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 "새마을운동 전파는 지방외교 모범사례"

입력
2023.04.29 09:30
14면
[이철우 경북지사 인터뷰]
새마을운동으로 한국도 존경받는 국가로
문재인 전 대통령도 "해외사업 계속" 독려
지방정부 외교는 실생활 외교 중심 돼야
지역특화형비자 사업도 새마을운동 영향

한국의 산업화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는 새마을운동을 계승·발전시키는 데 가장 앞장서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경북도다. 경북 출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표적 유산이라는 이유가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히지만 새마을운동의 특성상, 지방정부 차원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새마을운동 전도사를 자임하고 있는 이철우 경북지사는 26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새마을운동은 과거형이 아니라 미래형"이라며 "중앙정부와 지역주민들의 조화된 거버넌스를 통해 전 국가적 운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마을운동이 2000년대 이후 세계로 뻗어나가는 배경은 무엇인가.

"1970년대 이후 산업화에 성공한 뒤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 우리도 이제 원조를 해주는 국가로 입장이 바뀐 지 오래다. 대표적인 원조 모델이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다. 선진국이라고 국제사회에서 모두 존경받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주요 국가보다 늦게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우리는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통해 개발도상국 등에서 존경받는 국가가 되고 있다."

-경북도가 새마을운동을 주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2005년부터 경북도는 개발도상국 근대화에 새마을운동이 주효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당시 포항의 포스코를 방문한 베트남 총리에게 새마을운동을 제안했다. 이후 베트남 타이응우엔성에서 새마을운동이 뿌리내리기 시작했고, 세계적 지역개발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바라보는 다른 국가들의 시선은 어떤가.

"2017년 필리핀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들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새마을운동의 보급 지원에 고마움을 표했고, 2018년 문 전 대통령은 나에게 “새마을 이름을 바꾸지 말고 새마을 해외 사업을 계속하라”며 힘을 실어 주기도 했다. 2015년 대구를 방문한 세계적 석학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도 새마을운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스리랑카에서 국가변환 프로그램이 시작되는 등 동남아와 아프리카, 중남미까지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마을운동 세계화를 위해 중앙정부는 물론 국내외 유관기관과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경북도는 새마을재단을 통해 국내외 새마을운동 유관기관과 함께 개별 국가의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유엔과도 협력해 보다 많은 국가에 새마을운동을 전파 중이다. 중앙정부에도 행정안전부에 새마을협력과가 있고, 외교부도 명시적이진 않지만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을 통해 농촌개발의 일환으로 새마을운동 전수를 추진 중이다."

-새마을운동 세계화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국가 브랜드가치가 높아지면 위상도 올라가고 대외활동이 원활해진다. 해외시장에서 상품 경쟁력도 높아지고 외국기업 투자 확대와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새마을운동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경북도의 예를 들겠다. 경북도에선 해외 유학생이 가족과 함께 입국해 그 가족까지 취업을 허용하는 지역특화형 비자를 추진 중이다. 시범 사업 중인데, 관련법이 통과되면 새마을운동을 전수한 국가에서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용이할 것으로 본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형성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지방외교만의 가치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국가가 하는 외교는 국가안보 등 거시적 안건이 주를 이룬다. 반면 지방정부 간 외교는 ‘실생활 외교’라 할 수 있다. 지자체들도 세계 각국의 지방 정부와 자매결연 등을 맺고 교류하고 있다. 지난해 경북 안동에서 세계역사도시연맹이 주최하는 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선 경북 경주와 안동 등 역사와 전통을 가진 도시가 가입해 있다. 공통분모를 가진 도시끼리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현안을 논의하는 회의였다. 국가 간 외교를 통해선 이뤄지기 어려운 협력이다. 이런 지점들을 지방정부 간 외교를 통해서 풀 수 있다고 본다."










안동= 정광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