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커진 돌봄 부담에 취학자녀 맞벌이 가구 줄었다

입력
2023.05.21 14:15
수정
2023.05.2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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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 가속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학교가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간 2021년 7월 14일 서울 성동구 무학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2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학교가 전면 원격수업에 들어간 2021년 7월 14일 서울 성동구 무학초등학교 긴급돌봄교실에서 2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로 돌봄 부담이 커지면서 취학 연령대 자녀를 둔 맞벌이 가구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취학자녀가 있는 가구의 소득은 감소했고, 중장년층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근로 연령층 사회적 위험의 경험과 대응의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8~17세 아동(취학아동)이 있는 부부 가구 중 맞벌이 비율은 2019년 상반기 65.9%에서 코로나19 유행 초기였던 2020년 상반기 60.5%로 감소했다. 일상회복이 일부 진행된 2022년 상반기에도 59.7%로 더 떨어졌다.

반면 아동이 없는 부부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 2019년 상반기 51.6%에서 2020년 상반기 51.7%로 소폭 늘었고, 2022년 상반기도 51.7%로 같았다. 미취학아동 가구의 맞벌이 비율은 일상회복 이후 반등했다. 2019년 상반기 46.1%에서 2020년 상반기 41.8%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는 45.3%로 올랐다. 보고서는 "아동이 없는 부부 가구의 맞벌이 비율 변화가 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아동이 있는 가구의 여성 고용률 변화가 크게 나타났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맞벌이를 포기하면서 취학아동이 있는 부모의 가구당 취업소득도 감소했다. 8~17세 아동이 있는 부부 가구의 평균 월 취업소득은 2019년 상반기 314만 원이었지만, 2021년 상반기에는 290만 원으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미취학연령 아동에 대해선 긴급보육 형태의 공적 보육시스템이 작동했지만, 취학연령의 경우 비대면 수업으로 부모의 필요도가 더 컸을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유행 후 등교일 감소로 돌봄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중장년층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이 심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돌봄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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