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독주에 숨 고르기 들어간 우원식 의장... '운용의 묘' 살릴지 주목

입력
2024.06.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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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간 '대화 부재'로 부담 느낀 듯
민주당 "의장이 결단해야" 공개 압박
7개 상임위 '출구전략' 고심 빠진 국민의힘

우원식 국회의장이 13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4주년 기념식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3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24주년 기념식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11개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에 스탠스를 맞췄던 우원식 국회의장이 원 구성 마무리에 다소 신중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남자 추미애'라는 얘기를 들은 우 의장이지만, 야당의 일방적 독주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속한 원 구성을 압박하는 민주당과 대화 자체에 부정적인 국민의힘 사이에서 어떤 조정 능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13일 예상된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 개최를 강력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이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협상의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우 의장이 '오늘은 안 열겠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지난 10일 국회법을 강조하면서 민주당이 요구한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날은 민주당 요구에 일단 제동을 걸었다.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비롯해 원 구성 협상에 여야 간 대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우 의장에게 부담이 된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출신으로 선명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국회의장 고유의 중재와 운용의 묘를 발휘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의장실 관계자는 이날 "여당 원내대표 얘기도 들어보지 않은 채 본회의를 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의 압박은 이어졌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아직 완료하지 않은 7개 상임위를 조속히 구성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계속 거부하고 있다”며 "의장이 결단해 주길 바란다. 기회를 줬는데도 거부하는 것을 마냥 기다려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늦어도 다음 주에는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달 마지막 주에는 교섭단체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을 예정하고 있어, 그전까지 원 구성을 끝내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주요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조속히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치고 가동해야 하는 상임위들이 있다"며 "최대한 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추경호(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회정치 원상복구 의원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11개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 직후부터 매일 의원총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국민의힘은 이날도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했다. "민주당의 속도전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강경 기조가 여전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출구전략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수도권 출신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독주하는 국회 일정에 장단을 맞출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대세지만, 운영위원장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7개 상임위원장을 수용도 검토해야 한다는 타협론이 나온다"고 말했다. 원내지도부의 전략 부재에 대한 피로감도 감지된다. 영남 출신의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국회의장을 차지한 당에서 법제사법위원장은 맡지 못하도록 하는 관례를 법으로 못 박는 아이디어 등이 필요한데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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