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내년 역사적인 해"...연말 전원회의서 '방대한' 전략 짠다

입력
2022.12.01 16:00
수정
2022.12.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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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의서 '연말 전원회의 소집' 결정
"정권 수립, 전승절 '꺾이는 해'" 의미 부여
강경 기조 속 핵실험 등 '5년 계획' 속도전?

1일 조선중앙통신이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11차 정치국회의가 열렸다며 회의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1일 조선중앙통신이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11차 정치국회의가 열렸다며 회의 사진을 공개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올해 연말에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3년은 역사적인 해"라며 이번 회의에서 "방대한 과업" 추진을 위한 계획을 짜겠다고 예고했다. 올해 '강대강' 대외정책 기조 속에 무력 도발은 '마이웨이', 경제는 '버티기'를 택했던 북한이 내년엔 어떤 전략을 들고 나올지, 전원회의 결과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김 위원장 주재로 열린 당 중앙위 제8기 11차 정치국회의에서 12월 하순 당 중앙위 제8기 6차 전원회의 소집 안건이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통신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2022년 당 및 국가정책 결산 △2023년 사업계획 △일련의 중요 문제 등이 토의·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은 1년에 1, 2회가량 열리는 전원회의를 통해 굵직한 정책노선들을 결정해왔다. 김 위원장 집권기엔 2013년 '핵·경제 병진노선' 채택과 2018년 '병진 노선 승리' 선포 및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 채택이 모두 전원회의에서 이뤄졌다. 2020년부터는 김 위원장 신년사 역시 직전에 열린 전원회의 연설로 갈음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전원회의에 대해 "분야별 내년도 계획과 정책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미국을 향해 내놓을 메시지가 관심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전원회의 연설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남측 대선으로 불투명한 대외 정세를 감안한 듯 경제 등 내치에만 집중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 대선과 미국 중간선거, 중국 당대회 등 각국 주요 정치 일정이 끝났고, 북한은 이미 온갖 무기를 동원한 무더기 도발을 퍼부은 뒤다. 김 위원장은 6월 5차 전원회의에서도 한미를 상대로 '강대강 정면승부' '대적투쟁' 원칙을 제시했다.

이날 북한 매체들도 김 위원장이 2023년에 대해 "공화국 창건(정권 수립) 75돌과 조국해방전쟁 승리(전승절·정전협정 체결 기념일) 70돌이 되는 역사적인 해인 동시에 5개년 계획 완수의 결정적 담보를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정권 수립 70주년, 전승절 65주년이었던 2018년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중대 선택을 했다. 마찬가지 '꺾이는 해'인 내년에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전승절 70주년 계기 신형무기 동원 등 대규모 열병식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북한이 5년 전처럼 협상에 나서는 급격한 변화를 보일지는 불투명하다. 그보다는 '강대강' 대외 기조를 유지한 채 지난해 1월 8차 당대회에서 수립한 국방과 경제 분야 5개년 계획 성과에 집중할 것이란 관측도 많다. 국방 분야에는 △핵무기 소형화 △초대형 핵탄두 △수중발사핵전략무기 △군사정찰위성 등의 과제가 있는데, 이를 위해 핵실험, 인공위성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경제 분야에서 북중 교역 정상화, 방역 분야에서 백신 도입 및 일상 방역체계 회복 계획도 주된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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