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 사태에 뿔난 SSG팬들... 구단에 근조화환 50여개 발송

김강민 사태에 뿔난 SSG팬들... 구단에 근조화환 50여개 발송

입력
2023.11.29 16:06
수정
2023.11.29 16: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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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랜더스필드 인근 도로에 전시
"삼가 인천 야구의 명복을 빕니다" 등 조의표시
"책임자 전원 사퇴" 등 강한 비판도

SSG 팬들이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 인근 인도에 설치한 근조화환. 팬들은 구단의 미숙한 대처로 23년간 팀에 헌신한 김강민이 한화로 이적하게 됐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인천=뉴시스

프로야구 SSG 팬들이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한화)의 이적을 막지 못한 구단에 근조화환을 보내며 항의에 나섰다.

SSG 팬들은 29일 구단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 인근 인도에 50여 개의 근조화환을 설치했다. 화환에는 “삼가 인천 야구의 명복을 빕니다”, “인천 낭만 야구는 오늘로 죽었다” 등 SSG에 조의를 표하는 문구가 적혔다.

또 “굴러들어온 2년이 먹칠한 23년”, “김강민 영구결번, ‘쓱프런트(SSG 프런트)’ 영구제명”, “책임자 전원 사퇴하라”, “인천야구 망치는 결정권자들, 팬들을 바보로 아는가?” 등 구단을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도 담겼다. 구장 인근에 위치한 ‘김강민 포토존’에는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라 적힌 포스트잇이 현 구단 이름을 가린 채 붙어 있었다.

SSG 팬들이 '김강민 포토존'에 전신 'SK 와이번스'라 적은 포스트잇을 붙여놨다. 인천=뉴시스

이번 사태는 지난 22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가 4라운드 22순위로 김강민을 지명하면서 시작됐다. 김강민은 2001년 SK에 입단해 지난 시즌까지 단 한 번의 이적도 없이 인천에서만 뛴 ‘원클럽맨’이다. 다섯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2007·2008·2010·2018·2022년)을 함께했고,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그러나 SSG는 올 시즌 후 김강민이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를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명단에서 제외했다. 타팀이 그를 지명할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특히 각 구단이 드래프트 대상 명단에 특정 선수의 은퇴 예정 등 특이사항을 적은 것과 달리 SSG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팬들의 공분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근조화환 발송을 제안하고 팬들을 모은 A씨는 “구단 레전드가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을 거쳐 팀을 옮기는 모습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핵심 책임자인 김성용 전 단장을 해임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인사이동 조치로 끝내는 것을 보고 구단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팬 B씨는 “일이 커지자 김강민에게 은퇴를 종용했다는 기사를 보고 분노했을 뿐 아니라 가만히 있으면 최정, 김광현 등 구단에서 오래 활약한 다른 선수들도 홀대를 받을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어 화환 발송에 참여했다”며 “구단이 프로답지 않은 일 처리에 대해 선수와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성난 팬심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은 다음 달 1일까지 화환을 지키며 항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김강민은 현역 생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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