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가족 된 이정재·박서준...'콘텐츠 제국' 한국에 꽂혔다

입력
2022.12.01 04:30
수정
2022.12.01 15:36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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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은 '마블' 새 영웅, '이정재는 스타워즈' 새 이야기 주역
한국 이민 부모 세대 이야기 '픽사 애니'로
"스트리밍 8배 증가" 아태지역 K콘텐츠 집중 육성

픽사 새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감독 피터 손이 30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부모의 희생과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제공

픽사 새 애니메이션 '엘리멘탈'의 감독 피터 손이 30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부모의 희생과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는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제공

"디즈니 가족의 일원이 돼 기쁩니다".

30일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배우 이정재가 영상을 통해 '스타워즈' 새 시리즈 '디 애콜라이트' 합류 소식을 전하자 현장에선 환호가 터졌다. 외국인 사회자는 이정재를 "에미상 수상('오징어 게임' 남우주연상·2022)자"라고 소개했다.

'스타워즈' 시리즈를 제작하는 루카스필름을 비롯해 마블, 21세기폭스, 픽사 등 월트디즈니컴퍼니 산하 세계적인 콘텐츠 회사들의 신작이 발표된 이 행사장엔 일본, 인도네시아, 태국, 홍콩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외신기자 400여 명이 참여했다. 행사장의 대형 스크린엔 박서준의 사진도 큼지막하게 떴다. '캡틴 마블'의 속편으로 내년 7월 전 세계 개봉 예정인 '더 마블스' 촬영을 마친 주요 배우 소개였다. 한국 배우들이 내년 창립 100년을 맞는 월트디즈니의 새 '간판'이 된 것이다.

픽사 첫 아시아아계 감독인 피터 손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간 부모의 삶에서 영감 받아 제작한 '엘리멘탈' 한 장면. 2023년 개봉한다. 월트디즈니 제공

픽사 첫 아시아아계 감독인 피터 손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간 부모의 삶에서 영감 받아 제작한 '엘리멘탈' 한 장면. 2023년 개봉한다. 월트디즈니 제공

이날 공개된 월트디즈니컴퍼니 콘텐츠의 새 이정표는 '한국'이었다. 한국 배우를 줄줄이 주요 작품 주역으로 앉힌 데 이어 'K스토리'를 토대로 신작도 꾸렸다.

픽사의 신작 애니메이션 '엘리멘탈'(2023년 개봉)은 미국에 사는 한국 이민자들의 삶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픽사 첫 아시아계 감독인 피터 손은 이날 행사 무대에 올라 "부모님이 70년대 초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오셨다. 돈도 없고 미국에 가족도 없었고 영어도 못 했지만, 뉴욕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며 "아버님이 돌아가셨지만 부모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꿈을 가진 사람들이나 희생이나 위험을 감수한 그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말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창립 100년 기념 신작들을 통해 문화다양성 확보에 집중했다. 이날 행사에선 '흑인 인어공주' 실사판 제작으로 세계를 들썩이게 한 '더 리틀 머메이드'(2023년 5월 개봉)에서 주인공인 에일리(핼리 베일리)가 수록곡 '파트 오브 유어 러브'를 부르는 장면이 약 3분여 동안 깜짝 공개됐다. 리듬앤블루스 듀오 클로이 앤 할리 출신 가수였던 배우는 탄탄한 중저음을 바탕으로 곡의 서정을 돋웠다.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쳐스 사장인 션 베일리는 "스크린 테스트를 했을 때 할리 베일리가 이 역의 적임자란 생각이 단번에 들었다"며 "그날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섭외 뒷얘기를 들려줬다.

미래의 나이지리아를 배경으로 빈부격차가 심한 대도시에서 자란 두 아이의 성장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이와주'(2023년·디즈니+)도 문화 다양성에 기반한 신작 중 하나다. 루이스 데스포지토 마블스튜디오 공동대표는 "마블은 세상을 반영하는 공간"이라며 "종교, 성별, 연령을 아우르는 다양성을 반영하는 작업을 지속해 관객에게 마법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블 스튜디오는 내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2월)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3'(5월)를 잇따라 개봉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K콘텐츠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빅마우스' '사운드트랙#1' 등이 공개 첫 주 아·태지역 디즈니플러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 톱3에 이름을 올리는 등 K콘텐츠가 이 지역 시장을 달구는 땔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2월에 최민수·손석구 주연의 '카지노'가 디즈니+를 통해 공개되고, 내년엔 김영광이 출연하는 '사랑이라 말해요' 등 12개 이상의 K콘텐츠가 선보일 예정이다.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 다큐멘터리 두 편도 공개된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디즈니+에서 아시아 콘텐츠 스트리밍 시간이 1년 전보다 8배 증가했다"며 "지역 스토리텔링을 위해 더 많은 지역적 특수성에 투자해 월트디즈니컴퍼니가 시도해보지 않았던 콘텐츠의 빈 공간을 채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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