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담동 교회 목사의 두 얼굴... 수십억대 '투자사기' 혐의 입건

2024.05.18 04:30

경찰이 회원 7만 명을 보유한 페이 업체를 운영하면서 수십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서울 강남의 교회 목사를 입건했다. 해당 목사는 전 세계에서 통용 가능한 신개념 결제수단을 빌미로 피해자들을 꾀어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의심된다. 심지어 그는 경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도 가명으로 신흥 가상화폐(코인)를 홍보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15일 조이153페이 전 대표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 목사인 A씨는 2022년부터 2년간 청담동에 교회와 사무실을 차린 뒤 "투자금을 조이153페이로 전환하면 매일 0.15~0.2%의 수당을 페이로 지급하겠다"고 홍보해 신도 등 7만 명의 회원을 모집했다. 그는 "페이 1개당 실제 돈 100원의 가치가 있어 회원 간 거래에 활용하면 된다"면서 "페이를 다시 현금화하고 싶으면 언제든 돌려주겠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주로 중·장년층이 대상인 홍보 강연에서도 "전 세계가 사용하는 새로운 결제수단" "편의점, 대형마트 등과 제휴해 곧 현실세계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것" 등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사람들을 설득했다. 다단계 운영 방식도 끌어들였다. 등급이 높은 회원들에게 더 높은 수당을 챙겨주는 식으로 3,000만 원 이상을 페이로 전환한 1스타부터 15스타까지 올라가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런 스타 등급을 획득한 회원만 200~300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 업체는 지난해 6월 현금화가 막히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페이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되자 A씨는 회사를 떠나버렸다. 그는 그간 회원들이 납입한 투자금을 교회 계좌로 받았는데, 지난해 4월 한 달 내역서만 봐도 3억 원이 입금됐다. 피해자들은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21억 원까지 투자금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런 막대한 투자를 근거로 피해 규모가 많게는 100억 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A씨는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도 가명으로 새로운 코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14일 서울지하철 2호선 역삼역 인근에서 새로운 코인과 관련한 설명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창시자 샘 올트먼이 본인의 이름을 따서 만든 B코인이 6개월 뒤에 상장한다"는 내용의 마케팅 강연을 했다. 강연에 참석한 이모(64)씨는 "샘 올트먼이 만들었다는데 사기일 리 없다"고 확신했다. A씨는 통화에서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조이153페이는 애초에 물물교환 플랫폼으로 기획됐고 현금화를 약속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중간에 페이를 유사수신 형태로 악용한 사람들 때문에 회사에 문제가 생겼고 잠적한 게 아니라 쫓겨난 것"이라며 "나한테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추진하는 코인 사업과 관련해서도 "B코인은 현재 전 세계에서 동시에 시작한 코인으로 '3~6개월 뒤에 상장할 수 있다'는 말이지 '상장한다'고 확실하게 말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술잔에 입만 댔다는 김호중... 국과수 "사고 전 음주 판단"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음주운전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 전 음주 정황을 뒷받침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나왔다. 18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국과수로부터 김호중이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국과수는 '김호중이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에 비춰볼 때 음주판단 기준 이상으로 음주대사체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김호중에 음주운전 혐의 추가 적용을 검토 중이다. 김호중은 9일 오후 11시 40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나 사고 후 미조치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한 김호중은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이동, 50분 뒤 차량을 끌고 나와 다른 술집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의 매니저는 사고 발생 약 두 시간 만에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진술했으나 차량 명의가 김호중으로 등록된 것을 파악한 경찰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김호중의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김호중은 이에 응하지 않다가 음주 측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시점인 10일 오후 4시 30분이 돼서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사고 발생 17시간 만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선 "술잔에 입을 대긴 했지만 술을 마시진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음주운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 미숙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자 관계자들의 조직적 은폐 시도 여부를 수사 중이다. "내가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했다"고 밝힌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로 자수한 매니저 A씨,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빼내 파기한 매니저 B씨 등 소속사 관계자 3명을 범인도피교사 혐의로 입건했다. A씨에겐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B씨에겐 증거인멸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 이런 가운데 김호중은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조남관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이날 경남 창원시에서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콘서트도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돈 좇는 일 아냐… 환자와 교감해야죠" 병원 지키는 의사들

"일반 병원에선 돈을 좇지만, 여기선 돈 버는 일이 아니니 환자와 교감할 수 있다." 15일 만난 강주원(69) 서울 성북구 성가복지병원 의무원장은 의사의 본분을 일깨웠다. 가톨릭 수도단체 '성가소비녀회'가 운영하는 성가복지병원은 저소득층(기초수급자·차상위·노숙인· 외국인 노동자)을 무료로 진료한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8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을 돌보기 위해 개원한 성가의원이 시초다. 비영리 병원이다 보니 강 원장을 포함한 소속 의사 4명의 연봉은 국내 의료기관 의사 평균 연봉(2022년 기준·3억100만 원)의 30%를 밑돈다. 경기 부천에서 개인 병원을 운영하던 강 원장은 2008년 성가복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의료봉사가 계기가 됐다. 강 원장은 "외부 병원에서 일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겠지만 환자와 인간적으로 교감하는 게 좋았다"며 "일반 병원은 아무래도 경제성을 고려해 환자를 인간적으로 대하기 어려운데 여기서는 수입 신경 쓰지 않고 환자를 편하게 대하고, 환자도 의사를 편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병원은 퇴원한 환자에게 라면과 빵 등 후원 물품을 나누고, 이사 간 환자들은 인근 병원 대신 1시간이 넘는 거리를 마다 않고 이곳을 찾는다. 병원에는 33개의 일반 병상이 있다. 외·내과, 산부인과 등 필수의료과와 치과를 상시 운영한다. 안과, 정형외과, 피부과, 신경외과 등 다른 진료 과목은 외부 의사들의 봉사로 이뤄진다. 매일 평균 120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는다. 1990년 무료 진료를 시작한 후 병원은 단 한 번도 문을 닫지 않았다. 진료비는 물론, 입원비와 정부의 의료수가나 보조금도 전혀 받지 않는다. 병원은 성가소비녀회 수녀들이 십일조로 내는 헌금과 전국 각지에서 보내오는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이곳에서 치료받았던 환자들도 어렵게 한푼 두푼 모은 돈을 보내온다. 소속 의사뿐 아니라 직원들도 최저 임금 수준의 월급만 받는다. 그마저도 다시 병원에 후원하기도 한다. 높은 연봉을 마다하고 15년째 병원을 지키는 이유는 의사로서의 사명감이다. 강 원장은 "의사들은 보수나 조건 없이 환자들에게 의술을 베풀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한다"며 "선서를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버는 병원에 가고 개업을 할까 생각하니까 의사에 대한 국민 반감은 높아지고 환자에 대한 봉사정신은 부족해진다"고 했다. 대형병원에서는 빈번한 의료 소송 등 환자와의 갈등도 이 병원엔 없다. 다만 감사를 표하려는 환자와의 실랑이가 종종 벌어진다. 강 원장은 "예전에 할머니 한 분이 제게 술 좋아하냐고 묻더니 소주 한 병과 안주 거리를 배낭에 싸 와서 주셨는데, 받지 못한다고 했더니 아쉬워하며 도로 가져가셨다"며 "요구르트나 사탕 하나를 손에 쥐어주기도 하는데, '돈 없으면 이것도 못 준다'고 해서 거절하기가 참 난감하다"고 했다. 강 원장은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로 촉발된 의료대란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의료대란 여파로 이 병원을 이탈한 의사는 없다. 대신 일반 병원에서 진료를 받지 못한 말기 암 환자 등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 성가복지병원은 진료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호스피스 환자인 경우 잠깐이라도 머물 수 있게 병실을 내어주고 있다. 강 원장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국민이 많다는 건 그만큼 의사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얘기"라며 "이번 기회에 의료계도 자성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 수가 늘어나면 특권 의식을 가진 의사 외에 다른 생각이 있는 의사도 늘어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성가복지병원의 목표는 소박하다. 아픈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곳. 그러기 위해선 의사가 필요하다. 김필리아 성가복지병원장은 "다른 곳처럼 월급을 많이 줄 수 없어서 봉사정신 없이는 의사나 직원들이 병원에 있을 수 없다"며 "가난해서 병원에 갈 수 없는 분들을 위한 병원으로 오래 남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호중 술 마시는 것 본 것 같다” 경찰 진술 확보…유흥주점 압수수색

뺑소니 혐의로 입건된 가수 김호중(33)이 사고 전 방문한 유흥주점을 경찰이 압수수색 했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부터 5시 20분쯤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유흥주점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16일 오후에는 김호중의 주거지와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자택 및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비롯해 그의 음주 정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으로부터 '김호중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17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현재 김호중 측은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술을 마시지 않았다며 음주 사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김호중은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반대 차선의 택시를 치고 달아나 사고 후 미조치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청담동 유흥주점을 방문한 뒤 대리기사를 불러 집으로 이동, 50분 뒤 차량을 끌고 나와 다른 술집으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를 시도한 것으로 파악해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김호중의 매니저 A씨는 사고 발생 두 시간 뒤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운전했다며 허위로 자수했다. 김호중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서를 방문했다. 또 다른 매니저 B씨는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빼내 제거했으며, 이 대표는 A씨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대표와 매니저 등 3명을 범인도피교사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