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세상을 보는 균형

동물이 건강한 집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고양이 백내장 어떻게 치료하는게 최선일까요?

A. 안녕하세요. [24시 센트럴 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자 [24시간 고양이 육아대백과]의 저자인 김효진 수의사입니다. 이번엔 고양이가 백내장을 진단받아 걱정이 크신 보호자분이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백내장이 심해지면 고양이는 시력이 떨어져 작은 물건을 잘 찾지 못하고, 물건 모서리에 부딪히는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양이 눈에 발생하는 백내장이란 어떤 질환일까요? 백내장이란 눈의 구조 중 수정체(멀고 가까운 물체를 볼 때 초점이 잡히도록 원근 조절해주는 렌즈)가 하얗게 혼탁해져 시야를 가리는 질환을 말합니다. 질병의 심도에 따라 아래와 같이 1~4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백내장 초기엔 통증이나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하지 않지만, 질병이 진행되면 상당한 시력 저하뿐 아니라 합병증을 초래해 눈을 잃게(심할 경우 안구 적출) 될 수도 있습니다. 백내장은 어두운 곳에서 불을 비추었을 때 눈동자가 뿌옇게 관찰되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는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소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때 안과 검사도 꼭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렇다면 고양이에게 백내장이 유발되는 원인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먼저 유전적인 소인이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히말라얀, 버만, 브리티쉬 숏헤어 같은 품종들은 백내장이 유발되기 쉽습니다. 또 외상이나 염증, 특히 고양이는 눈 안 혈관 구조에 염증이 생기는 포도막염이 있는 경우 백내장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뿐 아니라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도 백내장이 유발될 수 있기에, 평소 적절한 건강관리를 해주는 것이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백내장이 생긴 경우라면 가장 권고되는 치료 방법은 수술입니다. 수술법은 ‘수정체 유화술(phacoemulsification)’이라 불리는데요. 수술용 초음파 기구를 이용해 변성된 백내장을 제거하고 흡인(빨아들임)해 기존 수정체를 없애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입니다. 백내장의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해 안약을 점안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큰 편은 아니기에 백내장에서 원칙적인 치료는 수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수술은 보호자분이 걱정하시는 것처럼 전신마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위험도가 동반됩니다. 건강 상태가 좋은 경우 마취 위험도는 낮지만,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위험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마취 후 기저질환이 심화되거나, 수술 후 염증 관리를 위한 약물 등이 건강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 때문에 노령묘라면 수술을 진행하기 전에 기저질환을 세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연자분의 고양이는 간식을 잘 찾아 먹지 못하는 등 시력 저하가 이미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백내장이 상당히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고, 특히 양측으로 백내장이 진행되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11살이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검진상 건강한 것으로 진단되었다면 기대 수명이 길기 때문에 수술의 이점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습니다. 다만 간략한 검진으로 건강상태를 평가해서는 안 되고, 질병을 조기에 평가할 수 있는 충분한 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진단해야 안전합니다. 만약 검진상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면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백내장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지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고령의 고양이 경우 초기 백내장은 그 자체로 통증이 없고, 시력 저하를 유발하지 않아 이런 식으로 경과를 관찰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고양이는 사물을 판단할 때 시력에 의존하는 정도가 사람에 비해 낮습니다. 또 후각, 촉각 등 다른 감각을 잘 이용하기 때문에 시력이 저하된 경우에도 생활환경이 크게 변화하지 않으면 평소와 다름없는 수준으로 삶의 질이 유지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백내장이 심해지는 경우 이차적인 염증이 발생하거나, 안압이 상승하는 녹내장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눈 상태를 잘 체크하고 주기적으로 안과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편 눈이 혼탁해 보인다고 모두 백내장은 아닙니다. 각막(홍채와 동공을 보호하는 눈 앞쪽의 투명한 막)이 혼탁해지거나, 염증으로 인해 전안방(눈알 안의 홍채와 각막 사이의 빈 곳)이 뿌옇게 변하는 경우, 핵경화(수정체 섬유가 노화되는 것) 등도 육안으로 눈이 혼탁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임의로 백내장으로 진단해서는 안 되고, 고양이 눈에 변화가 보인다면 꼭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일부 안과 질환에서는 수일 이내에 시력이 소실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아 검진받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고양이의 눈은 우주를 닮아 너무 아름다운데요. 이런 아름다운 눈이 혼탁해지고, 더 나아가 시력이 떨어져 고양이가 고생한다면 보호자의 마음은 너무 안타까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연자분의 선택에 이번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고양이가 건강을 회복하고 오래오래 보호자분과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유기동물 구조기

선한 눈빛의 수리산 누렁이 '산이'... 주민들이 살렸다 [유기동물 구조기]

공원이나 야산을 돌아다니는 떠돌이개는 어떤 이에게는 연민의 대상이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떠돌이개 중에는 사람을 잘 따르는 경우도 있지만 떠돌이개의 후손으로 아예 사람과의 관계 형성이 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사람을 따르지 않고 민가에 피해를 줬거나 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떠돌이개들을 '야생화된 유기견'이라 구분한다. 그리고 포획 후에는 통상 일정 기간(10일) 보호하고 이후 안락사하는 유기견과 같은 절차를 따른다. 떠돌이개는 대부분 믹스종이면서 중대형견으로 입양순위에서 밀려 보호소를 빠져나갈 가능성은 낮다. 이는 성견이든 강아지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러한 떠돌이개를 외면하지 않은 시민들이 있다. 개의 선한 눈빛과 마주친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음식을 나눠주며 개를 챙겼다. 시민들의 노력 덕분에 떠돌이개는 안락사 대신 해외에서 새로운 견생을 살 준비를 하게 됐다. 경기 군포시 수리산 산책로 일대에 갈색 털의 떠돌이개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올해 4월 초. 개를 목격한 사람들은 저마다 지역 주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에 글을 올렸다. 대부분은 개의 보호자를 찾거나 안전을 걱정하는 내용이었지만 불편함이나 두려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개를 직접 본 사람들 대부분의 반응은 "개의 눈빛이 선하다"였다. 수리산 둘레길을 자주 산책하는 김미영씨도 5월 초 개와 눈이 마주친 이후부터 개를 챙기기 시작했다. 김씨는 "배가 홀쭉한 채로 다가오길래 닭가슴살을 줬더니 남김없이 핥아먹었다"며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잘 피하는지 걱정이 돼서 매일 개를 만나러 갔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같이 개를 챙기는 사람들은 개의 이름을 '산이'라고 지었다. 산이를 챙긴 시민들이 20명은 넘었다. 이들 대부분은 산이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겼지만 이미 고양이나 반려견을 기르고 있는 상황이라 산이를 입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다.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일 산이의 밥을 준비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양처를 알아보는 일이었다. 김씨는 "반려견을 키우는 분 가운데는 진드기약, 심장사상충 약을 챙기고, 다른 분은 사료를 주고, 또 다른 분은 간식을 준비했다"며 "각자 할 수 있는 선에서 산이를 챙겼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고 주책없이 다른 개들을 좋아해 쫓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더 안쓰러웠다"며 "적어도 개를 보호소로 보내 안락사시키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들을 아는 듯 개는 둘레길에 자주 출몰했고, 그만큼 지자체에는 개를 포획해달라는 민원도 많았다. 지자체는 몇 번이나 포획틀을 놓고 포획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어떤 준비도 없이 지자체에 들어가면 안락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아는 시민들이 포획틀에 들어온 산이를 풀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김보근씨도 산이의 '간택'을 받은 경우다. 6월 초 눈이 마주친 다음 자신을 따라오는 산이를 외면하지 못했고, 하루에 두 번씩 산이의 밥을 챙겼다. 슬퍼 보이는 눈빛을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장마 기간에는 사료가 젖을 것을 염려해 옷 박스를 가져와 밥자리를 준비했다"며 "2개월 정도 챙겨주니 산이가 냄새를 맡기도 하고, 다가와 건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이와 시민들의 불안정한 동행이 계속될 수는 없었고, 이들은 유기동물 보호단체인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에 도움을 요청했다. 산이의 갈 곳을 알아보던 중 7월 말 다른 시민들의 신고로 119에 포획돼 지자체 보호소로 들어가게 됐다. 포획하고 보니 이제 한 살이 된 수컷 강아지였다. 강희춘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이사는 군포시의 협조로 산이를 보호소 밖으로 데리고 나왔고, 산이는 현재 해외 입양을 위한 훈련소에서 지내고 있다.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산이를 위한 후원계좌를 열고 십시일반 훈련소 비용을 보탰다. 김보근씨는 "이제 비도 맞지 않고 돌팔매 맞을 걱정도 없이 안전한 공간에서 살게 돼서 너무 기쁘다"며 "좋은 가정을 만나 사랑받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강 이사는 "보호자에게 버려지고, 잡히면 안락사될 운명의 개였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포기하지 않으면 살릴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산이가 좋은 가족을 만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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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서 덜덜 떠는 강아지, 근손실 괜찮을까요?

A. 안녕하세요. 방학동물병원 이상민 원장입니다. 12세 노령견이 몸을 자주 떨어서 걱정되실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몸을 자주 떨었다고 하니 심리적인 이유부터 노령성 관절염과 같은 통증 여부까지, 다양한 원인과 이에 대한 대책을 알아보겠습니다. 1. 추위 : 강아지는 추울 때 몸을 떨어서 열을 발생시키고 체온을 상승시킵니다. 특히 몸집이 작거나, 털이 짧은 경우 그리고 몸이 젖었을 때 흔하게 관찰되죠. 2. 흥분 : 산책을 나가거나 놀이할 때 흥분하면 몸을 떨 수 있습니다. 이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보통 금방 사라집니다. 3. 통증 : 몸을 떠는 행동은 통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노령견은 통증 여부에 대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몸을 떠는 행동 외에도 다리를 절뚝이는 파행을 보이거나, 식욕 저하가 관찰된다면,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강아지는 불안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소음이나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등) 몸을 떨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보통 가벼운 반응이지만, 때때로 호흡곤란이나 청색증(피부와 점막이 파랗게 변하는 것)을 보일 수 있습니다. 불안해서 떨고 있다면, 민감하게 느끼는 원인을 제거해 주세요. 이후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을 제공하면 안정된 상태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5. 질병 : 노화, 저혈당, 신장병, 애디슨병(원인 불명으로 면역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 같은 질병이 있는 경우 몸 떨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병적인 상태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검진이 필요합니다. 6. 신경학적 장애 : *뇌전증(간질), 떨림 증후군(Generalized Tremor Syndrome)과 같은 일부 신경학적 장애로도 몸을 떨 수 있습니다. 앞서 알아본 1~5번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신경학적 장애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뇌전증(간질) : 갑작스러운 발작을 유발하는 질환. 이처럼 다양한 원인으로 강아지가 몸을 떨 수 있습니다.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대책과 관리 방법을 마련할 수 있죠. 먼저 불안 및 스트레스 완화 같은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부터 적용해 보고, 개선이 없다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진찰받아보세요. 빠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니 강아지의 상태를 잘 관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럼 덜덜 떠는 강아지를 위한 관리방법도 알려드리겠습니다. 1. 원인 파악 : 현재 강아지가 몸을 떠는 이유를 찾아보세요. 날씨가 추운지, 흥분과 불안함,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과도하게 몸을 떠는 것이 지속되거나, 기운이 없고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면 동물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2. 편안한 환경조성 : 추운 날씨 때문에 떨고 있다면, 포근한 담요를 제공하고 실내 온도를 높혀서 따뜻하고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강아지에게 옷을 입히는 것도 체온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3. 스트레스 감소 : 스트레스 때문에 떨고 있는 경우라면, 원인을 파악해서 제거해주세요. 안전하고 조용한 공간을 만들어주거나, 특정 스트레스 요소에 대한 둔감화 교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어요. 4. 규칙적인 운동 : 운동을 시켜 정신적으로 건강한 자극을 받게 해주세요. 충분한 에너지를 소모한다면 덜 불안해하고 스트레나 흥분으로 인한 떨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5. 적절한 영양섭취 : 나이와 품종에 적합한 균형 잡힌 사료를 급여하세요. 좋은 영양섭취는 전반적인 건강을 유지 시키고, 스트레스와 관련된 불안함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6. 정기적인 수의사 검진 :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잠재적인 의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보세요. 떨림은 건강 문제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7. 미용 : 긴 털로 인한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에도 떨림이 생길 수 있어요. 미용을 시켜줄 수도 있습니다. 8. 약이나 보조제 : 수의사의 진단을 통해 강아지의 떨림이 질병과 관련있다고 판단한다면, 약을 처방하거나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보조제를 추천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강아지가 몸을 떨면 근손실(근육 소실)을 유발할까요? 사연 속 강아지의 경우 나이가 많다 보니 근육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더 염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몸을 떠는 것만으로는 근육이 소실되지 않습니다. 다만 몸을 떠는 이유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근육이 소실될 수 있으며, 아래에서 근육 소실 요인을 알아보겠습니다. 1. 노화 : 강아지도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근감소증이라고 합니다. 근감소증은 호르몬 변화와 신체 활동이 줄어들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2. 신체활동 부족 : 근육은 자주 사용해야 근육의 힘과 크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신체 활동이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근육이 위축될 수 있어요. 3. 통증 및 부상 : 부상으로 관절이나 근육에 통증이 생기면 활동량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또 근육이나 관절을 보호하는 밴디지(관절 보호를 위해 감는 천)를 장기간 사용한다면, 근육 사용 부족으로 근육 위축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4. 영양소의 부족 : 단백질과 열량이 부족한 식단은 근육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질환 : 디스크 등의 신경계 질환이나 부신피질기능항진증(쿠싱)과 같은 호르몬 불균형은 근육 위축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몸을 떠는 원인이 노화나 질환과 연관성이 있다면 근육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나, 이와 별개로 단순히 몸을 떠는 것은 근육소실과 관련성이 없습니다. 따라서 몸을 떨면서 근육이 감소되었다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여 원인을 확인하길 바랍니다. 강아지도 나이가 들면서 노화로 인해 불가피하게 근육 감소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근육 손실을 줄이기 위해 적절한 영양, 규칙적인 운동, 수의학적 관리 등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그럼 노령견의 근육 손실을 줄이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강아지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근육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근본적인 의료 문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 맞는 관리법을 제공할 수 있죠. 2. 균형 잡힌 식사 : 나이와 건강 상태에 맞는 균형 잡힌 식단을 급여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근육량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단백질 제한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3. 보조제 : 수의사에게 강아지에게 도움 될 수 있는 보조제를 상담해 보세요. 노령견에게서 많이 관찰되는 퇴행성 관절 질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관절 보조제 등을 추천받을 수 있습니다. 4. 규칙적인 운동 : 노령견은 어릴 때와 에너지 수준이 같진 않지만, 규칙적이고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운동시간을 조절하거나 산책 중에 휴식 시간을 주거나, 부드럽게 놀아주는 것은 근육의 강도와 관절의 움직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5. 물리치료 : 물리치료나 재활치료는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 기능을 향상시켜, 근육 손실이나 운동능력에 문제가 있는 강아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6. 체중 관리 :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과도한 체중은 관절과 근육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어요. 만약 과체중이라면, 수의사와 체중 관리 계획을 세우세요. 7. 약물치료 및 통증 관리 : 강아지가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이나, 관절염을 앓고 있어 활동성이 떨어진다면,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 및 통증 관리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위에 알려드린 것 외에도 부드러운 방석이나 계단 설치, 보호자와 교감할 수 있는 가벼운 놀이 등은 근육의 유지뿐아니라 노령견 삶의 질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노령견을 키운다는 것은 늘 안쓰럽고 걱정이 많으실 겁니다. 앞에서 알아본 내용들을 참고한 관리법을 통해 반려견과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하길 기원하겠습니다. ▼▽ 반려생활 속 질문,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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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인가' 돌아보는 멍집사, '모범 사례' 칭찬하는 수의사

서울 청담동 우리동생동물병원 김민경 수의사는 반려견 ‘갑돌이'(10세 추정)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습니다. 얼마나 적절한 대처였기에 담당 수의사가 이렇게까지 말하는 걸까요? 갑돌이가 췌장염 진단을 받은 지난 7월, 보호자 조윤정 씨는 평소 보지 못했던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갑자기 갑돌이가 구토를 반복한 겁니다. 그냥 단순한 구토가 아니었습니다. 먹은 것을 전부 게워낸 뒤에도 갑돌이는 헛구역질을 하며 구토를 이어갔습니다. 더 이상한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그제야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윤정 씨는 바로 동물병원을 찾았습니다. 김 수의사는 “복통 증상을 보이는 것 같았지만, 분변 검사를 했을 때 기생충은 없었다”면서 “췌장염 키트를 사용해서 확진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단 직후 갑돌이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췌장염은 병원에서 수액을 맞으며 항구토제, 소염제 등 약물 치료를 며칠간 진행하는 방식으로 치료합니다. 겉으로 보면 간단한 처치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방치하면 반려견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김 수의사는 설명합니다. 그는 “췌장은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한다”며 “염증으로 인해 효소가 췌장 밖으로 새면 내장지방을 분해하며 췌장 근처의 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췌장염을 방치하면 간이 손상하면서 간부전이 올 수도 있다고 합니다. 초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전신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행히 갑돌이의 상태는 빠르게 호전됐습니다. 3일간 치료 끝에 갑돌이는 회복했고, 사료를 먹어도 토를 하지 않았습니다. 윤정 씨는 “입양 당시를 제외하고 이렇게 병원 신세를 진 적은 처음”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갑돌이의 정확한 나이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미 성견이 된 뒤인 2016년, 경기 수원시의 한 거리를 떠도는 모습이 목격된 까닭입니다. 당시 길고양이 밥을 챙겨주던 동네 주민들이 갑돌이를 목격한 뒤 길고양이 사료를 나눠주면서 돌봐주고 있었다고 해요. 다만, 지방자치단체 보호소에서 떠돌아다니는 갑돌이의 포획을 수차례 시도하자 주민들은 걱정했다고 해요. 소식을 들은 뒤에도 윤정 씨가 직접 입양할 생각은 없었다고 합니다. 윤정 씨는 당시에도 고양이 3마리를 키우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1주일 뒤에도, 또 다음 1주일 뒤에도 갑돌이를 입양하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윤정 씨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입양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자, 주민들은 합심해 갑돌이 포획작전에 나섰습니다. 다행히 지자체 보호소 관계자들보다 유대감이 잘 형성된 덕인지 포획은 순조롭게 이뤄졌고, 곧바로 윤정 씨가 돌보게 됐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떠돌이 생활 탓인지, 갑돌이 몸에는 심장사상충이 자라고 있었고, 오랫동안 병원을 왔다갔다 하며 치료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심장사상충 치료제를 복용하며 약 1년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갑돌이는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해요. 윤정 씨는 “심장사상충 감염이 오래되면 수술로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하던데, 그나마 갑돌이는 초기라서 다행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갑돌이가 췌장염 진단을 받은 뒤, 윤정 씨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췌장염의 큰 원인 중 하나가 ‘스트레스’인데, 최근 갑돌이가 '체중감량'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갑돌이는 먹성도 좋은 데다, 어렸을 때 고양이 사료를 많이 먹어서 비만 상태가 쭉 이어졌습니다. 윤정 씨는 최근까지도 갑돌이의 식사량을 줄였는데, 그 스트레스로 췌장염이 발생한 것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김 수의사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스트레스도 분명 원인 중 하나겠지만, 더 직접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는 겁니다. 그것은 바로 윤정 씨가 함께 키우는 고양이였습니다. 김 수의사는 “갑돌이는 평소에도 고양이 대변을 먹는 습관이 있었다”면서 “고양이 대변을 먹어서 갑돌이 소화기관에 세균 감염이 됐고, 이 감염이 췌장으로 올라와 췌장염으로 이어진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갑돌이 처치 과정에서는 유산균 투입도 이뤄졌습니다. 유산균을 통해 세균 저항성을 높여준 겁니다. 김 수의사는 “갑돌이가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은 아니다”라면서 “체중 감량을 위한 식사량 줄이기는 그대로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정 씨처럼 이상을 빠르게 느껴 병원에 방문하는 게 모범적인 사례겠지만, 만일 증상이 애매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 수의사는 ‘물을 마시게 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췌장염의 주된 증상 중 하나는 식사 거부입니다. 그런데 식사를 거부하는 원인은 이물 섭취를 비롯한 여러 질환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물을 마시게 하자마자 물을 토해내면 식도에 이물이 끼어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물을 토해내지 않는다면 다른 질병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어느 쪽이든 급히 동물병원에서 처치를 받아야 하지만, 이 점을 구분하고 가면 처치가 한결 빨라질 수 있습니다. 갑돌이와 함께 한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보호자는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윤정 씨는 “바쁘다는 이유로 산책을 많이 못 시켜줘 미안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김 수의사는 오히려 갑돌이를 세심하게 생각하고 관리하는 윤정 씨의 돌봄을 높이 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정 씨에게 앞으로 어떤 보호자가 되고 싶냐고 물었습니다. ▼▽'반려 고수'의 노령동물 보호 팁 만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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