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시즌2 안 된다"... 친윤계, '친윤 지도부' 구축 전략 가동됐나

입력
2023.0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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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오른쪽)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박성중 의원의 서초을 의정보고회에서 함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오른쪽)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박성중 의원의 서초을 의정보고회에서 함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사흘 앞두고 친윤석열계 최고위원 후보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당대표는 물론 최고위원까지 친윤계로 채워 '원팀'을 만들겠다는 친윤계의 전략적 행보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이준석 전 대표를 사퇴시키는 과정에서 '최고위원 4인 이상 궐위 시 비상상황으로 규정'하는 당규를 신설한 만큼, 비윤계가 새 지도부를 무력화할 여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선 비윤계의 출마선언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친윤 박성중 "당 망친 이준석 지도부 시즌2 돼선 안 돼"

친윤계 재선 박성중 의원은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 의원은 출사표에서 "더 이상 내부총질은 없다"며 "당을 망친 이준석 지도부 시즌2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눈치를 보며 감싸고, 방치하고 눈치 보며 자신의 권력만을 챙긴 이준석 전 지도부는 양심이 있다면 출마를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이준석 리더십'이 흔들리는 과정서 극심한 당내 갈등이 노출됐고, 결국 당 지도체제가 비대위로 전환된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도로 이준석 체제'에 대한 견제는 전임 지도부 출신 인사들의 출마 러시가 친윤 지도부 구축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지도부' 출신 최고위원 중 재도전 의사를 밝힌 인사는 김재원·정미경 전 최고위원과 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이다. 조수진 전 최고위원은 출마를 고심 중이다.

개정 당헌은 '선출직 최고위원 5인 중 4인 이상이 사퇴·궐위 시 비대위를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친윤계 일각에서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청년 최고위원을 포함한 최소 3인을 확보해야 친윤 지도부가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친윤계에선 대구·경북(TK) 재선의 이만희 의원이 31일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고, 대선 당시 윤 대통령 수행실장을 맡았던 이용 의원도 출마선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청년 최고위원으로는 일찌감치 장예찬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친이준석' 허은아 "당이 얼마나 건강한지 보여주겠다" 최고위 도전장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오대근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오대근 기자

비윤계는 친윤계 견제를 통한 당내 민주주의 및 공천 공정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최고위원직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자격심사를 통해 부적격 후보의 경우 후보 등록 단계에서 배제키로 사실상 방침을 정하면서 지도부 입성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평가다.

당장 당 선관위는 음주운전 등 전과를 부적격 후보 기준에 포함하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는데,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친이준석계 허은아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선 당 선관위가 당원들의 선택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려 한다는 반발이 나온다.

하지만 허 의원은 이날 "용기를 내기로 결정했다. 우리 당이 얼마나 건강한지 보여주겠다"며 최고위원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31일 '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기치로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김웅 의원은 출마 여부와 관련해 "신중하게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김민순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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