지원 △성장 단계별 투자 연계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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