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문기자가 된 미국인, 야쿠자를 탐사 취재하려 하지만…

입력
2022.10.22 10: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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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드라마 '도쿄 바이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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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는 대형 신문사 메이초신문 최초의 외국인 기자다. 그는 야쿠자 범죄를 탐사 보도하려 하나 난관에 부딪히고는 한다. 티빙 제공

제이크는 대형 신문사 메이초신문 최초의 외국인 기자다. 그는 야쿠자 범죄를 탐사 보도하려 하나 난관에 부딪히고는 한다. 티빙 제공

티빙 바로 보기 | 8부작 | 19세 이상

한 젊은이가 신문사 입사 시험을 본다. 면접위원들은 의아해 한다. 첫 출근 날 선배 기자들은 당신이 왜 이곳에 있냐며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 장소는 일본 도쿄. 젊은이는 피부가 하얀 미국인 제이크(안셀 엘고트)다. 그는 구독자가 1,000만 명인 메이초신문 역사상 첫 외국인 기자다.

①야쿠자 세계가 궁금했던 미국 청년

제이크는 신문사 입사 직후부터 냉대를 받는다. 피부색도 출신 국가도 입사 동기들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티빙 제공

제이크는 신문사 입사 직후부터 냉대를 받는다. 피부색도 출신 국가도 입사 동기들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티빙 제공

제이크는 미주리주 출신이다. 가족과 불화 때문인지 일본으로 일찌감치 건너와 대학을 마쳤다. 그는 야쿠자 세계가 궁금하다. 기자가 된 이유도 암흑가를 취재하고 싶어서다. 경찰서 출입 기자로 몇몇 강력 사건들을 지켜보면서 그는 야쿠자의 그림자를 감지한다. 제이크는 의욕에 차 도쿄 뒷골목을 취재하나 여러 난관에 부딪힌다.

제이크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여러 종류다. 신문사 내부 위계질서가 우선 그의 발목을 잡는다. 제이크가 따로 알아낸 점을 반영해 기사를 쓰려고 하면 그의 상사는 경찰 보도자료대로만 작성하라고 윽박지른다. 야쿠자들의 위협이 그의 취재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경찰은 어떤가. 청렴하고 경험 많은 가타기리(와타나베 켄) 같은 형사를 만나 우정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기도 하나 비리 경찰에게 호되게 속기도 한다.

②미국인의 눈으로 들여다 본 일본 사회

제이크는 선술집 이층 작은 방에서 살면서 제대로 된 기자로서의 삶을 꿈꾸나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티빙 제공

제이크는 선술집 이층 작은 방에서 살면서 제대로 된 기자로서의 삶을 꿈꾸나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티빙 제공

드라마는 제이크가 접하는 난관과 그가 처한 곤경에서 재미를 만들어낸다. 미국인의 시각으로 보는 일본 사회가 호기심을 부른다. 억압적인 신문사 분위기, 야쿠자들의 음습한 행태, 흥청망청하는 유흥가의 모습 등 1990년대 도쿄가 화면에 구현된다.

드라마 속 이방인은 제이크만이 아니다. 고급 술집에서 일하는 미국 여인 사만다(레이철 켈러)가 이야기의 한 축을 맡는다. 제이크가 엘리트로서 일본 사회의 어둠을 파헤친다면, 사만다는 유흥가의 일원으로 일본의 이면을 직접 보여준다. 사만다를 연모하고 제이크와 교유하기도 하는 젊은 야쿠자 단원 사토(카사마츠 쇼)를 통해 조직폭력배의 삶을 드러내기도 한다.

③많이 본 듯하나 다른 장면들

청렴한 형사 가타기리(오른쪽)가 야쿠자 취재를 원하는 제이크에게 도움을 주고는 한다. 그는 제이크에게 큰 형님 같은 존재다. 티빙 제공

청렴한 형사 가타기리(오른쪽)가 야쿠자 취재를 원하는 제이크에게 도움을 주고는 한다. 그는 제이크에게 큰 형님 같은 존재다. 티빙 제공

미국인이 일본에서 홀로 지내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하다. 미국 형사가 일본에서 야쿠자와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 레인’(1990), 일본 무사도에 경도된 미국 군인의 사연을 담아낸 ‘라스트 사무라이’(2003)가 대표적이다. ‘야쿠자 영화’라는 하위 장르가 존재할 정도로 야쿠자를 다룬 영상물이 많기도 하다.

‘도쿄 바이스’는 주인공 직업이 기자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이야기로 이어진다. 사회 초년생 제이크가 야쿠자 범죄를 파헤치려는 과정이 색다른 긴장감을 연출한다. 제이크와 사만다, 사토 등 젊은이들의 사연이 이야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청춘물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뷰+포인트

미국인이 일본 신문기자가 된다는 설정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동명 논픽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논픽션 저자 제이크 아델스테인은 요미우리신문에서 12년 동안 일했다. 사실에 근거한 드라마라 현실감이 넘친다. ‘히트’(1995)와 ‘콜래트럴’(2004), ‘마이애미 바이스’(2006) 등 범죄물에 일가견이 있는 마이클 만 감독이 1부를 연출했다. 주인공이 도쿄에서 정신없이 일상을 보내며 입사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만으로도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대가답다. 2부부터는 이야기 전개가 좀 느슨하다. 시즌2가 만들어지고 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85%, 시청자 90%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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