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문 책임지는 루키 박명근 "작은 체구, 단점 아닌 매력"

입력
2023.05.26 07:00
수정
2023.05.26 17:38
20면

2023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27번 지명
21경기 1승 4홀드 3세이브
강력한 구위와 배짱 앞세워 필승조 활약

LG 박명근이 데뷔 첫해부터 강력한 구위와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불펜진의 핵심이 됐다. 뉴스1

LG 박명근이 데뷔 첫해부터 강력한 구위와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불펜진의 핵심이 됐다. 뉴스1

LG 신인 사이드암 투수 박명근이 데뷔 첫해부터 필승조를 꿰차 팀의 선두 질주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174㎝의 작은 키에도 시속 150㎞에 달하는 '뱀직구'가 특히 위력적이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자신감도 붙어 뒷문을 책임지는 마무리까지 맡았다.

25일 인천에서 만난 박명근은 “타자와 싸우려 하기보다는 포수 박동원 선배와 야수들을 믿고 던진다”며 “주자가 나가더라도 점수만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엔 처음 경험하는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해 잠시 고전하기도 했지만 빠르게 적응을 마쳐 자신의 공을 마음껏 뿌리고 있다. 그는 “이제 경기에 나가면 편안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박명근은 라온고 시절부터 150㎞대 강속구를 뿌린 유망주로, ‘특급 신인’ 김서현(한화)과 함께 18세 이하(U-18) 청소년 국가대표를 지냈다.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LG의 3라운드 지명을 받았으며 21경기에 나가 1승 4홀드 3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팀이 근소하게 앞선 경기에 자주 등판했는데도 블론세이브는 딱 1개 밖에 없다. 이날도 팀이 8-3으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박명근은 “많은 분들이 내 키가 작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지만 이것도 나만의 매력이라 생각한다”며 씩씩하게 웃었다.

강력한 구위와 두둑한 배짱을 겸비한 박명근 덕분에 LG 불펜은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 LG 필승조는 현재 마무리 고우석과 이정용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박동원은 “박명근과 호흡 맞춰보니 공이 떠오르는 느낌이 든다. 타자가 치기 힘들 것이다. 꼭 신인왕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칭찬했다.

박명근은 투구판을 밟는 위치를 바꾼 이후 한층 안정된 투구를 하고 있다. 그는 “원래 우타자 기준 몸 쪽으로 투구판을 밟았는데, 그렇게 하니 공이 바깥으로 빠지더라”면서 “이 부분을 보완하고자 우타자 바깥쪽으로 밟는 위치를 수정했더니 제구가 잡혔다”고 설명했다. 최근 결정구로 효과를 보고 있는 체인지업에 대해선 “처음에 던지기 어려웠지만 많이 던지다 보니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타자를 상대하는 데 하나의 무기가 더 생긴 것 같아 좋다”고 했다.

이제 리그 적응은 완벽히 마쳤다.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은 물론 신인왕까지 노려볼만도 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있다. 박명근은 “어릴 적부터 국가대표를 꿈꿔왔지만, 앞으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다 보면 좋은 결과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인천 =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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