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합의 놓고 "폐기 마땅" "대국민 사기극"... 전문가 포럼

9·19 합의 놓고 "폐기 마땅" "대국민 사기극"... 전문가 포럼

입력
2023.11.27 16:00
수정
2023.11.27 16: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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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 군사합의, 북한만을 위한 조처"
"효력정지 아닌 전면 폐기가 마땅…만시지탄"

27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종연구소 2023 세종 특별정책포럼에서 이호령 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이 9·19 남북군사합의 내용과 문제점을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21일 군사정찰위성을 전격 발사하면서 2018년 체결한 9·19 군사합의는 깨졌다. 정부가 '일부 효력정지'를 선언하자 북한은 '파기'로 맞섰다. 남북 모두 과거 합의를 부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오히려 늦은 조치"라며 9·19 합의를 비판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종연구소 주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 조치와 북한의 파기 선언' 포럼에서 "사실 우리가 전면 폐기하는 것이 마땅한데, 너무 조심스럽고 소극적으로 취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9·19 합의에 대해 "최선의 선의를 북한이 보일 때를 가정해서 합의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핵무장한 북한을 지켜주는, 초현실적인 합의"라고 비판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9·19 군사합의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처음부터 이뤄지지 말았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이 즉각 합의 파기를 선언할 수 있었던 것은 애초에 합의가 중요한 제한사항이 아니었다는 것"이라며 "북한은 전방의 병력증강과 함께 추후 무력충돌 사태를 위협하며 주도권을 확보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북한은 비무장지대(DMZ) 안에서 전방감시초소(GP)를 복원하고 중화기를 반입하는 상태다. 9·19 합의에 따라 금지된 것들이다.

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9·19 군사합의로 남북 간 신뢰가 구축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2019년 북한의 지적에 문재인 정부가 대북전단금지법 시행에 나선 반면, 북한은 금강산관광과 관련한 한국시설을 해체하고 우리 영해 쪽으로 미사일을 쏘는 등의 도발행위를 지속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천 전 수석은 군사합의를 통한 신뢰 구축이 "검증을 통한 투명성 확보"에서 시작된다며 "제대로 된 합의를 하려면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남북이 상호 정찰을 자유화해서 서로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북한이 '진보좌파 정부 때는 평화로웠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오니까 불안하다'는 사람들의 정서에 호소하는 차원의 도발을 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그런 도발이 일어나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연구위원은 북한이 9·19 합의 파기 이후 신형 전술유도무기, 근거리탄도미사일, 초대구경 방사포 등 무기체계를 전진 배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북한은 신무기와 부대 배치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 무력 도발도 동시 감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초에는 접경지역 부대 이동이나 총격,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입 등 약한 수준에서 우리 대응 수준을 보면서 점차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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