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돌고래 무단 이송' 불구속 기소... 검찰 판단 뒤집혀

입력
2023.03.23 18:27
수정
2023.03.2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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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검, 재수사 통해 관계자 4명 불구속 기소

서울대공원 마지막 큰돌고래 '태지'는 제주 퍼시픽랜드로 이송됐다 지난해 거제씨월드로 무단으로 옮겨졌다. 호반 퍼시픽리솜 제공

서울대공원 마지막 큰돌고래 '태지'는 제주 퍼시픽랜드로 이송됐다 지난해 거제씨월드로 무단으로 옮겨졌다. 호반 퍼시픽리솜 제공

제주에서 사육하던 큰돌고래 2마리거제씨월드로 무단 이송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재수사 끝에 입장을 바꿔 관계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제주지방검찰청은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호반 퍼시픽리솜(옛 퍼시픽랜드)과 거제씨월드 관계자 4명불구속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관련기사: 허가 없이 돌고래 빼돌려도 처벌 안 받아... 시민단체, 항고장 제출)

두 업체는 지난해 4월 24일 제주 서귀포시 퍼시픽리솜에서 사육 중이던 큰돌고래 '태지'와 '아랑이'를 허가 없이 거제씨월드로 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제주지검은 지난달 21일 호반 퍼시픽리솜과 거제씨월드의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피의자들이 사실관계를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환경단체와의 갈등 상황에서 다른 시설로 이송하려고 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이 사안을 고발했던 제주 녹색당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불복해 이달 초 항고하며 재수사가 이뤄졌다.

서울대공원 마지막 큰돌고래 태지(왼쪽)와 퍼시픽리솜이 보낸 거제씨월드 내 벨루가의 등에 타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거제씨월드 홈페이지 캡처

서울대공원 마지막 큰돌고래 태지(왼쪽)와 퍼시픽리솜이 보낸 거제씨월드 내 벨루가의 등에 타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거제씨월드 홈페이지 캡처

제주지검은 "기소유예 처분 사건에 대한 항고이유서와 관련 기록 등을 재검토하고, 관계 공무원을 다시 조사한 결과 처벌 필요성이 인정돼 피의자들을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논평을 내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돌고래류를 돌고래쇼장이나 수족관 등의 사설 업체에서 함부로 유통, 이송, 보관해 온 잘못된 관행이 뿌리 뽑힐 수 있도록 법원이 공정하게 심리해 올바른 선고를 내리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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