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만 차도 내 혈당 얼마인지 알 수 있는 시대 오나

2024.04.27 16:00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출시되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7'부터 혈당 모니터링 기능이 지원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5일 뉴스룸을 통해 자사의 건강관리 플랫폼인 삼성 헬스 자문위원들이 디지털 건강관리 산업의 미래를 조망하고 웨어러블(신체에 착용하는 IT기기)의 역할을 논의하는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 인터뷰는 11일 혼 팍 모바일경험(MX) 사업부 디지털헬스팀장이 자문위원과 만나 진행됐다. 내용을 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밀스-페닌슐라 메디컬센터 당뇨병연구소의 데이비드 클로노프 소장은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혈당 모니터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건강 지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혈당 데이터를 수면·혈압·신체활동 등과 결합하면 종합적인 관점에서 건강을 이해하고 당뇨와 같은 잠재적인 질환에 대한 조기 신호를 파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목을 두고 업계에선 공개를 앞둔 갤럭시워치7 등 웨어러블 기기에 혈당 모니터링 기능이 포함될 것임을 암시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일상 기기를 활용한 혈당 관리는 당뇨 환자들의 숙원이기에 업계 내에서도 관심이 많다"면서 "스마트워치가 측정하는 다른 지표들을 혈당 데이터와 결합해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면 당뇨 진단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카카오헬스케어가 2월 출시한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도 AI를 바탕으로 당뇨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갤럭시워치와 애플의 애플워치 같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피부를 뚫지 않는 비(非)침습 방식의 혈당 측정 기능까지 갖출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월 비침습 방식으로 하는 혈당 측정은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이를 허가하지 않을 방침을 알렸기에 혈당 측정 기술이 당장 올해 나올 제품부터 적용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갤럭시워치에 추가될 AI는 당뇨 외에도 건강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명진 삼성의료원 AI연구센터장은 "웨어러블 제품과 AI를 통해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핵심 정보만을 손쉽게 파악한다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 말했다. 메디컬 분석 플랫폼 '비키퍼 AI'의 마이클 블룸 최고경영자(CEO)도 "부정맥과 고혈압처럼 위험도가 높은 질병은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예방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면서 "AI 기반의 웨어러블은 일상생활에서 실천 가능한 메시지를 제공해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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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이래도 25만 원 지급?"... '깜짝 성장'에 목소리 높인 기재부

거대 야당이 25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 명분으로 내건 경기침체와 달리 1분기 한국 경제가 ‘깜짝 성장’하자 정부가 재차 반대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체감 경기가 여전히 얼어있는 만큼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두고 야당과 정부의 기싸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윤인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분기 국내총생산(GDP) 관련 기자설명회를 열어 “(야당에서) 경제 위기로 민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지금을 경기침체 상황으로 보긴 힘들다. 오늘 숫자(1분기 성장률)로 그게 더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3%로,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2.2%) 상향 조정까지 시사한 만큼 경제침체 명분으로 전 국민에게 25만 원씩 주자는 야당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실제 기재부는 이번 성장률에 대해 ‘한국 경제의 성장 경로에 선명한 청신호’라는 평가를 내놨다. 윤 국장은 “회복세가 본격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수출 개선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도 점차 확대돼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무 부처인 기재부는 줄곧 민생회복지원금에 반대 입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18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은 보통 경기침체가 올 경우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현시점에서 추경을 편성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美 '공대 아름이'는 어떻게 대나무 천장을 뚫었을까

'공대 아름이'는 여학생들이 대학 공학계열에 진학하는 비율이 유난히 낮은 사회적 현상이 함축적으로 담긴 말이다. 2008년 TV 광고에서 과내 '홍일점' 역할로 등장한 아름이가 별명의 주인이었다. 그 뒤로 여학생들의 공대 진학은 소폭이나마 늘었다. 2013년 18.2%였던 여성 공학계열 재학생 비중은 10년 새 23.3%(2022년 기준)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여전히 과학기술연구개발기관에서 여성이 승진을 하거나(17.6%), 관리자로서 보직을 맡거나(12.5%), 대형 연구를 책임지는 비율(8.3%)은 20%를 밑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6월 미국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새뮤얼리 공대 학장에 한인 여성인 박아형(51) 전 컬럼비아대 교수가 선임됐다는 낭보였다. 한인 여성이 UCLA 공대뿐 아니라, 미국 주요 공대 학장에 오른 것은 박 교수가 최초다. 국내에서 고교 시절을 보내며 화학 교사를 꿈꿨던 소녀는 어떻게 공고한 미국의 '대나무 천장'(아시아계 고위직 상승을 막는 장벽)을 뚫고 200여 명의 교수와 6,500여 명의 학생을 이끄는 자리에 올랐을까.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만난 박 학장은 자신을 '기후 변화 전문가'로 소개했다. 처음에는 화학공학을 전공했는데,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본격적으로 탄소 포집과 저장, 활용과 관련된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박 학장은 "2000년 시작한 박사과정에서 지도교수를 만나 에너지 분야를 접했을 때만 해도, 에너지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연구는 거의 없었다. '친환경'이나 '녹색'과 같은 용어만 간혹 등장하던 시절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그때 몇몇 논문에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접했고, 내 연구 분야가 화학무기를 만드는 것처럼 누군가를 해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방향이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후 박 학장은 2007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후변화 연구를 이끌었다. 교내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연구하는 렌페스트 센터장도 맡았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으로 기후변화와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박 학장의 연구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7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탄소 포집·활용·저장 관련 국제 워크숍에서 토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컬럼비아대에서도 그는 학과 내 유일한 여성 교수였다. 학장에 취임한 뒤 그의 목표는 한 걸음 더 확장됐다. 학내 다양성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더 다양한 사회 일원들이 고급 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닦는 것이다. 박 학장은 "지난해 UCLA 공대에 입학한 여학생 비율이 처음으로 40%를 넘었다"면서 "UCLA는 여성뿐만 아니라 특히 히스패닉 학생들을 지원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구성원의 다양성을 추구하면 연구의 질이 떨어진다는 말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이런 말이 나오지 않도록 다양성 추구를 통해 연구의 질까지 높이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박 학장은 국내에서도 더 많은 여성들이 공학의 문을 두드리길 원한다고 했다. 특히 이공계 학생들이 성적순으로 의대에 진학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와 상관없이 높은 소득이나 안정성 때문에 의대 진학을 선택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건 매우 행복한 일인데, 학생들이 그런 선택을 하지 못하는 건 슬픈 일"이라고 진단했다. 박 학장은 "단순히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직업의 귀천과 노동의 가치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친환경 지구의 ‘불편한 동거’

“에너지 분야에서 획기적인 돌파구가 없다면 인공지능(AI) 시대를 실현할 방법은 없다.” 대안 마련이 시급하단 얘기였다. 사실상 AI 시너지 극대화의 선결 과제를 에너지 효율성으로 단정하면서다. 지난 2022년 11월 말 출시, 생성형 AI 시대를 개막한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단언한 경고성 메시지다. 그는 지난 1월 중순,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향후 생성형 AI 시대엔)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전력이 소비될 것”이라며 우려한 현실적인 진단이다. 그는 이어 “핵융합이나 저렴한 태양열 발전, 저장시설들은 환경친화적인 측면에서 (생성형 AI 서비스에) 희망적이다”라며 “이 분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로부터 3개월여 만인 지난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선 유명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비츠와 함께 재생에너지 스타트업 엑소와트에 2,000만 달러(한화 약 280억 원)를 투자한 올트먼 CEO의 소식이 전해졌다. 그의 이번 투자는 향후 AI 데이터센터 구동에 필요한 에너지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WSJ에 따르면 빅데이터 센터에 필요한 전력 수요 해결을 위해 설립된 엑소와트에선 저렴한 비용으로 24시간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모듈 개발에 성공했다. 올트먼 CEO는 앞선 2021년 당시 핵융합 발전으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스타트업 헬리온에 3억7,500만 달러(5,178억 원)를 투자한 바 있다. 생성형 AI 열풍 이면에 드리운 친환경 이슈가 갈수록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방대한 학습 훈련 기반의 생성형 AI 서비스엔 최첨단 데이터센터 운영이 필수적인데, 이 센터에 필요한 에너지 문제 해결 또한 간단치 않아서다. 특히 생성형 AI 서비스 업데이트 속도가 가파르게 진행될수록 데이터센터 운영 에너지에 대한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당시 460테라와트시(TWh)로 집계됐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6년엔 620~1,050TWh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당장, ‘전기 먹는 하마’로 유명한 AI를 감당하기엔 전력 사정이 녹록치 않다. 지난 2월 말, IEA 자료를 인용한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전력 소비에서 데이터센터와 전송망 비중은 많게는 각각 1.5%에 달했다. 이들의 전력 총합은 브라질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근접한 수준이다. 1개의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전기의 경우엔 일반 가정 100가구 연간 사용량을 초과한다는 게 IEA의 추산이다. 생성형 AI 핵심인 거대언어모델(LLM)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력 사용량이 일반적인 디지털기기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보다 월등해서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트렌드인 친환경과 배치된 부작용 차단에 있다. 무엇보다 생성형 AI의 기술 진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이 과정에서 파생된 역효과를 차단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한 형편이다. 생성형 AI의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최근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 AI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세계적으로 기업이나 산업, 국가 전반에 걸쳐 AI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993년에 설립된 엔비디아는 생성형 AI 핵심인 GPU 전문 제조업체로, 세계시장에서 7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AI 컴퓨팅에 의해 광범위한 기후 위험이 초래될 것”이라며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 기반의 전략으로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기후)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전한 블룸버그통신의 우려에 힘이 실린 배경이다. 실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소유한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이 탄소 저감을 포함한 기후 대응에 나섰지만 대세인 생성형 AI 열풍으로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글로벌 기업들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태양광이나 풍력까지 활용하면서 친환경에너지 사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생성형 AI 사용이 폭증한 현시점에 역부족인 것도 사실이다”라고 귀띔했다. 생성형 AI의 태생적인 갈증 해소 또한 예삿일은 아니다. 생성형 AI 근간인 데이터센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선 센터 내부의 열을 식히는 냉각수가 필수적인데, 이 냉각수 물량이 만만치 않아서다. 생성형 AI 대중화에 따른 데이터센터의 급증세를 감안하면 환경 파괴의 요인으로 지목될 냉각수도 늘어날 게 뻔한 상황이어서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리버사이드캠퍼스 연구진은 최근 유명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점점 심해지는 담수 부족 위기와 길어지는 가뭄, 빠르게 노후화되는 수자원 인프라 등과 관련해 AI 모델의 비밀스러운 '물 발자국'을 알아내고 대응할 중요한 시기다"라고 지적했다. 오픈AI의 생성형 AI인 챗GPT-3 버전에서 10∼50개 질문에 답변하려면 500밀리리터(㎖) 가량의 물이 사용되고, 이 보다 더 개선된 성능의 챗GPT-4에선 더 많은 물이 필요할 것이란 자명한 예측을 염두에 둔 염려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AI 데이터센터 냉각용 수요로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물의 양이 2027년까지 42억∼66억 세제곱미터(㎥)에 달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이 규모는 연간 영국 물 소비량의 절반 수준이다. 고사양 AI용 데이터센터 확충에 나선 주요 기업들의 2022년 기준, 물 사용량도 MS는 전년대비 34%, 구글은 22%, 메타(옛 페이스북)는 3%씩 늘었다. 급기야 생성형 AI에서 비롯된 물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주와 웨스트니모인 지역 주민들은 최근 오픈AI를 상대로 진행한 소송에서 챗GPT-4 버전 테스트 마감 1개월 전, 해당 지역의 전체 물 사용량의 6%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오픈AI 측은 "생성형 AI의 최신 버전 테스트에 물이 많이 드는 것을 인정하고 효율성 개선 노력도 하고 있다"며 "(생성형 AI의) 거대언어모델(LLM)이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