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타면 '코드 원'… 1호기는 전 세계 어디든 날아가[문지방]

입력
2022.12.14 15:00
정부 전용기 시리즈 <중>
1호기, 대한항공서 5년간 3000억 들여 임차
이낙연 총리, 1호기 타고 아프리카 순방 나서
전용헬기도 3대 운영...이착륙 좁은 국내 운행
3호기, 코로나19 고립 국민 송환에 투입하기도

편집자주

광화'문'과 삼각'지'의 중구난'방' 뒷이야기. 딱딱한 외교안보 이슈의 문턱을 낮춰 풀어드립니다.


대체 '전용기(專用機)'는 무엇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은 전용기를 '특정한 사람만이 이용하는 비행기'라고 정의했습니다. 대통령 전용기도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공식·비공식 수행원들이 해외순방을 비롯한 공무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행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칭합니다.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 전용기 4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1호기’는 올해 1월 도입한 보잉 747-8i 기종입니다 이번에 교체를 추진하는 보잉 737-300 기종이 ‘2호기’, 그리고 ‘3호기’와 ‘5호기’는 VCN-235 기종이죠. 군에서 숫자 ‘4’ 사용을 꺼리는지라 전용기 역시 ‘4호기’는 비어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1호기’를 빌려 사용하는 형편입니다. 대한항공의 보잉 747-8i 기종입니다. 2010년 장기 임차 형식으로 도입했던 보잉 747-400 기종이 노후하면서 전용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고, 정부는 2020년 5월 대한항공과 새 임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기간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고 계약 금액은 3,000여억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로 임차한 1호기의 항속거리는 최대 1만5,000㎞로 사실상 전 세계 어떤 곳이든 중간에 착륙하거나 연료를 새로 넣지 않아도 쉼 없이 날아갈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대통령 전용헬기 3대가 있습니다. 대통령 전용헬기는 시코르스키 S-92 기종입니다. 국내 단거리 이동에 여객기를 개조한 전용기를 사용하기에는 경제성이 맞지 않습니다. 특히 대통령의 목적지가 공항이 아니어서 전용기 착륙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헬기는 공간이 좁아 탑승 인원이 제한된 만큼 수행원들을 동행하기 위해서는 헬기 여러 대가 필요하죠.

‘1호기’ ‘2호기’ ‘3호기’ 등은 공군이 관리하는 숫자일 뿐입니다. 대통령이 탑승하는 비행기가 바로 ‘코드 원(1)’이죠. 대통령이 공군 2호기 또는 3호기에 탑승하거나 피치 못할 경우 민항기 또는 다른 공군기에 탑승하더라도 대통령이 탑승한 항공기는 코드 원으로 불립니다. 정리하면, 대통령 전용기는 정부 전용기의 일부인 셈입니다.

대통령 전용기로 흔히 인식되는 ‘1호기’는 원칙적으로 대통령이 사용합니다. 총리 등 다른 정부 고위급이 탑승하는 경우에는 2호기를 사용하죠. 하지만 정부 고위급이 1호기를 타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8년 당시 이낙연 총리는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 오만을 공식방문하면서 ‘1호기’를 이용했습니다. 총리가 해외순방에 1호기를 사용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습니다. 총리실은 당시 1호기 사용을 두고 “장거리 해외순방 시 민항기를 타는 데 따른 불편함과 중간 기착지에서의 시간 소비, 예약 등의 문제를 해소하고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1호기와 달리 2호기를 포함한 다른 기종은 용도가 다양합니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일 때 해외에 발이 묶인 우리 국민을 이송해 오는 데에도 전용기를 사용했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 발발 직후인 2020년 2월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3호기를 급파했습니다. 당시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크루즈 탑승객 중 귀국을 희망하는 한국인 6명과 일본인 배우자 1명 총 7명(승무원 4명, 승객 3명) 등을 국내로 이송하는 데 톡톡한 공을 세웠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2018년 11월 인도 방문을 위해 2호기를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전용기를 살펴봤습니다. 그러면 북한과 미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은 전용기를 어떻게 운영하고 있을까요.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