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가채점은 2년 전 '불수능'급... 의대 등 주요 학과 합격선 하락할 듯

수능 가채점은 2년 전 '불수능'급... 의대 등 주요 학과 합격선 하락할 듯

입력
2023.11.17 19:20
수정
2023.11.17 21: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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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 전국 의대 2~5점 하락 예상
자연계 상위권 학과도 7,8점 하락 전망
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140대 후반
문제 난도, 2022학년도 '용암 수능' 수준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뉴시스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을 하고 있다. 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서울 주요 학과 합격선이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초고난도(킬러) 문항을 뺐다는 출제당국의 자평에도, 주요 영역들이 골고루 어렵게 출제돼 문·이과 상위권 점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국어·수학 난도는 '불수능'을 넘어 '용암수능'으로 불렸던 2022학년도 수능에 버금간다는 평가다.

17일 주요 입시학원들은 전날 치러진 수능 가채점 성적(국어·수학·탐구 원점수 합산 300점 만점 기준)을 토대로 주요 학과 합격선(커트라인)을 예측한 결과를 발표했다.

종로학원은 서울대 의예과 합격선을 지난해보다 2점 하락한 292점으로 예측했다. 연세대 의예과(290점)와 고려대 의대(288점)도 각각 3점, 4점이 떨어진다고 내다봤다. 성균관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 의학계열의 예상 커트라인 하락폭은 2~4점이다. 학원은 전국 단위로 의학계열 합격선이 2~5점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인문계열 상위권도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종로학원은 경영대의 경우 서울대(284점)와 고려대·연세대(277점) 모두 전년보다 4점씩 하락할 것으로 봤다. 서울 주요 대학 반도체 관련 학과 등 자연계 상위권 학과는 예상 커트라인 낙폭이 7, 8점으로 더 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국어영역이 어려워져 인문·자연계 동반 하락이 예상된다"며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수학 미적분과 과학탐구 과목이 상대적으로 문과 선택과목보다 어려웠던 터라 자연계 학과 점수 하락폭이 더 클 것"이라 내다봤다.

대성학원은 의대 합격선을 서울대 293점, 연세대 291점, 고려대 289점으로 예상했다. 세 학교의 경영학과 예상 커트라인은 서울대 283점, 연세대 272점, 고려대 271점이다. 대성학원은 반도체 관련 학과 합격선을 고려대 273점, 연세대 272점, 성균관대 269점 등으로 예측, 종로학원보다 7~9점 높게 봤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원점수에 대응되는 표준점수와 백분위 산출 기준이 다르면 합격선 예측치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원들은 이번 추정치는 일부 수험생 집단의 원점수 가채점 결과에 기반한 데다가, 실제 전형에서는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 비중이 달라 실제 결과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유의를 당부했다.

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 140점대 후반

올해 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예측치는 140점대 후반으로, 고난도 수능으로 평가받는 2022학년도(국어 149점·수학 147점)에 근접한 수준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으면 해당 시험이 어려웠다는 뜻인데, 통상 140점 이상이면 난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EBSi 누리집에 공개된 12만5,000여 건(17일 오후 4시 기준) 가채점에서는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46점, 수학은 147점으로 예측됐다. 국어는 지난해(134점)보다 12점이 급등할 만큼 문항 난도가 상승했고, 수학 또한 지난해(145점)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된 셈이다. 진학사와 메가스터디교육도 국어·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을 각각 146점, 147점 수준으로 봤다.

올해 수능이 어려웠다는 건 설문조사로도 확인된다. EBSi의 체감난이도 설문에 응한 수험생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9.4%가 '매우 어려웠다', 37.8%가 '약간 어려웠다'고 반응했다. 둘을 합산하면 어려웠다는 답변 비율이 87.2%에 이른다.

주요 학원들이 추정한 영역별 1등급 예상 커트라인을 보면, 국어 선택과목은 화법과작문이 86~90점, 언어와매체가 83~85점으로, 각각 90점 이상이던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됐다. 문제가 어렵다 보니 지난해보다 점수가 낮아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수학 선택과목은 확률과통계 89~93점, 미적분 82~84점, 기하 84~90점으로 전년과 유사했다.

다만 언어와매체, 미적분·기하 등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의 1등급 커트라인이 낮아 그만큼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난도가 높으면 원점수 평균이 낮아지고, 이는 고득점자의 표준점수 환산치 상승으로 이어진다. 원점수가 같아도 '이과 과목'을 선택했다면 표준점수가 더 높아 이과생이 입시에서 유리해지는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공산이 큰 대목이다.

임 대표는 "이과 응시자(과학탐구 선택)가 역대 최대 규모이고 어려운 수능으로 이과 졸업생 응시자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자연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며 "특히 내년 입시부터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되기 때문에 이과 최상위권이 내년 의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를 갖고 올해 정시에서는 소신 지원할 가능성도 입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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