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유튜버 허우령씨 KBS 앵커됐다

2023.03.30 15:38

유튜버로 활동 중인 시각장애인 허우령(24)씨가 KBS 앵커가 됐다. KBS는 30일 허씨를 제7기 장애인 앵커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달 3일부터 'KBS뉴스12' 코너인 '생활뉴스'를 진행한다. 별도의 취재, 콘텐츠 제작 등으로 차츰 방송 영역을 넓혀 갈 예정이다. 허씨는 "다양성을 존중하며 소외되는 계층 없이 우리 사회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비춰 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뉴스 진행을 위해 그는 안내견 '하얀이'와 매일 함께 출퇴근할 예정이다. 14세 때 시각장애를 갖게 된 허씨는 시각장애 특수학교 방송부 아나운서와 학생회장을 맡았다. 2021년엔 장애인식개선 교육 전문 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한국 최고의 철학교사가 말하는 "왜 일상에서 철학을 해야 하는가"

"쓰고 싶은 것이 무궁무진한데, 빨리 죽을까봐 겁이 납니다." 27년째 서울 중동고에서 철학교사로 재임하면서, 동시에 철학 교양서만 무려 20권을 낸 안광복(53) 교사. 그가 이번에는 현대 철학 입문서로 돌아왔다. 알프레트 아들러, 자크 라캉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사상가 26인을 선정해 그들의 주요 사상과 핵심 개념을 실생활에 빗대어 알기 쉽게 풀어낸 책 '처음 읽는 현대 철학(어크로스 발행)'을 최근 출간했다. 안 교사를 23일 전화로 만났다. 플라톤,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하면 쉽게 떠오르는 고대의 사상을 익히기도 쉽지 않은데 왜 '현대 철학'을 알아야 할까. 안 교사는 경쟁이 치열하고 생존이 절박해져 멀리 내다볼 수 없는 현대 사회를 '정신적 근시' 상태로 본다. 그 속에서 개인은 그저 적응하고 있을 뿐, 더 나아가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 그때에 무기가 될 수 있는 것이 '철학'이다. "흔히 현대 철학은 너무 난해하다고 해요. 현대 사회의 문제가 난해해졌기 때문에, 이를 푸는 해법도 어려워진 거죠." 책은 그래서 현대 철학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예컨대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 명명한 '위험사회'와 그 사상을 설명하면서, 코로나19나 기후 위기 같은 현재적 사례를 끌어오고 더 나아가 성찰하는 개인이 일상 속에서 행할 수 있는 실천을 제시하는 식이다. 멀게만 느껴지는 존 롤스의 '정의론'도 한국 사회의 금수저 담론으로 명쾌하게 풀어낸다. 마셜 매클루언처럼 엄밀한 기준으로는 '철학가'에 포함되지 않는 인물도 꽤 있다. 학계에서 철학자로 보지 않더라도 사상적으로 현대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면 함께 수록됐다. 그는 스스로를 철학 연구자가 아닌 '임상 철학자'라 부르는 것을 즐긴다. 철학은 문명의 기초를 이루는 정신적인 기반이요, 일상에서 철학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실천 방법이라 믿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철학이 우리의 삶을 정말 바꿀 수 있을까. 안 교사는 "아무리 챗GPT 같은 것이 나오는 세상이라도 정신의 근력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왜 살아야 하는지, 사회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은 무엇인지, 진리란 무엇인지'라는 인생의 근원적 물음을 짚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철학이 일상과 결코 멀지 않다고도 설명한다. 하나, 바쁜 직장인에게 철학공부까지 요구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 자신 역시 1996년부터 직장 생활을 하고 있기에 그 마음을 잘 안다고 덧붙인다. "하루 종일 일하고 나면 책, 그것도 철학책은 읽기 싫죠.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바쁜 시간을 빼내서 큰 부담 없이 철학할 수 있는 책을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는 철학을 대중에게 쉽게 소개하기 위해 오후 8시에 취침해 새벽 2시부터 3시간 30분 동안 읽고 집필하는 생활을 30년 가까이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쓰고 싶은, 가슴 뛰는 주제가 많다는 안 교사에게 오늘날 함께 사는 시민들이 왜 철학을 삶에 들여야 하는지 물었다. "인생의 '작전타임'으로 철학만 한 게 없어요. 계속 뛰기만 해서는 엉뚱한 곳으로 갈 수 있거든요. 뛰다가도 가끔 멈춰서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철학이 바로 그런 작업인 거죠."

프로야구 144경기 '각방' 방송하는 부부 BJ..."편파중계도 정확하고 깊이 있어야죠"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는 특별한 프로야구 중계가 있다. 특정 팀의 팬을 자처하는 BJ(인터넷방송 진행자)와 시청자들이 함께 경기를 보면서 대화하고, 이길 땐 기뻐하고 질 땐 서로를 위로한다. 선수 타석에 맞춰 BJ가 등장 음악과 응원가도 틀어주며 '직관 같은 집관(집에서 관람)'을 한다. 아프리카TV에서 기아 타이거즈 응원 '편파중계'를 진행하는 소대수캐스터(본명 소대수·38)와 한화 이글스를 응원하는 장아나(본명 장나래·30)는 아프리카TV에서 2009년부터 뜨기 시작한 프로야구 '편파중계'의 대표 BJ들이다. 더 특이한 점은, 두 BJ가 서로 응원팀은 다르지만 한지붕 아래 서로 다른 방에서 중계 방송을 하는 부부라는 사실이다. 27일 경기 성남시 판교 아프리카TV 본사에서 만난 두 BJ는 아프리카TV 편파중계 장점을 '다양성'으로 꼽았다. BJ 스타일에 따라 방송 분위기, 채팅방 공기가 다채로워진다. 장아나는 "좋아하는 방송 스타일에 따라 시청자가 BJ를 고르고 성향이 맞는 시청자들과 함께 경기를 즐길 수 있다"면서 "같은 프로야구 경기여도 중계방 분위기에 따라 확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본래 프리랜서 아나운서 출신인 두 BJ의 강점은 '정확하고 깊이 있는 방송'이다. 과거 아프리카TV의 편파중계가 응원팀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경향이 있었다면 요즘은 중립적 입장에서 중계하되 응원팀의 잘하는 플레이를 함께 응원하고 기쁨을 나누는 방식이 주류다. 소대수캐스터는 "시청자들은 팀도 좋아하지만 야구 자체를 즐긴다"면서 "상대 선수도 잘했다고 인정하면서 중계 자체는 중립적으로 하되 관심이 응원팀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응원팀 특화 방송'인 만큼 두 사람은 시청자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응원팀의 주요 멤버뿐 아니라 퓨처스(2부) 리그, 부상 선수 정보까지 다 챙긴다. 각 팀을 전담하는 스포츠 기자들을 초대해 선수와 구단 관련 뒷얘기까지 나눈다. 소대수캐스터는 "BJ 중계의 특징은 즉문즉답"이라면서 "시범경기 기간에는 지난 시즌과 팀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새로 보는 선수, 팀 전력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장아나는 "시청자 입장에서 저희는 기아, 한화라는 구단의 정보를 얻는 창구이자 '나'를 대신하는 빅 팬인 셈"이라고 말했다. 추구하는 방송의 분위기는 부드러운 편. 못하는 선수들에 대한 비난도 자제한다. 소대수캐스터는 "공격적으로 비판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도 있는데 저희 방에선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해결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장아나는 "응원팀인 한화가 그동안 쉽지 않은 팀이라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 주는 방송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응원팀이 한 시즌 치르는 144경기를 빠뜨리지 않고 함께 보니 BJ와 시청자 사이는 끈끈할 수밖에 없다. 소대수캐스터는 "기아가 우승했던 2017시즌에 시청자들과 함께 연탄 봉사 활동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많은 분들이 와 주셨고 연탄도 기부해 주셨다"며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슬픈 일로 방송을 힘들어할 때 둘을 일으켜세운 것도 시청자였다. 장아나는 "반려견을 급작스럽게 떠나보내게 됐는데 팬들이 자기 일처럼 위로해 주셨다"면서 "시청자들이 잡아주지 않았다면 방송을 못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 BJ가 부부라는 점도 그 자체로 이야깃거리를 만든다. 두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각각 기아와 한화의 팬이기도 하지만, 소대수캐스터와 장아나의 팬이기도 하다. 장아나는 "기아 팬이면 한화가 상관없을 텐데 한화가 이기면 좀 더 기뻐해 주고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두 팀이 맞대결하는 날이 신경이 쓰일 때도 있지만 그마저도 상승 작용이 있다. 소대수캐스터는 "방송이 힘들다고 느끼는 날이 있는데 (장아나가) 바로 옆방에서 목소리를 크게 내고 흥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BJ는 겉으로는 쉬워 보이지만 사실 고된 직업이다. '인터넷방송인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소대수캐스터는 익숙한 듯 "항상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답했다. "강력한 의지로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장아나는 "유명 방송인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기존 방송이 프로그램만 하고 끝나는 방식이라면 BJ는 삶이 곧 방송이라 제 자신을 더 많이 보여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정신적으로도 힘들다"며 "아무리 관리를 해도 방송 분위기를 엉망으로 만드는 악성 채팅을 어쩔 수 없이 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둘은 BJ가 '좋은 직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도 시청자와 야구 시즌 내내 희로애락을 함께할 수 있어서다. 소대수캐스터는 "일에 즐거움이 바탕이 되니까 행복하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청자들의 응원 덕에 방송을 이어갈 수 있고 존중받으면서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장아나는 "우리에겐 시청자들이 사장님이자 PD님이고 가장 큰 존재"라고 힘주어 말했다. 둘은 인기 BJ로서 비교적 수입이 많은 편이지만 일정치는 않다. 야구 중계 중심 BJ인 둘은 비시즌에는 시청자 수가 확 줄기 때문에 수익도 감소한다. 이 때문에 여자배구와 농구 등 다른 종목도 중계하고 BJ들끼리 모여 겨울 콘텐츠를 구상하기도 한다. 편파중계 BJ라 팀의 성적이 그 시즌의 수입을 결정하는 측면도 있다. 응원팀이 흥하면 방송도 흥한다. 두 BJ는 2017년 말에 결혼을 했는데 마침 그해 기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서 수입이 치솟았다. 장아나는 "시청자들도 농담처럼 기아가 우승으로 결혼시켰다고도 한다"며 "한화가 (2018년) 가을 야구에 갔을 때도 살림살이에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수입 측면이 됐든, 팬의 입장이 됐든, 응원 구단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길 간절히 바란다. 소대수캐스터는 "기아는 중위권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하나 3위 이상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아나는 "한화는 '올해는 다르다'고 하고 싶다"며 일단 "탈꼴찌를 원하고 5위 싸움도 오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신임 대표이사에 이희정 전 한국일보 미디어전략실장

미디어오늘 새 대표이사로 이희정 전 한국일보 미디어전략실장이 선임됐다. 이 대표이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29일 임기를 시작했다. 이 대표이사는 미디어오늘 발행인과 편집인을 겸임하게 된다. 임기는 3년이다. 이 대표이사는 1991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뒤 문화부장, 사회부장, 논설위원, 미디어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