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누리호도 두 차례 연기 끝에 성공... 이르면 25일 발사 가능

입력
2023.05.24 21: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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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브 제어하는 컴퓨터 통신에 문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기술적 결함으로 연기된 24일 전남 여수시 낭도에서 발사 관람을 기다리던 시민들이 발사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기술적 결함으로 연기된 24일 전남 여수시 낭도에서 발사 관람을 기다리던 시민들이 발사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3차 발사가 연기된 이유는 지상 발사대에 위치한 컴퓨터 사이에 통신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발사체 자체에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현 상태에서는 자동 운용이 어려울 수 있으니 원인을 확인한 뒤 안전하게 발사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4일 발사를 앞두고 있던 누리호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은 이날 오후 3시쯤이다. 극저온 헬륨을 공급하는 발사대 밸브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발사대의 발사 제어 컴퓨터와 설비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

영하 180도에 220바(bar·압력 단위) 상태로 충전되는 헬륨은 누리호 내 산화제(액체산소) 탱크의 압력을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산화제는 산소가 희박한 상공에서 엔진에 연료(케로신)가 정상 연소될 수 있도록 해 준다. 쉽게 말해 산화제가 연료 연소를 도와주고, 이 산화제의 유지를 헬륨이 돕는 구조다.

하지만 이날 누리호에선 헬륨 공급 과정에 문제가 발생해 연료·산화제 공급을 시작하지 못했다. 실무를 총괄하는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누리호 안에 저온고압의 헬륨을 충전한 뒤 엄블리컬(탯줄)이 분리될 수 있도록 압력을 낮춰주는 해압(解壓) 밸브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외형적으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밸브지만, 원인은 지상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밸브가 수동으로는 제대로 작동했지만 자동으로 전환하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밸브 자체가 아닌 통신에 이상이 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연구진은 "누리호 자체의 문제가 아닌 발사대 컴퓨터의 문제"라고 판단을 내렸고, 누리호를 발사대에서 내리지 않고 기립시킨 상태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항우연 연구진과 해당 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등이 작업에 투입됐다. 고 본부장은 "(기립 상태에서) 일주일 정도는 버틸 수 있다"며 "필요하면 발사대에서 기립한 상태로 차세대위성 2호 충전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날 밤늦게까지 문제 원인 파악 및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늦어도 25일 오전에는 보완 작업이 완료돼야 25일 발사가 가능하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25일 발사가 가능한지 여부는 저녁에 이뤄질 원인 파악 및 해결 여부에 달려 있다"며 "만약 25일 오전 중으로 문제가 해결된다면, 관리위원회를 개최해 발사 가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작동 이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만큼, 문제 해결과 보완 조치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6월 누리호 2차 발사 때도 두 차례의 연기 후 세 번째 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했다. 고 본부장은 "발사체는 워낙 많은 구성품과 시스템, 소프트웨어로 운영되고 있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늘 있다"며 "지금은 철저하게 문제를 파악해 완전하게 보완하고 발사 절차를 진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흥=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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