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농사 순익 37% 급감... 쌀값 추락·생산비 상승 겹악재

입력
2023.03.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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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작년 쌀 생산비 조사

지난해 8월 부산 강서구 죽동동의 한 논에서 벼 수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뉴시스

지난해 8월 부산 강서구 죽동동의 한 논에서 벼 수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뉴시스

지난해 벼농사로 농가가 거둔 순수익이 1년 새 37%나 줄었다. 쌀값 추락과 생산비 상승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30일 통계청이 공개한 ‘2022년산 논벼(쌀) 생산비 조사 결과’를 보면, 작년 10a(1,000㎡)당 논벼 순수익은 31만7,000원으로, 2021년(50만2,000원)보다 18만5,000원(-36.8%) 감소했다. 이는 최근 5년 내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익 급감은 수급 불균형 탓에 쌀값이 대폭 떨어진 데다 설상가상 비료 구입비와 노동 임금 등이 늘어 생산비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산지 쌀 가격 하락에 따른 총수입 감소분이 12만3,000원(-9.5%), 생산비 증가분이 6만2,000원(7.9%)이다.

비용의 경우 2021년 5만2,000원에서 작년 8만9,000원으로 1년 만에 3만7,000원(71.4%)이나 오른 비료비가 결정적 증가 요인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통계청이 집계한 비료비는 정부 지원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가 고려되지 않은 가격”이라며 “이를 반영하면 실제 농가가 부담한 비료비는 6만 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생산비 증가 등에 따른 채산성 악화로 총수입에서 순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순수익률도 전년보다 11.7%포인트 하락한 27.1%를 기록했다. 벼농사를 지어 100만 원을 벌어도 실제 손에 쥐는 돈은 27만 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종묘비와 비료비, 농약비, 노동비 등 직접 생산비는 농가 규모가 클수록 적어지는 추세다. 대규모 농가가 상대적으로 생산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영농 기계화나 우량 농지 임차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우량 농지를 확보하려면 임차료(토지용역비)를 더 내야 하는 만큼 간접 생산비의 소폭 상승은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세종=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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