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기념식 정부 불참… 민주·정의 "옹졸" 비판

입력
2023.06.10 13:02
수정
2023.06.11 05: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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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尹정권 퇴진 운동 후원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행사 불참

10일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지선(왼쪽부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기념공연을 관람하며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10일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제36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서 지선(왼쪽부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기념공연을 관람하며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정부가 처음으로 불참한 것을 두고 여야가 또 충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를 시작했던 오늘의 현장을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이 보이콧 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히 사소한 이유를 핑계로 공식적 정부 행사를 비토 한다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정부의 옹졸함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87항쟁이 이뤄놓은 직선제의 토대위에 검찰 출신의 윤석열 정부도 가능했다"면서 "이를 부정하고서는 자기 존재의 이유도 부정하는 것인데, 오늘 정부의 기념식 불참은 참으로 개탄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당초 이번 기념식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주최자에서 빠지기로 전격 결정했다.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인 한창섭 차관의 기념사도 취소했다.

행안부가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행안부 산하 공공기관이자 기념식을 주관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윤석열 정권 퇴진'을 구호로 내건 행사 후원 단체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오는 10일 서울시청 주변에서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한다는 지면광고를 냈는데, 광고에는 정권 퇴진 문구가 포함됐다. 이를 두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정파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전격적인 불참을 지지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6·10 민주항쟁의 뜻을 이어받는 단체가 정작 그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정치적 공격을 일삼는 시민단체에 후원하는 일도 발생했다"며 "'민주'라는 숭고한 단어가 더는 사리사욕에 이용되거나 방종과 폭주의 명분이 되지 않도록 그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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