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버린 북한 비핵화 의지

중국이 내버린 북한 비핵화 의지

입력
2023.12.01 04:30
27면

중국

편집자주

우리가 사는 지구촌 곳곳의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를 각 대륙 전문가들이 전달한다.

2019년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시민들이 둥펑(DF)-41 탄도미사일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우리는 중국과 만나면 북한 비핵화에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한다. 이에 중국 측은 의문을 제기한다. 그 역할이 무엇인지를 말이다. 대략적으로 이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압박과 규탄에 적극 참여하고, 북한을 비핵화 협상에 나오게 하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것 등을 포함한다. 중국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태도 변화를 전환해 달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작금의 중국의 언행을 보면 의지가 없어 보인다. 중국 스스로 미국과 전략적 경쟁을 펼치면서 국방 현대화를 재촉하는 데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방현대화는 국방력 강화뿐 아니라 미국과의 군사적 격차를 좁히기 위함이다. 국방력 강화는 안보주권 해당 사항이다. 후자는 어찌 보면 북한과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 두 나라 모두가 국방력 강화의 모티브를 미국이라는 '공공의 적'으로 삼는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북한의 군사적 행보를 두고 미국에 대한 '정당한 안보 우려' 결과로 설파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몇 년간 연평균 수십 회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 중국은 역시 2019년부터 매년 100회 이상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2021년 한 해에만 135회를 기록했다. 올해 중국의 미사일 5발이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낙하해 일본의 안보위협감을 급증시켰다. 게다가 북한이 매년 두세 차례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중국은 최소 60~70회 이상이었다. 어찌 보면 이들은 미국을 향한 그들만의 군비경쟁을 하는지 모른다.

2019년 미 국방부는 중국 미사일부대가 1,200개 이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전력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이 대만을 겨냥한다지만 우리와 일본에 심각한 안보 위협 인식을 유발한다.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친구, 영원한 적도 없다. 대만 유사시에 국한된다고 하지만 이는 북한이 자신의 무기가 미국용이라는 것과 같은 말이다.

정작 유사시에 이들 무기의 향방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이들의 대만과 미국 겨냥용 주장은 주변국에 설득력이 없다. 더욱이 올 3월 중국·러시아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이제까지 주장한 북한 비핵화 공식에서 '쌍중단(한미 연합훈련과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누락시켰다. 여기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한 기류 변화가 포착됐다. 북한 비핵화의 전제조건을 폐기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들의 의지가 사라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새로운 북핵 위협 대응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점에 우리는 진입하고 있다. 우리의 국방력 강화에 매진할 때가 됐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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