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직된 한상혁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

입력
2023.05.30 21:16
수정
2023.05.3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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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면직으로 방통위, 3인 임시 체제로
김효재, 대행 맡아 일부 안건 처리할 듯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과천=뉴시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과천=뉴시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30일 자신의 면직 처분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 위원장의 면직으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당분간 3인 임시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다음 달 새 위원장 후보가 지명되면 방통위는 인사청문회 준비 상황으로 전환되는데 향후 최소 2, 3개월간 방통위의 임시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장실질심사 단계에서도 (다툼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 받아들여졌다"면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부분이라 다퉈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면직 부분도 공소사실에 근거해 유죄로 확정하고 그걸 근거로 국가공무원법상 일반 규정을 적용한 것인데 법률가 입장으로 봐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신속하게 면직처분 취소 청구와 효력정지 신청까지 병행해 들어갈 것"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한편 방통위 상임위원 중 더불어민주당 추천 몫인 김현 상임위원도 이날 한 위원장 면직과 관련된 입장문을 내고 "기소만으로 성실의무, 친절·공정, 품위유지를 위반했다고 면직한다는 것은 헌법의 무죄추정원칙에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직속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5명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한 위원장 면직으로 상임위원은 여권 추천 인사인 김효재·이상인 위원과 야권 추천 인사인 김현 위원 등 3명만 남았다. 지난 3월 퇴임한 안형환 전 상임위원 자리(야권 추천 몫)는 공석이다. 민주당이 안 전 위원 후임으로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 추천안을 의결했지만 윤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전력과 과거 이력 등을 문제 삼아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위원장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부위원장, 이후는 위원회가 미리 정한 위원 순으로 직무를 대행한다. 하지만 현재 내부 합의가 원만하지 않고 부위원장이 없는 상황이라 연장자인 김효재 위원이 직무 대행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통위 운영 규정상 3인 체제 회의 개최도 가능하지만 여야가 2대 1의 구도인 상황에서 원만한 회의 진행이 쉽지 않아 일부 안건만 의결될 것으로 보인다. 의결 가능성이 예측되는 안건은 수개월째 공석인 사무처장 임명과 2020년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변경 혐의에 연루돼 구속된 윤석년 광주대 교수의 KBS 이사 해임 제청안 정도다. 정책 이슈는 새로 출범할 6기 위원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일부 안건이 의결된다 해도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한 위원장이 제기할 면직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요구가 인용되면 일단 7월 말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면직기간 여권 추천 위원 위주로 결정된 안건을 둘러싼 갈등이 불가피하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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