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케어로 재정 위기? 건보 작년 4조 흑자, 적립금 24조로 최다

입력
2023.03.28 16:45
수정
2023.03.28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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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과체계 개편으로 건보 수입 10.3% 증가
코로나 일상회복에 병원 이용↑지출 9.6% 늘어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전경.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전경. 연합뉴스

이른바 '문재인 케어(보장성 강화 정책)'로 재정 위기에 몰렸다는 정부 주장과 달리 건강보험은 지난해 3조6,000억 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 적립금은 23조8,701억 원으로 최근 4년 새 가장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국민건강보험 재정 당기수지를 발표했다.

지난해 수입 증가 폭이 지출 증가 폭보다 커 재정 수지가 개선됐다. 작년 9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마무리하면서 가입자 수와 보험료 징수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총수입은 88조7,773억 원으로 전년보다 10.3%(8조3,000억 원) 증가했다. 총수입이 크게 늘면서 누적 적립금은 24조 원에 육박했다. 23조8,701억 원으로, 전년보다 3조7,000억 원이 증가하면서 최근 4년 새 가장 많은 적립금이 쌓였다.

동네 의원급 급여비 지출 증가율 15%… 4년 새 가장 높아

2022년도 건강보험 재정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2022년도 건강보험 재정 현황.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다만 지출도 전년보다 9.6% 증가해 최근 3년 새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총지출은 85조1,482억 원으로 전년보다 7조5,000억 원 늘었다. 코로나19로 감소했던 의료 이용이 회복하면서 호흡기 질환 등 경증 질환 관련 급여비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증 급여비는 14조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2.9% 증가했고, 호흡기 질환 급여비는 3조6,000억 원으로 45.9%나 늘었다.

동네 병·의원을 찾는 환자가 늘면서 의원급 급여비는 최근 4년 새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의원급 총급여비는 12조 원으로 전년 대비 15%나 늘었다. 병원에 가는 걸 극도로 꺼렸던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의원급 급여비 증가 폭이 0.5%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검사·치료체계가 동네 병·의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4조 원 넘는 지원비가 나간 점도 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 원을 넘게 쏟아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보 무임승차를 방치했다"며 문재인 케어 폐기를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건보 재정 건전성 강화를 위한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시행 예정이었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전면 수정한 바 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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