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말 결산②] 속편 전성시대... '천만 영화'의 부활

입력
2022.12.29 09:43

'범죄도시2', 팬데믹 이후 최초 천만 영화 탄생
'아바타: 물의 길'이 이어가는 열기

'범죄도시2'는 팬데믹 이후 최초 천만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어왔다. 천만 영화의 탄생은 2019년 5월 개봉한 '기생충' 이후 3년 만이었다.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2'는 팬데믹 이후 최초 천만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어왔다. 천만 영화의 탄생은 2019년 5월 개봉한 '기생충' 이후 3년 만이었다.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로나19로 침체기를 맞았던 극장가가 활기를 되찾았다. 유명 감독들과 배우들은 앞다퉈 작품들을 선보였고 3년 만에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인기 영화의 속편들은 특히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 극장가는 영업시간 제한, 영화관 내 취식 금지 등의 규제를 받았다. 전염에 대한 두려움 탓에 극장을 찾지 않는 이들도 많았다. 손익분기점 돌파가 어려워지니 작품들은 개봉을 연기했고 관객의 수는 더욱 줄었다. 그야말로 '악순환'이 시작된 셈이었다. 이 시기 영화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늘 걱정이 가득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극장가에는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으며 영화관 실내 취식도 허용됐다. CJ CGV는 올 3분기 영업 이익 77억 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잘 만든 영화들은 올해 극장가 문을 두드리며 영화관의 부활을 알렸다.

'속편 전성시대' 열린 2022년 극장가

'아바타'의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은 속편 전성시대를 이어가는 중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물의 길'은 26일 오전 7시 기준 557만 6,806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아바타'의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은 속편 전성시대를 이어가는 중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물의 길'은 26일 오전 7시 기준 557만 6,806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 중심에 선 대표적인 영화는 지난 5월 개봉한 '범죄도시2'다. 이 작품은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담았다. '범죄도시2'는 팬데믹 이후 최초 천만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어왔다. 천만 영화의 탄생은 2019년 5월 개봉한 '기생충' 이후 3년 만이었다.

그 뒤를 이어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 매버릭'이 817만 관객을,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담은 '한산: 용의 출현'이 726만 관객을 동원했다. 두 영화는 각각 지난 6월과 7월에 개봉했다. 현빈·유해진·다니엘 헤니의 활약을 담은 '공조2: 인터내셔날'도 극장가에 열기를 더했다. 지난 9월부터 관객들을 만나기 시작한 이 작품은 698만 영화 마니아들을 극장가로 불러 모았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 큰 스케일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들의 인기 속, 2022년 극장가에서는 그야말로 '속편 전성시대'가 열렸다. '범죄도시2'는 2017년 개봉해 688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에 이어 다시 한번 마석도 형사의 활약을 담아냈다. '한산: 용의 출현'은 1,761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의 후속작이다. '공조2: 인터내셔날'의 전편 '공조'도 2017년 781만 영화 마니아들의 선택을 받으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바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의 2D 일반 영화 성인 기준 관람료가 주중 1만 4천 원, 주말 1만 5천 원으로 인상된 가운데 많은 관객들이 재미가 보장된 속편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09년 개봉한 '아바타'의 후속작 '아바타: 물의 길'은 속편 전성시대를 이어가는 중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 물의 길'은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 14일 개봉한 작품인 만큼 '아바타: 물의 길'을 향한 열기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움츠러들었던 시기를 지나 극장가에 활기가 돌아오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다만 올해의 천만 영화가 '범죄도시2' 하나뿐이라는 사실은 아쉬움을 남긴다. OTT 역시 잘 만든 영화들을 잘 쏟아내는 중이며 넷플릭스는 내년 1월 故 강수연이 출연하는 연상호 감독의 새 영화 '정이'를 선보인다. 극장가가 OTT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더 많이 필요하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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