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세상을 보는 균형

'추석 이후 증시 반등' 통설에도 "이번엔 사지 말 것"... 왜?

2023.09.28 04:30

추석연휴 앞 마지막 개장일인 27일 코스피가 결국 2,500선을 밑돌며 마감했다. 연휴 기간 예정돼 있는 대형 이벤트들의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 증시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양대증시는 오래간만에 동반 상승마감했다. 코스피는 2,465.07(+0.09%), 코스닥은 841.02(+1.59%)로 거래를 마쳤다. 연일 지속된 약세에 주가가 장기(200일) 평균 또는 이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지자 일부 투자자들이 쌀 때 주워 담는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2,600선 초반으로 마감한 15일 이후, 코스닥은 '대장주' 2차전지주의 약세가 본격화했던 지난달 말부터 내림세를 걸었다. 최근 증시 약세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3%대 물가 상승률 되돌림,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선언 등 온갖 악재들이 켜켜이 쌓인 결과다. 여기에 추석 전 위험회피(헷지) 심리까지 투자심리를 말리는 데 한몫했다는 해석도 있다. 연휴 기간엔 이슈에 제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사전정리에 나서면서 주가가 횡보 또는 약세를 보인다는 얘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6원을 찍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던 배경에도 헷지심리가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연휴 기간 환율이 역외 시장에서 급등할 경우 방어할 수급이 부재하다는 점은 원화 매수를 한층 더 부담스럽게 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대신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연휴 이후에는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인 기대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낸 보고서에서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코스피지수 수익률 중간값을 따져봤더니, 연휴 3일 전부터 소폭 약세를 보였고 연휴 이후 7거래일까지 강세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추석 휴장은 4거래일로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긴 데다,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이벤트들까지 예정돼 있어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가장 중량감이 큰 이벤트는 ①미국 예산안 통과 여부다. 시한인 30일까지 양당이 협의하지 못하면 미국 정부는 필수 기능을 제외하고 임시 휴업(셧다운)에 들어간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셧다운 기간은 평균 8일 정도였고 증시 영향도 미미했으나, 셧다운이 없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셧다운이 예상 외로 장기화한다면 고용, 물가 등 통화정책과 관련된 지표들을 확인할 수 없어 증시 불안감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②제롬 파월 의장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설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최근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이 "연준이 기준금리를 7%로 올릴 수 있다"며 공포감을 조성한 탓에 시장은 더더욱 연준 인사들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우리 시간 29일 오전 5시 워싱턴 지역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타운홀 미팅을 주재한다. '매파'적 발언이 나올 경우 미국 증시는 물론 연휴 이후 국내 증시도 출렁거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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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11년마다 팽이처럼 흔들... 천체물리학 난제 풀리나

막강한 중력으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천체인 블랙홀이 팽이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회전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관측됐다. 이 움직임은 11년마다 반복되고 있었는데, 블랙홀 안팎으로 빨려 들어가고 뿜어져 나오는 물질들 역시 같은 주기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을 포함한 국제공동 연구진이 28일(한국시간) 이 같은 사실을 담은 연구를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이 연구진에는 전 세계 45개 기관에서 79명의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2000~2022년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과 초장기선 어레이(VLBA),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 동아시아-이탈리아 우주전파관측망(EATING)을 통해 얻은 관측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진이 관측한 M78은 처녀자리 은하단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이다. 초대질량블랙홀은 대부분 은하 중심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체로, 많은 양의 물질을 빨아들이는 강력한 존재다. 그래서 주변에는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들이 뭉쳐져 보이는데, 이를 부착원반(accretion disk, 강착원반)이라고 한다.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질들이 빙글빙글 돌면서 하나의 원반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블랙홀 주변에 강한 자기장과 부착원반-블랙홀 사이의 상호작용 등을 통해 다시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물질의 흐름도 보인다. 이를 '제트'라고 하며, 제트는 보통 부착원반과 수직한 방향으로 방출된다. 이 같은 제트 방출 메커니즘은 그간 이론적으로만 존재해, 천체물리학의 주요 난제 중 하나로 꼽혔다. 초대질량블랙홀이 실제 회전하는지 관측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23년간 쌓인 M87 블랙홀의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블랙홀과 부착원반이 다른 회전축을 두고 움직이면서 제트가 11년 주기로 세차운동을 하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M87 블랙홀이 실제로 회전하고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추이 유주 중국 저장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은 "블랙홀과 부착원반의 회전축이 어긋난 정도가 비교적 작고 세차운동 주기가 길기 때문에 장시간에 걸친 고해상도 데이터의 분석으로 이런 성과로 이룰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노현욱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앞으로 EAVN 주도로 계속될 M87 모니터링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블랙홀의 새로운 현상이 발견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단독] 뒷수습에 99억 더! 잼버리 1493억 '청구서 폭탄'

정부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막판 뒷수습을 위해 ‘쌈짓돈’ 약 99억 원을 끌어다 쓴 것으로 확인됐다. 파행을 거듭하며 그때그때 혈세를 끌어다 쓴 결과, 결국 새만금 청구서는 1,493억 원에 이르렀다. 애초 계획보다 3배를 웃돈 것으로, 준비 부실‧졸속 운영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최근 국무회의를 열고 잼버리 막판 급조한 케이팝 콘서트 경비 등으로 지출한 일반 예비비 99억4,000만 원을 승인했다. 일반 예비비는 정부가 예측하지 못한 일에 대처하기 위해 편성한 일종의 비상금으로, 잼버리 뒷수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우선 사용한 비용 보전에 나선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상암 월드컵 경기장 보전 비용 등 콘서트 경비 지원에 16억6,000만 원이 들었고 지방자치단체 11곳의 숙박비 등에 약 82억8,000만 원이 쓰였다. 앞서 정부는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자, 잼버리 참가자 3만7,000명을 지난달 8일 조기 철수시켜 지방자치단체 11곳에 나눠서 수용했다. 잼버리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 1,022대와 잼버리 폐영일까지 5일간 마련한 체험 프로그램, 숙박비‧식비 등은 모두 지자체가 부담했다. 잼버리 폐막 후 정부는 이 수습비용 보전 방안에 대해 논의해 왔는데 약 83억 원의 예비비를 편성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약속한 실비 보전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 쓴 비용만큼 보전해 줬다”며 "지자체 여유예산, 특별교부세 등을 우선 끌어다 써 그나마 예비비는 최소화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각 지자체 숙소로 흩어진 잼버리 대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공공기관 직원 수당 등 제외된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쓰인 뒷수습 비용은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차출된 공무원 7,729명과 공공기관 직원 534명 인건비는 잼버리지원특별법에 따라 소관 부처와 기관에서 출장비, 초과수당 등으로 처리된다. 일반 예비비 집행 승인까지 이뤄지면서 비용과 관련한 잼버리 결산은 사실상 일단락됐다. 하지만 자금 투입 내역을 보면 난맥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필요할 때마다 부랴부랴 혈세를 끌어다 쓴 이력이 역력해서다. 2017년 8월 잼버리 대회 유치 당시 491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20년 12월엔 1.7배 늘어난 846억 원이 편성됐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 차례 추경을 통해 152억8,648만 원을 더 받아갔다. 개회식 이후에도 폭염과 벌레, 화장실 등 위생 문제가 제기되면서 정부 예비비 69억 원과 행안부 특별교부세 30억 원이 긴급 투입됐다. 이번에 승인·심의 중인 추가 예비비까지 포함하면 총 1,493억 원을 들였다. 준비 소홀로 쓰지 않아도 될 국민의 돈까지 쓰면서 국제적 망신을 산 셈이다. 향후 유사 사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준비부터 마지막 땜질 대응 전 과정에 투입된 혈세가 적절하게 사용됐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달 18일부터 돌입한 국무조정실과 여가부, 전북도 등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6일 ‘꿀 연휴’ 추석 때 뭐하지?

10월 2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올해 추석은 6일이라는 긴 '황금연휴'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연휴 기간 가족‧친척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개최된다.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알차게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봤다. 문화공연이나 전통문화 체험을 하고 싶다면 우선 서울을 주목해보자.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선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다양한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2023 서울거리예술축제’가 열린다. 서커스, 무용 등 공연은 물론이고, 설치 미술‧미디어 아트 등 34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한가위 축제 '추우석'이 28일~10월 1일까지 열리고, 운현궁에선 ‘한가위 민속한마당’(28일~10월 1일)이 개최된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 서울 소재 주요 박물관에서도 여러 추석맞이 행사가 마련돼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박물관 마당에서 ‘한가위 한마당’을 열고 풍물놀이 공연 등을 선보인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추석에는 공예를 추천해’라는 주제로 소원등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에선 송편비누 만들기 체험과 함께 국악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그림을 좋아한다면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덕수궁관‧과천관‧청주관)이 제격이다.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전관 무료 개방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기획전시실에선 이건희 컬렉션을 통해 기증된 피카소 도예작품 112점도 볼 수 있다. 보다 활동적인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야구장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추석 당일인 29일에는 프로야구 입장권을 최대 반값에 구할 수 있다. 이날 열리는 LG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잠실),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부산), 기아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고척) 등 3경기가 대상이다. 두산은 외야석 전체(5,800석)를 대상으로 50% 할인을, 롯데는 외야석 4,500석에 50%, 1루 내야 상단석 1,800석에 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경기별 할인 대상 좌석 정보는 구단별 티켓 예매 안내 공지와 구매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할 곳을 찾는다면 국가정원과 박물관, 과학관으로 가보자. 2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순천만국가정원 호수정원 공연장에선 매일 다채로운 대회가 열린다. 어린이 포켓몬 딱지 배틀과 신발 던지기, 엄마 팔씨름 대회 등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가 마련돼 있다. 연휴 기간 오천그린광장에선 김연우 콘서트(29일 오후 7시)와 이승환 콘서트(다음 달 3일 오후 7시) 등 매일 특별한 공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국립광주과학관에선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추석 당일 제외) 17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민속인형극(28일)과 사자탈춤 등 전통공연(30일), 가족사랑 캘리그라피(10월 1일) 등이다. 국립경주박물관도 같은 기간 ‘2023년 추석맞이 데굴데굴 박물관 여행’을 선보인다. 박물관 강당에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오늘이’가 상영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기존 영화에 화면을 설명해주는 음성해설과 대사, 음악 정보를 알려주는 자막을 넣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이다. 경남 고성공룡엑스포는 당항포관광지에서 다음 달 29일까지 진행된다. 7,000만 년 전 공룡을 찾아 시간여행을 떠나는 3차원(3D) 영상, 공룡들의 움직임과 함께 다양한 감각을 체험할 수 있는 4차원(4D) 영상, 한반도공룡발자국화석관의 360도 회전 영상 등 현대 기술을 활용해 여러 공룡 세계를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다. 조용히 사색의 시간을 갖고 싶다면 조선왕릉 숲길을 산책해보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 조선왕릉 숲길 8곳을 한시적으로 개방한다. 경기 남양주 광릉 복자기나무 숲길과 사릉 능침 뒤 소나무길, 파주 삼릉의 영릉~순릉 작은 연못 숲길, 여주 영릉의 외곽 숲길 등이다. 조선왕릉 숲길은 2019년부터 봄·가을에 기간을 정해 일반에게 공개되고 있으나, 올해는 길어진 추석 연휴에 보다 많은 국민들이 조선왕릉 숲길을 즐길 수 있도록 28일부터 조기 개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