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에 한숨 돌린 시장... 한은의 '안개'도 한 겹 걷혔다

[SVB 사태] 미 물가에 한숨 돌린 시장... 한은의 '안개'도 한 겹 걷혔다

입력
2023.03.15 17:00
수정
2023.03.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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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3%, 코스닥 3% 반등
"미국 베이비스텝할 것" 80%
한은, 국내 상황 집중할 여유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미국 물가가 둔화하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직격탄을 맞았던 증시가 한숨 돌렸다. 미국 기준금리가 0.25%포인트만 인상(베이비스텝)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도 국내 상황에 집중할 여유가 생겼다.

15일 코스피는 1.31% 상승한 2,379.72로 마감했다. 전날 기록했던 올해 일간 최대 낙폭(2.56%)을 절반 정도 만회했다. 3.91% 폭락했던 코스닥도 3.05% 반등에 성공하며 781.17로 마쳤다.

미국 물가가 예상 경로를 따라 둔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된 결과다. 전날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월 6.4%에 비해 낮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합치된 전망(컨센서스)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5.5%로 전망이 적중했다.

"더 이상의 은행 파산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도 증시 회복에 도움이 됐다. 다음 타깃으로 지목된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측이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는 없었다"고 확인하면서, 퍼스트리퍼블릭(+26.9%)을 포함한 미국 중·소형 은행의 주가가 상당폭 되돌아왔다. 불똥을 맞았던 국내 은행주들도 이날 대부분 1% 안팎으로 상승했다. 9원 상승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되며 1,300원대 초반(마감가 1,303.7원)으로 떨어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8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다만 채권시장에선 '3월 금리 동결론'이 급격히 힘을 잃고, "소폭의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CPI가 대체적으로 전망에 부합했으나 미국 물가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의 전월 대비 상승폭이 0.7%에서 0.8%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건비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며 강조해 온 '주거비 제외 서비스 물가(super core·초근원 물가)'도 전월 대비 0.36%에서 0.5%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에 4%를 밑돌았던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4.25%로 대폭 상향 조정됐고, 선물시장에 반영된 베이비스텝 확률도 80%대를 기록했다.

파월의 고강도 매파 발언, 뒤따른 SVB 사태가 부추긴 금리 난맥상이 일정 정도 정리되면서 한은은 "국내 물가 경로에 집중하겠다"는 기존 계획에 따라 통화 정책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한은이 다음 달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단정은 섣부르다. 전날 2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금리 동결을 주장한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예상 물가 경로나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긴축적인지에 관해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미국이 베이비스텝을 밟는다고 해도 한·미금리 차는 사상 최대 폭(1.5%포인트)으로 벌어져 환율 불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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