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대 역할 없을 것"이라지만... '전략적 모호성' 羅心의 향배는

입력
2023.01.29 18: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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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취재진과 오찬 간담회
불출마선언 4일 만에 공개 행보
나심 확보 경쟁에 존재감 부각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양강 구도를 형성한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연일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지만,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으면서다. 이번 전대에서 나 전 의원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향후 정치 행보와 직결되는 만큼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불출마 4일 만에 기자단 오찬... 羅 "전대서 역할 없다"

나 전 의원은 29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1시간가량 오찬을 함께했다. 한동안 잠행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불출마를 선언한 지 나흘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오찬 이후 "그동안 저를 취재하느라 애써주신 언론인 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편안한 얘기를 나눴다"며 "특별한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 전 의원은 전대 역할론에 대해선 "많은 분들의 연락이 오는 중"이라면서도 "지금은 아직 제 생각을 정리한 것도 아니고, 이번 전대에서 특별한 역할을 할 일은 없지 않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정 주자를 지원하는 형태로 전대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25일 불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전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오른쪽)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오른쪽)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지난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조심스러운 태도는 특정 후보에 대한 지원이 나 전 의원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후보를 자처했지만, 대통령실과 김 의원을 지지하는 친윤석열(친윤)계의 노골적인 압박에 부딪혀 출마를 접었다. 이러한 배경을 감안하면 김 의원에 대한 지지 선언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기 위해선 4년 이상의 임기가 남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실상 비윤석열(비윤)계 표심을 흡수하고 있는 안 의원과 손잡는 것에도 부담이 크다.

'나심 쟁탈전' 지속... 金 "문자받았다" 安 "결정 기다리겠다"

나 전 의원의 전략적 모호성에 따른 나심(나 전 의원의 의중) 확보 경쟁은 이날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나 전 의원과) 문자를 주고받은 게 있다"며 "어제 또 현장에서 만나 상당한 시간에 걸쳐서 얘기를 했다"고 했다. 두 사람은 전날 구상찬 전 의원 아들 결혼식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나 전 의원과의 연대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나 전 의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안 의원은 최근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위로하면서 회동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시간을 조금 더 달라'는 취지의 답을 받았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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