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열대우림서 40일 버텼다… 첫돌 아기 등 어린이 4명 '기적 생환'

입력
2023.06.10 15:54
수정
2023.06.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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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경비행기 추락
성인 3명 숨진 채 발견… 아이들은 실종

지난 9일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실종된 지 40일 만에 발견된 어린이 4명과 이들을 발견한 콜롬비아 군인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케타=AP

지난 9일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실종된 지 40일 만에 발견된 어린이 4명과 이들을 발견한 콜롬비아 군인들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케타=AP

아마존 열대우림 한복판에서 발생한 경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실종된 아이들 4명이 40일 만에 무사히 발견됐다. 생후 11개월째 사고를 당해 정글에서 첫돌을 맞은 한살박이 아기도 있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군 당국은 9일(현지시간) "(아마존 정글인) 구아비아레와 카케타에서 행방불명됐던 아이 4명이 생존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정부에 공식 보고했다. 군 당국은 구조요원들이 아이들을 살피는 모습이 담긴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발견된 아이들은 레슬리 무쿠투이(13), 솔레이니 무쿠투이(9), 티엔 노리엘 로노케 무쿠투이(4), 크리스틴 네리만 라노케 무쿠투이(1)다. 이들은 영양실조 증세를 보일 뿐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조종사를 포함한 어른 3명과 어린이 4명을 태우고 산호세델과비아레를 향해 날던 소형 비행기가 콜롬비아 남부 아마존 정글인 솔라노 마을로 추락했다. 성인 3명은 숨진 채로 발견됐으나, 동승했던 아이들의 행방은 알 수 없었다.

정부 당국은 헬리콥터 5대, 인력 150여 명, 탐지견 등을 투입해 추락 지점 인근 숲을 샅샅이 뒤져, 유아용 젖병과 먹다 남은 과일 조각 등을 찾아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아이들이 살아있다'는 기대가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군 당국은 "더 움직이지 말라"는 아이들 할머니 육성 녹음 메시지까지 헬기로 방송하며 탐색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최대 40m까지 자라는 거대한 나무, 악천후, 위협적인 야생동물 등으로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아이들의 생존 소식에 "온 나라의 기쁨"이라고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 아이들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의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군에서 명명했던 이번 구조 작전명은 '에스페란사'(스페인어로 희망이라는 뜻)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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