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조국·추미애와 친윤세력 모두 움직일까

내년 총선, 조국·추미애와 친윤세력 모두 움직일까

입력
2023.11.16 04:30
25면

편집자주

가장 많은 비난을 받지만, 정치와 정치인의 역할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전문적 식견에 따뜻함을 더한 마음으로 정치를 생각하는 두 청년의 솔직한 토론을 통해 한국 정치의 발전을 모색한다.

조국(왼쪽) 전 장관과 추미애 전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국(왼쪽) 전 장관과 추미애 전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 정부 법무장관들의 출마 채비
이 대표도 험지출마 수용 않을듯
위선과 오만에 국민심판 가능성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설이 들린다. 아무리 '뉴노멀'이 트렌드라지만, 그래도 지켜야 할 선이라는 게 있다. 이들의 위선과 내로남불, 권력남용이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문재인 정권의 몰락을 이끈 걸 모든 국민이 알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염치로 '출마'를 입에 담을 수 있는가. 국민의힘과 보수진영 입장에서 이들의 출마 욕심이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자중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조 전 장관이 유행시킨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라는 말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2021년 출간한 자신의 책에서 "법학자로서 전직 법무부 장관으로서 기소된 혐의에 대해 최종 판결이 나면 나는 승복할 것이다"라고 썼다. 지난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최종 판결'이 아닌 하급심에서의 판단이니 승복하지 못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2심과 대법원 판결을 지켜봐야겠지만 대한민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올바른 태도는 겸허히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지,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는 길을 찾아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는 모습은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드는 일이다. 어차피 그 에게 '일말의 양심'은 기대할 필요 없는 명제일지도 모른다.

추미애 전 장관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법무부 장관으로서 저지른 수많은 과오를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이뤄진 순간 추 전 장관의 정치생명은 끝난 것이다. 무슨 자신감으로 출마를 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시선을 돌려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험지 출마 가능성도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대표가 양심이 남아 있는 지도자라면 험지 출마를 논할 게 아니라 불출마를 선언하고 마주하고 있는 여러 기소 건에 대한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는 게 맞지 않을까. 본인 입장대로 작금의 모든 상황이 검찰의 부당한 수사이고, 마녀사냥식 사법권 남용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적극 협조해 혐의를 벗어내는 게 맞을 것이다.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이 별도 심리로 열리게 되면서 재판 출석 횟수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난다. 의원직에 집중하기 힘들 것이 자명한데도 출마하겠다는 건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패배 후 보궐선거 출마와 당대표 출마 자체가 재판을 겨냥한 방탄이라고 해석됐던 점을 고려해본다면, 이 대표는 여전히 내년 총선을 '본인 재판 방어'의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상황에서 험지 출마는 애초부터 이 대표의 고려 대상에서 제외됐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조국, 추미애 전 장관은 결국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험지 출마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들이 항상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위선과 오만에 빠져 권력 욕심을 버리지 못하다간 더 큰 국민의 심판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장제원(왼쪽) 의원과 권성동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장제원(왼쪽) 의원과 권성동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해체수순에 돌입한 친윤세력
불출마·험지출마 거부할 듯
공천학살, 배신 이어질 수도

국민의힘 친윤세력과 영남중진 주류세력들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내년 총선 불출마 및 험지출마 요구를 끝끝내 거부할 것이다.

윤핵관은 머지않아 완전히 해체될 것이다.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간과 쓸개를 모두 빼줄 것처럼 충성하던 윤핵관들이 변했다. 자당(국민의힘)의 혁신위원회로부터 불출마 및 험지출마를 권유받자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거부의사를 표하고 있다. '친윤'을 넘어 '찐윤'으로 분류되던 장제원 의원은 "권력자가 뭐라 해도 제 할 말은 하면서 사는 타입"이라고 발언한 영상을 올렸다. 버스 92대와 4,200여 명 회원이 운집한 산악회 행사 사진을 올리며 혁신위를 물먹였다.

장 의원뿐 아니라 국민의힘 주류인 영남권 중진 의원들도 험지로 물러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주호영 의원은 험지출마 요구에 대해 "절대 갈 일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고,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던 김기현 당대표는 험지출마 요구에 냉담한 반응만 보이고 있다.

윤핵관의 '도발'은 시작되었고, 친윤을 비롯해 범친윤 대열로부터의 이탈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다음 총선에서 누가 얼마큼 기득권을 내려놓느냐가 승패를 가를 게 자명하고,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만 '내 자리'는 못 내놓겠다는 윤핵관들을 보면서 윤 대통령은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지 않을까. 대대적 공천학살에 맞선 배신의 정치가 펼쳐질 앞날이 눈에 선하다.

윤 대통령 앞에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난 인 위원장은 대통령 대신 손에 피를 묻히기를 서슴지 않는다.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받았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며 자신의 발언이 대통령 의중과 무관치 않고, 거침없는 행보의 든든한 뒷배가 대통령일 수 있음을 드러냈다. 당을 향해 경고장도 날렸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사전 교감하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인 위원장은 '거침없이 하라'는 대통령 격려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을 통한 대통령의 차도살인 계획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요한 혁신위는 당을 위한 혁신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혁신에 착수했다. 대통령 입맛대로 당을 개편하려는 시도와 그에 맞서는 윤핵관과 주류세력의 대립구도는 더욱 강화된다.

친윤 세력들과 영남 중진들은 윤 대통령 권력이 화무십일홍임을 잘 안다. 대통령은 바뀌어도 국회의원 배지는 바뀌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심지어 대통령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머무르고 있으며 윤핵관으로서 또는 윤핵관이 되기 위해 충성을 바쳤던 세월은 버려지고 본인들의 공천이 위협받는 상황에 처했다. 언제, 누구든 버릴 준비가 된 대통령에 반해 의원들 각자가 지역에서 다져온 시간과 조직들은 견고하다. 이들은 대통령을 버리고 자신의 목숨을 지킬까, 대통령을 위하고 자신의 목숨을 버릴까. 윤핵관들의 심상찮은 최근 기류 변화만 보더라도, '일단 살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험지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게 아닐까.

김용태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박성민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