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맥경화' 광주광역시, 은행 문 '똑똑'… "대출 이자 싸게 제안해 보세요"

입력
2022.12.02 10:48
구독

"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광주광역시청사 전경

"이자 싸게 줄 은행을 찾습니다."

광주광역시가 '돈맥 경화'를 풀기 위해 은행 문을 '앉아서' 두드리고 있다. 내년에도 고물가 추세가 이어질 공산이 커지는 상황에서 각종 현안 사업비 확보를 위한 돈줄(지방채 모집 공채) 잡기가 잇따라 불발되면서다.

광주시는 지난달 30일 금융 기관 자금 차입을 위한 금리 제안 공고를 냈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 등 현안 사업비 2,268억 원이 부족해 이 금액을 금융 기관에서 빌릴 테니, 금융 기관들이 적정한 금리를 제안해 보라는 내용이다. 광주시는 앞서 9월과 10월 두 차례 걸쳐 지방채 모집공채(공모)를 통해 이 금액을 융통하려고 했지만 증권사들이 제안한 채권 인수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금리가 광주시에서 예정한 상한 금리(5%)를 초과하자 지방채 발행 금리 입찰을 유찰시킨 것이다.

광주시는 이에 금융 기관에서 자금줄을 찾기로 했다. 인수 자금을 모집 공채에서 민간자금채로 돌린 것이다. 광주시는 그러면서 대출 조건을 금융 기관에 요구했다. 우선 금리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를 기준 금리로 하고 여기에 가산 금리를 몇 %를 적용할지를 금융 기관이 6일까지 제안해 보라고 했다. 여기에 원금은 2년 거치, 8년 균분 상환하고 이자도 변동 금리를 적용하겠다는 조건도 붙였다. 얼핏 보면 한 푼이 아쉬운 차주(借主)가 은행들에게 대출 제안을 해보라는 다소 역설적인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통상 채권 금리가 낮고 고정 비용 부담도 적어 지방채를 발행해 왔지만, 두 차례 공모가 유찰돼 은행권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한다"며 "이번 금리 제안 입찰은 은행들 간 경쟁을 붙여 금리 인하 효과를 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