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인상 끝물"... 2030 다시 아파트 '영끌' 나선다

입력
2023.06.05 16:00
9면
구독

서울 2030 아파트 매입 1년 만에 최고

4일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도심 속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4일 서울 중구 남산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도심 속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직장인 최모(38)씨는 현재 세 들어 사는 전용면적 59㎡ 아파트를 눈여겨보고 있다. 시세가 싸진 데다 무엇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많이 내려 이자 부담이 적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전세대출 금리가 5% 후반대인데 은행에서 주택대출은 연 4% 초반에 내줄 수 있다고 해 이참에 급매를 잡는 게 낫겠다 싶다"고 했다.

20·30세대의 아파트 매입이 최근 다시 늘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꺾이자 급매 위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것이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4월 20대 이하와 30대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31%를 기록했다. 2월 이후 세 달 연속 30%대를 기록 중이다.

2030의 아파트 매입은 2020년 7월 이후 도드라졌다. 집값 상승 와중에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전셋값까지 뛰자 2030 위주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이 대거 주택 매수 행렬에 가세, 2030의 아파트 매입 비중은 30% 중반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대출 규제와 지난해 금리 인상 이후 2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정부가 올해 1월 말부터 소득에 상관없이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 원까지 연 4%대 금리로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한 게 주효했다. 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최근 들어 금리도 내리자 중저가 주택 위주로 2030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 금리는 8개월 만에 연 4%대로 내려왔다.

4월 서울의 2030 아파트 매입 비중은 38.8%로, 2022년 4월(42.3%)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성동(56.9%)·강서(50.6%)·서대문(48.2%)·구로(47.9%)·성북구(46%)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2030 매수세가 몰렸다. 반면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인 강남(29.8%)·서초구(23.1%)에선 2030 매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대문구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신혼부부처럼 젊은 실수요자들이 급매 위주로 찾는 경우가 많다"며 "다만 거래 자체가 많지 않아 시장 회복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