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는 AGI 시대 온다... 인간 통제 먹힐까, 산업 생태계 흔들릴까

스스로 생각하는 AGI 시대 온다... 인간 통제 먹힐까, 산업 생태계 흔들릴까

입력
2023.11.30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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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사태로 AGI 논쟁 촉발
챗GPT에 AGI 실현될까 물으니
"먼 미래거나 불가능할 수도"
발전 속도·방향 아직은 안갯속
"영향 제한적" vs "서비스 격변"

게티이미지뱅크

"일반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개발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이며, 현재 기술로는 인간과 같은 일반 지능을 가진 AI를 만드는 것이 가능할지, 가능하다면 언제쯤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많은 논의와 예측이 있습니다. (중략) 일부 전문가들은 몇십 년 내에 가능할 것이라 예측하지만, 다른 이들은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나 심지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중략) AGI가 실현된다면 인류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AGI의 발전은 철저한 윤리적, 사회적 고려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30일 출시 1년을 맞은 오픈AI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AGI가 실현될 가능성을 직접 질문했다. 챗GPT는 AGI를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간과 유사한 학습 및 추론 능력을 가진 인공지능"이라고 정의 내리면서도, 실현 시점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챗GPT는 "오픈AI는 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AGI를 실현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연구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지금은 AGI가 초등 수학문제 풀지만...

그러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해고 및 복귀 사태를 계기로 AGI는 더 이상 '먼 미래'로만 논의되지 않고 있다. 해고 사태 이면에 AGI 기술 발견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다. 올트먼은 이미 지난 2월 오픈AI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리(오픈AI)의 임무는 일반적으로 인간보다 똑똑한 AI 시스템인 AGI가 모든 인류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AGI가 개발된다면, 인류가 인지를 필요로 하는 거의 모든 과제를 해결하는 데 AGI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이고, 세계 경제가 풍요로워지며 가능성의 한계를 바꾸는 새로운 과학적 발견도 이끌어낼 것이라는 게 올트먼의 청사진이다.

이후 오픈AI의 AI 모델은 진화를 거듭했다. 9월 대화형 AI였던 챗GPT에 음성 및 이미지 기능을 탑재,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AI를 선보였다. 이달 초엔 사용자가 직접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형 GPT를 만들 수 있는 GPTs를 내놨고, GPT의 상업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논란이 되는 것은 AI의 기술 발전이 단순히 다양한 기능을 갖추거나, 상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AI가 챗GPT처럼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럴싸하게 질문에 답변해 주거나 문서를 정리해 주는 수준을 넘어서서, 인류를 위협하는 수준의 '초지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픈AI의 첫 개발자 콘퍼런스가 열린 가운데,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누구나 자신만의 AI 챗봇을 만들 수 있게 해 주는 GPTs 등을 발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이서희 특파원

특히 오픈AI 내부의 '큐스타(Q*)'라는 프로젝트가 AGI를 개발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예견됐고, 일부 연구자들이 이 프로젝트가 인류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편지를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AGI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이 편지가 기술 발전 및 상업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가진 올트먼을 해임시킨 발단이 됐다는 것이다. 큐스타는 방대한 컴퓨팅 자원을 바탕으로 초등학생 수준으로 수학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정수 미디어스피어 이사는 "챗GPT는 단순히 추론을 하는 기계일 뿐 지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었다. AGI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무엇을 논의해야 할지 정립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AGI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서비스 흡수한 포털사이트처럼...

다만 AGI가 가까운 미래에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자율적으로 권한을 행사할 정도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성 중앙대 AI학과 교수는 "AI가 인류에 위협이 될 정도로 발전하려면 기계에 보다 더 많은 권한이 주어져야 하는데, 이는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기계가 자율적으로 구동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등의 사회 기반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AGI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사회 전체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엄청난 파급효과가 일어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GI가 특수한 목적에 따라 서비스되는 AI가 아닌 '범용 인공지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니,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꽤나 크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 교수는 "AGI가 과거 포털서비스처럼 여러 서비스를 흡수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세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러 기업의 공생을 무너뜨리는 기조로 흘러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현주 기자
챗GPT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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