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자문 교수 "유치 실패, 사우디 왕권 강화와 금권 투표 탓"

입력
2023.11.29 08:52
수정
2023.11.29 10:03
구독

28일 현지서 유치 실패 직후 패인 분석
"사우디 왕권의 국민 시선 돌리기 전략"
"저개발 국가 원조 기금으로 금권 투표"
"국제정세 악화, 오사카 엑스포도 영향"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가 3월 16일 부산시청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대한민국 미래를 향한 대도약'을 주제로 열린 미지답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부산=하상윤 기자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가 3월 16일 부산시청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대한민국 미래를 향한 대도약'을 주제로 열린 미지답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부산=하상윤 기자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자문을 맡은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가 부산엑스포 개최 실패 요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왕권 강화를 꼽았다. 이외에도 세계 전쟁의 여파 등을 거론하는 등 외부에서 원인을 찾는 모습이었다.

김 교수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부산엑스포 개최 실패가 결정된 직후 현지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왕세자가 국민 시선을 엑스포·동계올림픽 등 여러 메가 이벤트로 돌려 충성과 지지도를 확보하려 했다"고 했다. 사우디 리야드는 BIE 회원국들로부터 119표를 얻어 부산(29표)과 이탈리아 로마(17표)를 꺾고 2030년 엑스포 개최지로 결정됐다.

김 교수는 또 사우디가 금권 투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우디는 오일 머니 물량 공세를 통해 2030년까지 4,300조 원을 투자해 수도 리야드를 건설하고자 했다"며 "그중 엑스포 개최를 위해선 10조 원 이상을 투자했고 저개발 국가에 천문학적 규모의 개발 차관과 원조 기금을 주는 역할을 해 금전적인 투표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까지 패배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미·중 갈등 등 여러 요인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쳐 세계적으로 경제난이 심화된 것도 원인"이라며 "현실에 흔들리기 쉬운 구도가 형성되면서 객관적 역량에 따르기보다는 저개발 국가가 사우디에 몰표를 주는 결과가 나왔다"고 평했다. 또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개최 또한 영향을 미쳤다"며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투표에 임한 국가들이 관례상 대륙별 안배를 고려했다는 것도 패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분석을 두고 일각에선 유치 실패 책임을 내부가 아닌 외부로 돌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저개발 국가들이 사우디의 경제력에 넘어갔다거나, 사우디 왕정이 국민을 겨냥해 '시선 돌리기 전략'을 꾀했단 취지의 발언은 논란이 예상된다는 우려도 있다.

이날 정부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가 결정되자 "그간 유치 활동 과정에서 쌓은 외교 네트워크를 자산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부산의 도전은 계속 된다"며 "시민들과 함께 2035년 엑스포 재도전을 합리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최은서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