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고양구?… 10년 공들인 '특례시' 실패 기로

서울시 고양구?… 10년 공들인 '특례시' 실패 기로

입력
2023.11.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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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고양시장 "종속적 편입 대신 수도권 재편"
특례시 위상 지키려는 포석, 세수 영향·차별 우려
혜택 권한 포기하면… "최초 특례시의 좌초인 셈"

오세훈 서울시장이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이동환 고양특례시장과 메가시티 논의를 위해 만나서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경기도 31개 시군 중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고양특례시가 여당이 추진 중인 ‘메가 서울'(수도 확장)에 참여할 가능성을 밝혀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특례시로서 엄청난 권한을 누리는 100만 인구의 기초자치단체가 통째로 서울로 옮기는 걸 용인한다면 지난해 1월 출범한 특례시 제도의 실패를 사실상 자인하는 거나 다름없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메가 서울’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오 시장과 경기 지자체장의 회동은 김병수 김포시장, 백경현 구리시장에 이어 세 번째다.

이 시장은 이날 면담 후 경기 지자체의 ‘서울시 편입’은 종속적인 개념이라며 ‘수도권 재편’이란 용어를 쓰자고 주장했다.

그는 “메가시티 이슈가 화두로 떠오를 때부터 서울 편입이라는 종속 개념의 용어가 불편함 없이 사용됐다”며 “서울 편입에서 벗어나 수도권 도시 재편의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양시의 구상은 서울과 인접 지자체가 독립된 형태로 이름과 정체성을 유지하며 상호 대등하고 유기적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표 사례로 프랑스 파리 주변 지자체가 모인 ‘그랑파리 메트로폴’을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에 포함되더라도 대등한 위치에서 특례시로서의 위상을 지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례시의 서울 편입은 기존 김포나 구리의 움직임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다. 경기도 내에서 고양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서다. 경기도와 통계청에 따르면 9월 기준 고양 인구는 108만9,000명으로 수원(123만1,000명)과 용인(109만6,000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김포(50만8,000명)와 구리(18만9,000명)를 합친 것보다 약 40만 명이나 많은 거대 기초단체다. 경기와 서울 두 광역단체에 인구 증감뿐 아니라 세수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기도 하다.

무엇보다 고양은 국내 최초 특례시다. 기초단체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에 준하는 자치권한을 갖는 특례시는 고양 외 경기 용인과 수원, 경남 창원까지 4곳뿐이다. 특례시는 중앙정부나 광역단체(경기도)의 각종 행정 및 재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예컨대 총공사비 100억 원 이상 건설공사 설계 타당성 등을 심의하는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를 직접 운영하거나 물류단지를 지정ㆍ개발할 수 있다. 산지전용허가 권한 이양에 따라 대단위(50만㎡ 이상 200만㎡ 미만) 개발사업 신속 추진이 가능하고, 환경부의 환경개선부담금 부과‧징수 권한도 갖고 있다.

이런 혜택은 혜택대로 누리면서 서울시로 들어간다면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다.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경북 구미, 충남 천안과 아산 등은 지역 맞춤형 개발과 발전 전략을 제시하며 일부 권한을 달라(특례)고 1년 넘게 정부를 설득하고 있지만, 들어주지 않고 있다”며 “이런 기초단체들이 고양시를 보면 얼마나 허탈해하고 박탈감을 느끼겠냐”고 쓴소리를 했다.

반대로 고양이 특례시로서의 권한과 혜택을 포기해도 문제다. 주민 반발은 물론 불합리한 행정체계 개선과 지방분권을 위해 지자체가 약 10년 노력 끝에 가까스로 출범시킨 특례시의 좌초나 다름없는 상징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을 지낸 소순창 건국대 교수는 “특례시가 됐다면 더 이상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 도시로 변모하려는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서울로 들어가겠다는 건 납득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박민식 기자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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