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세상을 보는 균형

신상진 "시민이 원하는 곳엔 적자 보더라도 예산 투입"

2023.11.30 04:30

“시민의 소중한 세금을 시민이 필요로 하는 곳에 사용하는 것이 단체장의 당연한 책무 아니겠습니까.”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이 지난해 7월 당선된 뒤 누차 강조했던 부분이 ‘예산 절감’이다. 1990년대 성남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무리한 공약을 지키겠다거나 선심성 집행으로 흥청망청 혈세를 낭비하는 전임 시장들을 쭉 지켜봤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시장 집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한 그는 “예상은 했지만 시정 활동을 해보니 예산 낭비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왕저수지 산책로 조성(토지보상비 1,300억 원, 사업비 200억 원)과 판교구청 부지 헐값 매각(당시 매각대금 8,700억 원, 현 시가 1조5,000억 원 규모) 등을 언급했다. 신 시장은 취임 후 1년 4개월 동안 예산 효율을 실천에 옮기려 애를 썼다. 모란 5일장 주차난 해소 과정에서 행정절차 변경만으로 사업비를 20분의 1로 줄인 일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원래 담당 부서에서는 230억 원 규모의 주차타워(100대 규모)를 기획했다. 그러나 신 시장은 “5일에 한 번 열리는 장을 위해 그렇게 큰 예산을 투입할 수 없었다”며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 모란시장 인근 완충녹지를 일부 해제하니 공사비가 8억 원밖에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예산의 효율화라고 해서 무조건 줄인다는 것이 아니라 시가 적자를 보더라도 시민을 위해서라면 과감히 쓰겠다는 게 신 시장 지론이다. 그러면서 성남시립의료원 위탁 운영 전환 방침을 공식화한 것을 거론했다. 일각에선 의료원이 위탁 운영되면 시민 건강권이 훼손되고, 건강 불평등이 심화될 거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신 시장은 “위탁 운영 전환 조건 중 하나가 비급여 항목에 시가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의료수가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차상위계층 등의 비급여 진료 및 치료에 시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시민의 병원비 부담을 줄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의사도 못 구하는데 어떻게 진료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2020년 7월 개원 뒤 의사직 정원 99명 중 55명만 근무해 결원율이 44.4%에 이르고 하루 평균 입원환자 수도 100여 명에 불과해 병상 활용률이 20% 안팎에 그치는 등 지금 체계로는 성남시민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민간병원 위탁이 아닌 유수의 대학병원 위탁으로 제한한 것도 전공의, 전문의 등을 수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위탁 운영이 민영화 추진과 다름없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도 “위탁 운영을 호도하기 위한 논리”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성남시는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한 첨단 산업도시 메카이자, 국부를 창출하는 산업 중심지”라며 “도시 발전 가능성과 자긍심, 미래 과제 등이 산적해 있는 만큼 성남시를 미래 최고의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서울 중구, 아파트에 '찾아가는 보건소'… 주거지서 건강관리 한 번에

서울 중구청이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주민 건강을 챙기는 '찾아가는 건강 관리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구는 관내 세운 푸르지오 헤리티지 아파트를 시범운영 대상지로 선정하고 11일 직접 단지를 찾아 건강검진과 상담을 진행했다. 중구 보건소 소속 한의사와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 10명 의료진이 입주민 40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위험 요소와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 방법을 설명했다. 또 대사증후군 및 체성분 검사 결과에 따라 개인별 건강 관리, 영양 섭취, 운동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구는 위험 요인이 있는 주민들에겐 1년 동안 건강 관리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구는 이번 검진에 참여한 주민 만족도가 4점 만점에 3.8점으로 높았던 만큼 향후 수요 조사 등을 토대로 대상 아파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평소 건강을 위해 시간을 따로 내지 힘든 분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많은 주민들이 건강 관리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 웹툰·게임·영상·XR·미디어를 '미래 먹거리'로

서울시가 웹툰ㆍ게임ㆍ영상 등 5개 유망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다.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국력인 시대에, 제조업 비중이 10%에 불과한 시가 내놓은 ‘고용 없는 성장’의 해법이다. 서울시는 ‘확장현실(XR), 영상, 미디어, 웹툰, 게임ㆍe스포츠’를 5대 핵심 산업으로 지정하고, 집중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서울 창조산업 비전'을 29일 발표했다. 창조산업은 창조성과 지식자본을 핵심 요소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창조산업 시장 규모(매출액)는 148조 원으로, 전 세계 7위다. 특히 콘텐츠 산업은 매년 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먼저 2028년까지 창조산업의 성장기반이 될 산업별 인프라가 상암(XR, 1인미디어, 게임), 목동(뉴미디어), 충무로(영상), 남산(창조산업허브)에 16.7만㎡ 규모로 조성된다. 상암동에는 콘텐츠 창작자들의 작업공간인 ‘창조산업 스토리센터(77,190㎡’)’와 디지털 전환의 핵심기술인 ‘XR센터(29,759㎡)’가 2026년에 문을 연다. 영화ㆍ드라마ㆍ웹툰ㆍ애니 등 창조산업 분야의 작가, PD, 감독, 제작자에게 창작활동 공간을 제공하고, 중‧소 제작사들에게 ‘기획ㆍ개발ㆍ제작’ 전 과정을 지원할 방침이다. 수출과 고용 창출의 핵심 산업으로 여겨지는 게임ㆍ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한 시설 ‘서울게임콘텐츠 창조 허브(3만6,341㎡)’도 2028년 상암동에 마련된다. 한국 영화산업의 메카나 다름없는 충무로에는 ‘서울영화센터’가 2025년 개관한다. 다양한 주제의 국제영화제가 연중 개최되고, 국제 필름마켓을 통해 제작자와 투자자에게 비즈니스의 기회를 제공한다. 목동에는 기독교방송(CBS) 재건축 시설을 통해 ‘뉴미디어 창업 허브’가 들어선다. 첨단 확장현실(XR) 스튜디오에서 콘텐츠를 제작, 편집과 후반작업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1인 미디어를 비롯한 뉴미디어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상암ㆍ목동ㆍ충무로에 흩어진 각 분야 거점들을 유기적으로 연계ㆍ지원하는 창조산업 컨트롤타워인 ‘서울창조산업 허브(1만6,127㎡)’는 남산에 2027년 문을 열 예정이다. 시는 이 시설들을 통해 연간 창조산업 인력 2,000명 양성과 지적재산권(IP) 5,000개 발굴, 1억 달러 계약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울러 콘텐츠와 인공지능(AI), XR 등 차세대 기술이 결합된 연구개발(R&D)에 5년간 2,000억 원을 지원하고, 2026년까지 6,000억 원의 펀드를 만들어 창조산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텅장'된 통장... 재테크 비결 알려주는 '서울 영테크'가 있어요

결혼 2년 차 부부 박주안(34)씨와 배우미(31)씨는 의료 콘텐츠를 다루는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업을 한다. 하지만 고물가로 인해 사무실 운영비가 늘어나고 인건비도 높아지면서, 흑자를 내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당연히 저축은 언감생심. 평소 가계부도 쓰고 있으나 도대체 어디서 돈이 새는지 행방을 찾긴 힘들었다. 그러던 부부는 우연히 접한 '서울 영테크' 프로그램을 통해 세 차례 재무상담을 받았다. 박씨는 "처음엔 도움이 될까 의구심이 들었지만, 인생설계를 새롭게 했다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배씨도 "남편과 내 집 마련 및 자녀계획 문제도 깊이 있게 의논하면서 부부 사이도 한층 가까워 졌다"고 거들었다. 자산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을 위해 맞춤형 재무상담과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서울 영테크'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목표 참가자를 넘기는 등 청년들의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 내년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영테크는 19~39세 서울 거주 청년 대상 프로그램으로 2021년 처음 시작됐다. 올해 4월부터 이달까지 진행된 1대 1 재무상담에는 총 1만594명이 참여했다. 서울에 근무하는 군장병 837명도 재무상담을 받았다. 참가자 만족도도 높다. 3,066명에게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평점은 5점 만점에 4.89점이었다. 전문 상담사가 특정 금융상품에 대한 권유 없이 무료로 재무상태를 점검해 주는 식이다. △좋은 집 실전 계약 △재무 관리 △투자 △기초지출관리 등 '영테크 클래스' 금융교육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는 최근 일부 청년들이 위험성 높은 투자에 빠지거나 과도한 소비를 조절하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된다고 보고, 이 사업을 보완·확대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이 자가재무진단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한편, 신규 상담자 대면상담 횟수를 늘리고, 기초 경제용어를 공부할 수 있는 자료집도 제작할 예정이다. 영테크 상담사 박수연 재무설계사는 "청년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가상화폐 등 무리한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자영 서울시 청년사업반장도 "지원 시스템을 체계화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청년들이 스스로 일어설 환경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