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추가 감원은 없다더니”…날개 없는 '메타' 추락

입력
2023.03.11 07:00

지난해에 이어 대규모 정리해고 예정
올인한 메타버스 프로젝트는 낙제점
생성형 AI 연관 사업도 불투명
[아로마뉴스(34)]3.6~10

편집자주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시·공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연결 지능형 사회 구현도 초읽기다. 이곳에서 공생할 인공지능(AI), 로봇(Robot), 메타버스(Metaverse), 자율주행(Auto vehicle/드론·무인차) 등에 대한 주간 동향을 살펴봤다.


지난해 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올 들어서도 추가 감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내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올 들어서도 추가 감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내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수천 명의 추가 감원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예상은 됐지만 해고 인원이 대규모인 데다 시기도 당초보다 빨라진 듯했다. 그만큼 내부 상황이 긴박하단 얘기로 들렸다. 지금까지 감지된 사내·외 상황을 감안할 때, 또 다른 구조조정 역시 배제할 순 없는 형편이어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으로부터 전해진 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의 내부 소식이다.

이번 정리해고는 비용 절감 등을 포함한 재무적인 목표 달성의 연장선에서 진행된 과정으로, 앞서 발표됐던 메타 전사 차원의 ‘평탄화(flattening)’ 작업과는 별도로 추진된다는 게 블룸버그통신의 분석이다. 메타에선 지난달부터 일부 조직의 리더를 하위 직급으로 내리고 중간관리 계층도 줄이는 평탄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는 조만간 예정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세 번째 자녀를 위한 육아 휴직에 앞서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의 이런 긴축경영은 지난해 11월, 창사 이후 최대인 1만1,000명 규모로 단행됐던 1차 인력 축소에 이어진 행보여서 주목된다. 특히 지난해 말 이뤄졌던 대규모 감원 직후 “더 이상의 해고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알렸던 저커버그 CEO의 메시지 이후 나온 추가 방침이어서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도 “올해를 ‘효율성의 해’로 정한 메타가 내부 직원들과 충분하게 소통해 온 만큼 큰 동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사기 저하를 호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부 직원들은 이달 말 지급될 예정인 상여금을 해고 이후에도 받을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침울한 사내 분위기도 덧붙였다.

이런 기류는 불투명한 전망 속에 확산되고 있다. 주력 사업부터 적신호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구글 및 애플의 응용소프트웨어(앱) 장터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지난달 국내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16.3% 감소한 979만5,810명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인덱스에서 양대 앱 장터 합산 분석을 시작한 지난 2020년 5월 이후, 페이스북의 MAU가 1,000만 명 미만으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엇보다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3차원 가상세계(메타버스) 부진이 뼈아프다. 실제 메타 내 메타버스 전담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42억8,000만 달러(5조2,400억 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 한 해 동안 메타버스 사업에서만 가져온 메타의 총 누적손실은 역대 최대치인 137억2,000만 달러(약 16조8,600억 원)로 급증했다. 앞서 리얼리티랩스 조직 구성과 더불어 100억 달러(약 13조7,300억 원) 상당의 투자까지 집행한 메타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 든 셈이다.

메타버스와 관련된 하드웨어 사업 역시 낙제점이다. 메타가 지난해 10월, 저커버그 CEO 주도하에 야심작으로 선보였던 최신형 가상세계(VR) 헤드셋인 ‘메타 퀘스트 프로’(1,499달러, 약 215만3,000원) 가격을 이달 3일부턴 999달러(약 131만8,000원)로 대폭 인하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영화나 게임 등을 제외할 경우, 마땅한 볼거리도 빈약한 메타버스 내 콘텐츠를 고려하면 고가에 배터리 저용량 문제까지 불거진 메타 퀘스트 프로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최근 대세인 생성형 AI를 활용한 메타의 신시장 창출 전망도 회의적이다. 경쟁사에 비해 뒤늦게 시장 경쟁에 합류한 데다, 메타의 주력 사업을 감안하면 이용 폭도 제한적이란 진단이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생성형 AI 중심의 새로운 조직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 자사 SNS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에 생성형 AI의 접목 의도를 내비쳤다. 지난해 말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 AI인 챗GPT 기반의 검색엔진 ‘빙’으로, 구글이 생성형 AI 바탕의 검색엔진 ‘바드’로 각각 글로벌 검색시장에서 새로운 시너지 창출에 나선 행보를 염두에 둔 메타의 전략적 포석처럼 읽혔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경우, 특성상 정보 수집이 목적인 검색 분야에선 긍정적인 데 반해 단순한 대화 위주의 SNS상에선 획기적인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긴 무리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메타의 형편에선 생성형 AI 활용도만 믿고 구글과 MS 등이 터줏대감으로 자리한 세계 검색 시장 진출 카드를 꺼내기에도 부담스러운 게 현실이다. 메타버스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허리띠까지 졸라맨 메타에겐 위험 부담이 적지 않아서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이달 초 올해를 '효율성의 해'로 선포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중간 경영진을 줄이고 회사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며 추가 구조조정의 가능성도 열어 놨다.

한규민 디자이너

한규민 디자이너


허재경 이슈365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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